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6.25
여행기간 : 2016.6.23 ~ 6.27
작성일 : 2017.5.25
동행 : 절친 'J'와
여행컨셉 : 여행지 답사
와카 리조트는 렘봉안 섬에 있는 다른 여러 개의 비슷한 시설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각자 운행하는 배와 연계해서 승객들이 쉴 수 있는 거점이 되어 주고 있다.
나뭇잎으로 된 파라솔과 야자수들이 그늘을 만들고, 비치발리볼까지 가능한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다.
한 가운데 세잎 클로바 모양의 풀은 해수다.
입담 좋은 와카맨이 첨부터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주면서 분위기를 말랑말랑하게 만든다.
렘봉안에서의 일정, 리조트 내 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 그 중에 수영을 하고 싶은 사람은 스몰 풀(이 풀장을 가리킨다)에서도 가능하고, 라지 풀(등 뒤 바다를 가리킨다)에서 가능하단다. 단, 물은 같은 소금물이라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어 놓는다.
맘 같아서는 저 여인들처럼 바로 벗고 바다로 뛰어 들고 싶었으나, 잠시 휴식한 이후에 바로 스노클링 포인트로 간다기에 참는다. 대신 리조트 시설들을 좀 둘러봤다.
특급 이라기엔 좀... 그냥 재밌는 구조에 나름 깔끔한 정도의 화장실이다.
좀 있다가 우리가 식사를 할 곳이다. 카운터에서 음료는 무한정 공급해 준다. 우리도 도착하자마자 망고쥬스부터 한 잔 부탁하고 자리를 잡았다.
별 다른 것 없는 곳이지만, 물 빛 만으로도 카메라를 부른다.
우리와 함께 온 각국의 여행객들은 사진도 찍으면서 천천히 섬에 적응하러 왔다갔다 했다. 우리도 따라 해변쪽으로 나가 본다.
딱 해변 사이즈는 이 정도^^
망원으로 찍어서 더 좁아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넓지는 않다.
짬을 내서 드론을 꺼내서는 잠시 공중에서의 물빛과 해변을 찍었다.
와카맨 중에서 모자를 쓰고 있는 분이 재밌는 말로 좌중을 쥐었다 놨다 하시는 분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스노클링은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총 두 번 나가는데,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갈 수 있다. 물론 두 번 모두 참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노클링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섬 안에 있는 마을 탐방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도저도 다 싫으면 그냥 리조트에서 쉬어도 된단다.
우린 당연히 스노클링이지^^
1차 스노클링 자원자는 승객 중 반 정도였다. 우리를 태운 보트는 약간 떨어진 스노클링 포인트를 향해 출발한다.
지금은 많이 알려진 패들보트지만, 당시는 첨 봤다는... 혼자서 꽤 멀리 나온 저 남성은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종교적 체험 비스무리한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
포인트로 가능 동안 렘봉안 섬에 있는 바닷가 레스토랑들이 몇 채 보였다. 손을 흔들면 따라 손을 흔들어 준다. 모두 기분 업된 놀러 온 사람들이니까 ㅎㅎ.
가는 길엔 각종 해양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패러세일링은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으나, 아직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베노아에서 출항하는 다른 크루즈들도 보였다. 이 배는 우리가 타고온 요트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큰 배다. 워터 슬라이더며, 물놀이 장비를 아예 갖추고 있다. 다만 몇 백명이 한 번에 이용하는 거라 부대껴야 하는 단점과 선상 점심 뷔페가 늘 약간 모자란다는...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전세계 어디나 많이 다니면서 더욱 그러한데, 이들의 식문화가 다 못 먹더라도 우선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서 두는 거라, 크루즈측에서도 참 난감하다는 얘길 들었다.
뭐, 강건너 불구경이다. 우린 너무 여유있고 단촐하니까.^^
드뎌 포인트 지점에 도착^^.
캬! 물빛 봐라~~
같이 보트를 타고 온 와카 식구 중에서 한국 분들도 제법 있었다. 우리까지 총 세 팀 정도 되었는데, 중년의 부부, 모녀지간으로 보이는 어머니와 두 따님들, 그리고 우리들.
그 중 중년 부부가 오전 스노클링 팀으로 우리와 함께 하고 있었다.
