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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완 가족여행 04_코론 타운 기웃거리기

2016.8.17

by 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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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미리 정한 거라고는 항공 예약과 첫 날, 둘 째날 숙소 정도...
첫 날은 공항안에 있는 트랜짓라운지였고,
드뎌 오늘부터 호텔이라는 곳에서 잠을 잔다^^
이런 사정이니, 호텔에 도착 후 서로 얼굴만 빤히 본다.
"우리 이제 뭐 하지?"






여행기간 : 2016.8.16 ~ 8.23
작성일 : 2017.6.22
동행 : 마눌님, 두 꼬맹이들
여행컨셉 : 가족여행




마닐라에서 비행기로 채 1시간도 걸리지 않는 곳에 내려서 다시 숙소에 도착하니, 아직 오전 11시도 되지 않았다. 프런트에서 예약확인하고, 체크인 시간 전이라 짐만 맡기고는 밖으로 나왔다.

시내는 그렇게 크지 않았고 해안과 산 사이의 좁은 공간을 지르고 있는 도로를 중심으로 일자형 시가지가 형성된 곳이었다.
블루웨이브호텔은 거의 끝부분, 그러면서 산쪽으로 가장 위쪽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그래봐야 중심가까지 걸어서 5~10분이다.





클라우디오 산도발 초등학교


중심로까지 내려가니, 길 건너에 "엘리먼트리 스쿨"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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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활짝 열려있고, 교복을 입은 애들도, 어른도 자유롭게 들락날락...
시브지기 들어가봤는데, 이국인에 대한 시선은 느껴졌지만 제재하는 눈빛은 없었다. 그래서 더 깊이 들어갔다. 혹시 나가라고 하면 나오면 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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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과 조회대(?)로 보이는 곳에선 선생님과 아이들이 춤 연습 같은 걸 하고 있다.
근데 이 시간이 방과후인 건지, 아님 우리처럼 지금 방학중인데 수업이 있는 건지, 원래 이런 분위기인 건지... 여튼 독특하다.
엄마들로 보이는 어른들이 지켜보고 있고, 교내 곳곳에서도 많이 왔다갔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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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먼나라의 초등학교 아이들이 어떻게 수업을 받는지 궁금했는지, 마눌님이 가장 용감하게 이리 기웃, 저리 기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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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높이 정도까지만 콘크리트 블럭으로 지어졌고, 그 위로는 오픈에어의 각목으로 만들어진 교사에선 저학년으로 보이는 많은 수의 아이들이 한창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큰 소리로 선생님을 따라 읽고 있는 걸로 봐서는 국어시간에 단어를 읽고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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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할텐데도 환하게 웃으며 제일 신난 우리 마눌...
멀리 여행와서 신나게 수영할 생각을 했는데,
학교 안가도 되는 방학에 학교엘 왔지 않은가. 그것도 남의 학교에...
이런 데는 왜 왔는지 궁금할 뿐인 우리 첫째는 환해진 엄마의 얼굴이 잘 이해되지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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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교사가 한 군데 모여있지 않고 단층 주택처럼 교실별로 군데군데 떨어져 있다.
문이 열린 어느 교실로 고개만 들이민다. 여기서도 뭔가 퍼포먼스 연습 중.
학교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정규 수업 시간은 아닌 것 같다. 선생님과 애들 엄마들로 보이는 어른들 구분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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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쳐다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 어른들도 쳐다본다.
저 파란옷을 입고 있는 분이 교사인데, 우리더러 들어와서 구경해도 된단다^^

심지어 우리에게 다른 반 수업도 보여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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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들어간 다른 반에서 아이들이 칠판 아래 옹기종기 앉아서는 한창 "겨울왕국"을 시청하고 있다.
우리 애들도 좋아라하는 겨울왕국... 어느새 같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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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책바가지 아줌마는 애들과 사진찍어도 괜찮은지도 묻고^^.
보통 이렇게 적극적인 사람이 아닌데... 어지간히 신이 났나보다.





