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23
이번 팔라완 여행은 작년 큐슈일주에 비하면 기간도 짧았고, 이동하는데 보낸 시간이 많긴 했다.
그런데도 짧았다거나 부실했다는 느낌은 전혀^^
다음 여행을 위해서라도 간단하게 총정리해보고 코멘트를 달아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여행기간 : 2016.8.16 ~ 8.23
작성일 : 2017.7.24
동행 : 마눌님, 두 꼬맹이들
여행컨셉 : 가족여행
출발 전 준비
항공 예약 : 총 4번의 비행을 모두 필리핀항공으로 예약
숙박 예약 : 마닐라 공항호텔 1박, 코론 2박, 푸에르토프린세사 2박 (엘니도 2박은 현지에서 해결)
데이투어 예약 : 푸에르토프린세사 지하강+반딧불투어(현지 업체에 페이팔로 결제)
이동수단 : 코론 공항 ~ 호텔 픽업 및 아지자 호텔 ~ 푸에르토프린세사 공항 샌딩 (호텔예약시 포함)
환전 : 미화로만 환전해서 마닐라 공항에서 페소로 환전 계획
=> 초반 2~3일간의 숙박 예약은 필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이틀간의 예약은 굳이 필요 없었다. 극성수기로 방을 구할 수 없는 곳(엘니도)에서도 어떻게든 이슬 피할 곳은 찾을 수 있으니, 최대한 현지에서 해결하는 식을 모색해야 할 듯.
데이투어 예약도 꼼꼼하게 알아보고 미리하는 것이 현지에서 호텔을 통해서든 업체를 통해서든 하는 것보다는 가격적 메리트가 있다. 다만 일정이 완벽하지 않을 경우, 얽매이게 하니까 가격 손해를 감안하고 현지에서 해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주요 여행지 세 곳에서의 시간 배분을 어느정도 마친 상태라 유동성이 별로 없었는데도 방법을 몰라서(한국에서의 예약 방법이 없었던 것 같다) 현지에서 예약을 한 경우^^
일정
8/16 _21:00 김해공항 > 23:45 마닐라 국제공항
8/17 _01:00 더 윙 트랜짓 라운지 투숙 (환전, 유심카드구매)
_조식 (더 윙 간편 조식)
_08:40 마닐라공항 > 부수앙가공항
_블루웨이브호텔까지 픽업차량 이용, 코론타운 산책 (초등학교 방문, 타피야스 전망대 등)
_중식 (카와야난 그릴)
_16:00 마키닛 온천
_석식(빅마마스 그릴) + 마시지
8/18 _조식 (블루웨이브호텔)
_08:00 코론 호핑투어 (중식 포함)
_코론타운 산책 및 석식 (씨호스 레스토랑) + 마사지
8/19 _조식 (블루웨이브호텔)
_08:00 코론 > 엘니도 배편 이동 (중식 포함)
_아이필 호텔 체크인 (엘니도 호핑 예약)
_석식 (카들라오 호텔 레스토랑) + 마사지
8/20 _조식(아이필 호텔)
_08:00 호핑투어 (중식포함)
_석식 (씨사이드 레스토 바) 및 엘니도 산책(다음날 이동용 벤 차량 섭외) + 마사지
8/21 _조식 (엘니도 빵가게에서 산 빵으로)
_08:00 엘니도 ~ 푸에르토프린세사 벤 차량으로 이동 (중식은 휴게소 라면으로)
_석식 (로빈손몰 제리스 그릴)
_아지자 호텔 체크인 + 마사지(호텔 객실에서)
8/22 _조식(아지자 호텔)
_08:00 지하강투어 > 우공락 짚라인 (중식포함)
_15:00 ~ 18:00 호텔측과 파손 유리에 대한 협상
_석식 (로빈손몰 제리스 그릴)
8/23 _조식(아지자 호텔)
_09:00 푸에르토프린세사 공항 ~ 마닐라 공항
_중식 (공항에서 핫도그로)
_15:00 마닐라 공항 ~ 김해공항
=> 이동하는데 일정의 절반을 소모(비행기, 배, 차량)했지만, 관광지를 돌아다니기 위해서 몇 시간 이동하고 구경하고 이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간 이동에 하루씩 사용하고 다음날 혹은 이틀간 그 지역에서 보내는 방식이라서 나쁘지는 않았다.
