2016.5.8
여행기간 : 2016.5.8~ 7.11(주말마다)
작성일 : 2017.5.1
동행 : 어쩔땐 라레이, 어쩔땐 우리 꼬맹이들, 어쩔땐 'J'와 그 꼬맹이까지 함께
여행컨셉 : 영상 기록을 위해서
5월 8일, 간만에 만난 내성천
스님은 언제나처럼 몇 년 연락이 끊겼더라도, 어제까지 통화하거나 만났던 것처럼 전화가 왔다.
내성천에 한 번 올라올래요?
뭔가를 건립한다신다. 그 건립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줄 수 있냐고 그러신다. 일단 올라가겠다고 그리고 되는 만큼 해 보겠다고... 주말에 올라가겠다 말씀드린다.
스님의 목소리를 늘 가냘프고 그래서 음정이 불안한 느낌이다. 그래서 뭔가를 거절하기가 참 힘들다.
무언가를 위해 목숨걸고 하는 것 자체가 사람들이 가까이 하기 어렵게 만드는 조건이다.
하루에 2~3시간만 잠을 자고, 정말 배가 고플때만 끼니를 해결하면서도 너무 많은 일을 해 내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쳐다보고 있는 사람이 더 힘들때가 많다.
그런 분이 떨리는 목소리로 뭔가 요청하면 거절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늘 사람들이 더 어려워한다.
용궁면까지 차를 몰고 갔다. 마을 이름이 용궁이다. 하늘에서 바라보면 실로 내성천의 모습이 용 한마리가 승천하려는 모양새이긴 하다.
스님은 아예, 회룡포 앞 내성천 가에 집도 하나 얻어두고 계셨다.
도착하자마자 회룡포로 데려가신다.
용궁은 KBS '1박2일' 팀이 다녀간 "회룡포 편" 이후로 제법 유명해져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지, 그 전엔 교통도 불편하고 찾아가기가 힘들어서 뜸했는데... 방송프로그램의 힘이 세긴 세두만.
사진상으로는 황토물처럼 보이지만, 실은 내성천은 전세계적으로 희귀한 모래강이고, 맑은 물이 모래 지반 위를 흐르는 강이다.
물살이 그렇게 빠르지도 않지만, 가벼운 모래들을 끊임없이 같이 흐르게 하는,
스님이 만든 영화 제목처럼 "모래가 흐르는 강"이다.
이곳에서 스님은 몇 년 째 텐트를 치고 풍찬노숙을 하셨는데, 사는 게 바빠서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발가락 사이로 간지럽히는 모래강 위에 서 본다.
저러고 한참을 있으면 발등으로 모래가 쌓여서 발이 덮혀버린다. 즐거운 체험도 오랜만이다.
기록관 건립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죽어 나가는 낙동강.
낙동강도 모래가 흐르는 강이다.
낙동강은 태백산에서 발원해서 안동을 거쳐 부산까지 흘러간다. 안동까지의 하천은 그렇게 규모가 크지도 않고, 낙동강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고, 안동천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행정구역상 경북 예천의 내성천과 바로 아래 상주의 금천이 만나는 곳을 "삼강"이라 부르고(요즘 유명해진 삼강주막이 있는 곳), 명실공히 낙동강이라 불린다.
낙동강 이름의 유래가 '낙양의 동쪽을 흐르는 강'인데, 낙양이 바로 상주의 옛 지명이다.
여기서부터 낙동강의 특질이나 규모가 완전히 바뀌는데, 내성천의 모래 공급이 큰 몫을 차지한다.
내성천이 낙동강 모래 공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4대강 사업은 직접 대상지인 낙동강에 모래를 공급하는 내성천에도 큰 파란을 겪게 만들었다.
삼성에서 시공한 내성천의 "영주댐" 때문이다. 4대강 사업으로 생긴 댐들은 많지만, 수사적으로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보"라는 말도 안되는 이름을 달고 진행했었다. 하지만 사업 중 포함된 "댐"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고, 바로 그 "댐" 중에 하나가 내성천에 세워진 "영주댐"이다.
댐이 건설되면서 내성천 상류의 모래 공급이 확 줄어들자, 당장 회룡포의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없어져 버리고 앙상한 돌무지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영주댐" 공사를 막아야만 낙동강을 낙동강으로 남길 수 있다는 걸 일찌감치 파악한 스님은 그렇게 몇 년을 물가에서 텐트를 치고 영주댐 반대를 위해 활동해 오신 거다.
지금은 댐 공사가 끝나고 수몰민들의 이주도 완료되었고, 댐 아래의 수생태에 대한 악영향으로 고통받는 뭇생명들과 주민들이 발생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회룡포 입구 회룡교 아래 물가에 건립하려는 건,
바로 그동안의 노력을 갈무리하는 공간이다. 사진 등의 자료 전시도 하고, 다시 내성천을 원래의 모래강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창고"라는 이름의 건물을 짓기로 했단다.
스님의 추진력이야 자타가 공인하는 거고, 이번에도 박영관 샘이 대목장이 역을 담당하기로 했다.
회룡포 물가를 쓱 한 번 돌고 건립현장으로 간다.
이미 바닥 공사는 마무리가 된 상태.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 지, 어떤 걸 중심으로 기록하면 좋을 지를 논의하고 다음주를 기약하고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