타피아스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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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나와서 메인 도로를 따라 좀 걸어가 본다.
전망대에서 전체를 조망해 보는 걸 권하는 포스트를 본 적이 있어서 "타피아스 전망대"를 향해 가려했다. 높이도 210m고 거리도 얼마되지 않는다해서 코런 타운 구경도 할 겸 걸어서 갈 요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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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낯선 가운데, 어린 돼지를 그대로 훈제해서는 잘라 파는 이런 좌판(?)은 특히 애들에게 낯선 풍경. 좀 충격적이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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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녀석 표정봐라 ㅋㅋ. 걸어서 가는 건 무리겠다고 판단.
트라이시클을 타기로 한다.
코론에서 트라이시클 요금은 기본 한 사람당 10페소다. 우리돈으로 몇 백원 되지 않는다.
그 사실을 말해 줬더니 마눌님도 '진작 탈 걸' 그런다.

대중의 이해와 요구에 둔감한 리더는 늘 욕을 듣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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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빵빵한 에어컨 따위 없지만, 트라이시클이 움직이자마자 식구들 얼굴에 미소가~
트라이시클이 어마어마하게 다닌다.
이 동네에 머무는 동안 내내, 이 낡은 이륜원동기에서 불완전 연소한 매연들이 원래 있었던 것처럼 도로는 늘 휘발유냄새로 가득했고, 힘들어 죽을 것 같다고 아우성치는 늙은 엔진이 내는 소음이 차지하고 있었다... 라고 생각할 쯤 산쪽으로 향한 한적한 골목을 낑낑대며 오르던 트라이시클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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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사~.
우리가 트라이시클을 탄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다 왔다고 내리란다. 엥?
실은 타파야스 전망대까지 도로가 나 있지는 않았다. 겨우 우리 호텔보다 한 두 블럭 더 위쪽으로 난 길 끝에 우릴 내려주고는 쏜살같이 가 버리는 트라이시클 기사.
약간 속았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뭐... 너무너무 저렴한 택시니까 뭐.
이제부턴 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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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달리 이 놈들 표정은 금새 아까 상태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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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원하게 뚫린 전망과 맑은 공기 덕에 땀 흘린 보람이 없진 않다.


image_6337202511498039361148.jpg?type=w773 정상에는 C.O.R.O.N이라고 하얗게 칠한 철판이 크게 세워져 있다


"얘들아, 진짜 거의 다 왔단다."
지들 눈으로도 끝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힘든가보다.
더위만 아니면 이깟 계단 뭐가 그리 힘들까마는 애들 평생에 경험해 보지 못한 강한 햇살 탓에...
그래도 습도가 그렇게 높진 않다.

'황혼을 즐기거나 아침 일찍 올라오면 정말 좋다'는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알 것 같긴하다.
내가 봤던 게시글을 쓰신 분이 좀만 더 친절하게 "대낮 도전 금지" 같이 겁을 줬더라면, 혹시 안 올라왔을... 리는 없구나^^. 그럴 내가 아니구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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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상이다. 정상에는 카톨릭 국가답게 철골로 거대한 십자가를 세워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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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꼬맹이들은 거의 탈진 상태~. 시멘트로 된 넓은 광장에서 지열 덕분에 바람은 아무 의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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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끝 난간으로 가 본다.
그리고 힘들게 올라와야만 했던 이유를 발견한다.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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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광경을 목전에 두고 시큰둥한 어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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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에 서서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은 몇 명 없다. 정말로 이 시간에 올라오는 사람들이 이상한 건지도...
그래도 이러게 시원한 광경을 선사하지 않는가...
아빠가 경치에 취한 동안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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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것들은 하산길에...^^





