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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완여행 19_ 아지자리조트 룸 욕실의 유리 파손

2016.8.21

by 조운

왜.
도대체 왜 우리 여행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단 말인가...
그래도 인명피해가 없었던 걸 다행이라 여겨야 하는 건가.






여행기간 : 2016.8.16 ~ 8.23
작성일 : 2017.7.18
동행 : 마눌님, 두 꼬맹이들
여행컨셉 : 가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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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를 마치고 호텔 체크인을 하는데, 마침 공연중이다.
"아지자 호텔"은 매일 밤 공연을 하는데, 인근 호텔들에 순회를 하는 팀인 듯 보였다.
월, 화, 수, 목, 금, 토. 매일 밤 레파토리나 출연진도 다양했다.
오늘은 올드팝 중에서도 밤에 어울리는 운치있는 곡들을 엮어서 공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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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을 마치고 호텔을 둘러본다.
아지자 로비는 깔끔한 대리석 바닥위에 다양한 소파들이 놓여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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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과 바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야간 물놀이를 하며 간단하게 맥주라도 마시기 좋도록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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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데스크 옆 면엔 여덞마리 말의 조각상이 걸려 있는데, 팔마는 원래 중국의 기복적 상징으로 알고 있는데... 중국의 영향이 여기 필리핀까지 미친 건지, 장식을 구입하다보니 공교롭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
여튼 중국풍의 팔마도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중국의 팔마도 특징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일곱마리처럼 보인다는 것.
애들과 말 갯수로 내기를 해서 아빠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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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론에서부터 자주 보는 목각 마스크.
이건 필리핀 또는 팔라완 지역 원주민의 주술적 문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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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느닷없는 석가의 흉상.
영국의 시골마을 농가 마당에 놓였던 석가모니 흉상과 비슷한 느낌이다.
어쨌거나 저 평온한 미소는 호텔의 인테리어로 참 적당하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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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오락가락 하는 비 때문에 호텔에서 제공하는 우산을 받쳐들고 룸과 로비를 이동해야 했다.
아지자는 몇 개의 빌딩이 나눠져 있는 곳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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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생각해 보면, 오늘 새벽같이 일어나서 하루종일 차타고,
밥먹고
숙소에 와 보니 이미 잘 시간이 다 되어 간다.^^
여행에서 시간은 금인데... 이렇게 하루가 가는구나.
애들은 그 동안 묵었던 호텔 방에 없던 TV를 보자 바로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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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도 TV가 없어서 그런지 TV에 대한 갈망이 더 큰 것 같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그렇다고 바로 잠들기에는 약간 이른 시간 세 남자는 멍하니 TV 앞에 앉아 있고, 여인네 한 분만 부지런히 욕실에서 샤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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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있어 봐라.
이 영화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잠 오는 눈으로 유명한 주인공인데... 제목이 "고스트라이더"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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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현란한 영화 장면들 분석에 몰두하는 사진.
우리 룸은 사람이나 물건이나 이모양 이꼴로 널부러져 있다.

바로 그때...


와장창!!


육중한 유리가 내려앉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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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나는 곳은 욕실.
뒤 이어 마눌님의 비명소리도 들렸다.
후다닥 뛰어 들어간 화장실엔 욕실 칸막이용 유리벽이 잘게 부서져 내려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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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마눌님을 살펴보니 다행히 유리에 벤 것 같지는 않았다. 그나마 안전 강화유리라서 그대로 부서지기만 했던 것 같다. 천만 다행.
수건을 대충 깔고 애들 엄마부터 밖으로 피신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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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콘크리트벽과 유리벽 사이를 지지하고 있는 대각선 철봉의 콘크리트 접합 부위가 헐거워 진 게 원인으로 보였다. 유리벽의 하중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저 철봉이 헐거워져서 유리가 뒤틀렸고, 한계 상황까지 가게 되자 문을 여닫는 작은 충격에도 어그러져 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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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로 급하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또 시설을 관리하는 직원이 매니저를 부르더니,
우리에게 다른 룸으로 옮겨야겠다고 한다.

시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까닥하면 인명피해를 입을 뻔 했지만, 사람이 다치지 않았고, 새 방으로 옮겨주는 등 발빠른 조치에 별 소리 없이 하라는 대로 따라줬다.
그리고 호텔 레벨이 어느 정도 되는 곳이니 사건 처리를 참 잘한다는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아지자로 마지막 호텔을 결정한 건 참 잘 한 것 같아~


다음날 일찍 "지하강" 투어에 가야해서 서둘러 잠자리에 들면서도 우리 부부가 나눴던 대화는 대략 이러했거늘...

따지고 보면 결국 아무것도 한 것 없지만, 그래도 무난하고 안전한 하루가 지나가리라는 기대는 또 날아가 버렸구나. 이게 다 추억일테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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