중년 부부 팀의 여성분이 처음 스노클을 하신다고 걱정이 많더니 보트 계단을 내려오다가 스노클 장비를 놓치고 말았다.
배가 닿기 무섭게 물에 뛰어든 나는 몇 번의 자맥질을 이미 마치고 잠시 숨을 고르는데, 배 선장님이 부른다.
엥? 벌써 돌아갈 시간인가? 설마 그럴리가... 하는데,
유심히 내 자맥질 모습을 지켜 봤단다. 괜찮으면 물 밑에 떨어진 이 여성분의 스노클 장비를 좀 주워달라고...
주위에는 탱크까지 맨 다이버들도 많았는데, 하필 왜 내게...
여기 스노클 포인트에는 많은 보트들이 각자 승객을 싣고와서... 스노클, 다이빙 하는 사람들이 물고기 구경에 빠져 있다.
워낙 유명한 스노클링 포인트이기도 해서 물에 떠서도 바닥에 있는 스노클이 보였다. 대충 잡아도 한 20~30m 깊이로 보였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그 와중에 그 여성분의 표정을 봤고, 말씀으로는 괜찮다 무리하지 마시라면서도 여기까지 와서 바다 속도 구경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이런... 난 또 그새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들어간다.
평소라면 사실 이 정도 깊이면 쉽게 갔다 올 거리긴 하다.
내 아반티 악셀 핀이 있었다면, 이 정도 깊이야 뭐, 잠깐이면 바닥에 닿을 텐데, 와카에서 빌려준 오리발은 너무 물러서 속도가 나질 않았다.
1차시도 보기 좋게 실패.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폐부에 공기가 너무 많아서 부력의 저항이 잠수를 더디게 만든 탓이었다.
그놈의 존심이... 하는 수 있나...
2차 시도 때는, 몇 번 심호흡을 하고 들어가자마자 폐 속의 공기를 다 뿜어 버려야 했다. 아까보다는 훨씬 빠른 속도로 내려간다. 그리고 거의 숨이 막힐 정도가 되어서야 손 끝에 스노클이 닿았다.
그리고 다시 도달해야 할 최종 목적지 수면을 올려다 본다. 수면에 뜬 수 십 개의 눈알이 나를 향하고 있다. 숨은 이미 한계 상황.
어떻게 저기까지 간담... 이미 폐 속 공기는 대방출 이후라 부력도 별로 없는데... 오로지 핀의 힘만으로 가야한다.
몸 속에 산소는 없고, 오로지 근육의 무산소 운동에만 의존해서, 죽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
지금은 웃지만 그때는 아찔했다.
거의 실신 직전에 공기와의 접촉에 성공!
다들 자기 일처럼 좋아라 하는 사람들 한 가운데서... 뭐 물론 이까이 꺼... 라는 시늉을 하며 아무것도 아닌 양, 중년의 사모님께 노획물은 정중히 바쳤지만,.. 숨이 그렇게 가쁘지는 않은 것 처럼 하기 위해 또 한 번 사력을 다해야 했다.
실은 아침 크루즈요트에서부터 워낙 두 분이 신혼부부처럼 다정하게 보이기도 했고, 딱 봐도 한국분들로 보여서 인사를 드릴까 말까 하던 참이었다. 우리나라 사람을 여행에서 만나면 아주아주 반가울 것 같지만 좀 뜨악한 듯... 괜히 아는 척 했다가 상대가 아주 수다스럽거나 질척대는 사람일 수도 있고, 반대로 그런 사람 취급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리라.
여튼 이후에는 이 부부와 아주 정답게 재밌게 남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말씀을 나누다 보니 곧 은퇴를 앞둔 한국은행 강남지점장님 내외분이셨다.
어떻게 이 기회에 한 5천만 땡길 수 ....^^
스노클로 주어진 시간은 정확하게 재 보지 않았지만, 나를 빼고는 모두 지쳐서 어서 돌아가 쉬기를 바라는 눈치였던 건 기억난다. 평소 주말마다 물에서 보내는 나는 하루종일 시간을 주고, 물 속까지 식사를 배달해 주면 좋겠다 싶을 만큼 산호군락과 그 틈새로 보이는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에 도끼자루 썩는 줄도 몰랐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