카와야난 그릴


아빠의 판단 미스는 쭉 이어진다.
가까운 타피아스 전망대 입구까지는 트라이시클을 타더니, 점심 먹으러 미리 검색해 둔 레스토랑까진 걸어간다. "카와야난"이라고 랍스터로 유명한 집이라 들었거든.
코론 해안가에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근데 굳이 왜 "카와야난"에 꽂혀가지고는... 랍스터 함 무 볼끼라고...
산 중턱으로 난 맨 윗길을 걷고 또 걸었다. 카와야난은 아랫길에 있지만 트라이시클에서 풍기는 휘발유 냄새 안 맡게 하려고 계속 윗길로만 간다.
중간에 아랫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하나 있긴 했으나 아직 더 가야해서 지나쳤는데, 지도 앱에서 카와야난을 지나치도록 내려가는 길이 없다. 애들에 이어 마눌님까지 도대체 언제까지 가야하냐고 성화인데, 지금 우린 식당을 한참 지나서 걷고 있다는 걸 알릴 수는 없는 노릇...
그러다 소로를 발견하고 계단과 흙길을 내려갔더니, 남의 집 마당이 나왔다. ㅋㅋ

결국 멀리 돌아서 다시 되돌아 와야만 했다는... 걸어간 시간만 족히 40분 쯤 되었던 것 같다. 그것도 가장 태양이 뜨거울 때 말이다.
그렇게 헛걸음(보통 산행에서 이런 짓을 '알바뛴다'고 한다)까지 하니 애들이나 애 엄마나 표정이 영 좋지 않다.
코론 타운의 반대쪽 끝부분에서도 한참을 가야 있는 이 식당을 이용할 계획이 있는 여행자라면 무조건 트라이시클을 타라고 권하고 싶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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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차도 거의 없는 낯선 곳을 걷다가 목적지에 닿으면 참 반갑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외국에서 알바를 뛰다보면, 뜻하지 않은 조우를 할 가능성도 있건만, 이번은 그냥 주구장창 걷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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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는 곧 쥬스로 배달될 식재료^^가 저렇게...
그리고 이 동네에선 제법 세련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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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마당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도 많은 지 야외 테이블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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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부는 좀 시원한 편.
주문을 하고는 저러고 논다.
더위에 지쳤을 법도 한데, 태어나서 첨으로 당구대라는 걸 본 꼬맹이들 앞에서 마눌님이 시연 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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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냐고?
아마 대학때 한 두번 선배들따라 가 본 게 전부일 걸^^
창가쪽에는 우리처럼 여행 온 한국인 가족들이 있다. 이들도 자유여행 중인듯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데, 렌트카로 움직인단다.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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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가 먼저 나왔다. 코코넛 쉐이크와 코코넛 쥬스를 시켰는데, 닝닝한 코코넛쥬스는 심지어 뜨뜨미지근^^. 예상했던 맛이라 시키지 말라고 했더니 애들이 꼭 먹어보고 싶다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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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 각자 하나씩 시켰으나 바로 아빠 엄마가 시킨 망고와 쉐이크와 강제 교환 당했다.
닝닝한데 양은 겁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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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랍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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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랍스타 볶음밥.
이 집은 랍스타로 유명한 곳이래서 아예 랍스타만 먹기로^^

애초에 먹는 예산은 넉넉하게 잡았다. 인당 500페소. 우리 네 식구가 한 끼에 2,000페소까지나 잡은 이유는 외국에 와서 그 지역에서 가장 맛난 거 사 먹는 즐거움을 위해서 다른 걸 최대로 아끼자는 취지.
말하자면, 이제 약간 우리 가족의 여행 컨셉이 된 방식인데,

"손 발은 좀 고생하고, 입과 위장을 행복하게^^" 되시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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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페소면 50,000원 가량된다.
하지만 실제 그렇게까지 사용한 적은 별로 없다.
카야와난에서의 한 끼에 총 1,234페소(30,000원 상당)를 지불했으니...
랍스타를 먹고도 말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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