마눌님은 첫날 공항 내에서 잤을 때와 마지막날 호텔측에 만정이 떨어졌을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사지를 받았다. 첫 마사지샵에만 부부가 같이 갔고, 그 후로는 혼자서, 그것도 이집 저집 자신이 알아서 선택해서 다녔다. 자유여행은 사실 처음 시도가 힘들지 금새 누구나 적응한다는 걸 실증했달까... 심지어 아지자 호텔에서는 마사지 샵이 멀어서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언제 봤는지 호텔 객실 내에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인해서는 굳이 남정네 셋에게 수영복을 입혀서 풀장으로 쫒아내고는 2시간 동안 혼자 마사지를 받더라는... ㅜㅜ
비용 결산
1,560,600원 항공료 : 필리핀 항공 4회(국제 2회, 국내 2회)
559,846원 숙박(예약) + 62,500(엘니도 첫날 숙소) + 50,000(엘니도 둘째날 숙소)
=> 이렇게 항공과 숙박에만 220만원 넘게 투여했고, 총 비용이 원화로 320만원 정도 되니까 항공, 숙박을 제외하고 4인 가족이 1주일 여행 경비로 100만원을 쓴 꼴이다.
우리가 한 끼 식사비로 잡은 예산은 원화로 5만원이었는데, 간편식으로 때우거나 예상 외의 호텔조식등을 제공받은 적도 있으나 그럴 때마다 다음 식대비를 더 과하게 사용했던 것 같다.^^
결국 먹고 자는데 왕창^^. 그만큼 물가가 싸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팔라완 자유여행의 가능성
결론적으로 는 글쎄...
당분간은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을 것 같다. 특히 한국인의 휴가 일정을 고려하면, 우리 가족이 했던 패턴이 최소한의 일정이 될텐데, 8일에서 9일간을 휴가로 사용해야만 가능하니...
10일 안팎의 일정이라 하더라도 코론, 엘니도, 푸에르토프린세사로 나뉘어져 있는 핵심 지역을 한 번에 다 둘러보기에는 중간 중간 이동 거리와 시간이 장애물 역할을 한다.
만약 푸에르토프린세사나 코론으로의 직항 항공 노선이 생긴다 해도 출발지와 도착지가 달라서(우리의 경우 출발지는 코론, 도착지는 푸에르토프린세사) 두 공항으로의 직항이 동시에 열리지 않는 이상 일정상의 메리트를 누리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좀 짧게 움직여야 한다면 코론을 따로, 엘니도와 푸에르토프린세사를 하나로 묶을 수 있을 듯 한데, 팔라완 여행을 두 번에 걸쳐서 하는 것도 문제지만 코론의 경우 호핑투어나 스킨스쿠버 외에 관광자원의 종류가 많지 않다는 점이 걸린다.
엘니도와 푸에르토프린세사는 육지로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차량으로 최소 6시간 이동 거리라는 게 걸림돌이다.
엘니도만 따로 떼어서 여행을 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은 하다. 우리 가족들도 호핑 이외에 여러 곳에 흩어진 유명한 곳들을 한 곳도 가보지 못했으니, 아예 목적지를 엘니도만 잡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항공이 문제다. 마닐라 경유 항공노선이 있긴 하지만, 미니락이나 마틴락 등 섬하나가 리조트인 초호화 풀빌라들이 호텔 투숙객에게만 제공하는 걸로 되어 있어서 신혼여행 외에는 그다지 접근성이 없다. 물론 하루 20~30만원대의 이런 풀빌라 투숙도 고려해 볼만 하지만, 엘니도까지 가서 굳이 섬 한 군데만 머물기에는 아깝다.
푸에르토프린세사는 팔라완 최대 도시이긴 하지만 혼다베이 호핑이 코론이나 엘니도의 호핑과 차별성이 별로 없다. 프린세사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지하강인데, 결국 지하강과 혼다베이 호핑을 위해서 푸에르토 프린세사만 목적지로 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접근 용이한 자유여행 코스가 되겠다.
며칠간의 휴가를 이용한 팔라완 자유여행 계획은... 약간 더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겠다.
엘니도 공항이 국제공항으로 진화할 수도 있는 거고,
업계의 동향에 따라, 코론이나 푸에르토프린세사로의 직항 노선이 열릴 수도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코론, 엘니도, 지하강을 모두 품기에는 보름 이상 여행이 가능한 분들이 접근해 볼수 있는 여행지같아 보인다.
애초에 "팔라완 자유여행"에 대한 점검차 진행한 출장부터 실제 실험을 위한 가족여행까지 팔라완에 한 해 두 번이나 갔다와서 보니, 이제 갓 출발한 우리같은 작고 특이한 여행업체가 들이밀기에는 아직 역부족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려야만 했다.
항공, 배편, 픽업차량, 렌트카 등의 기본적인 인프라에 대한 접근만 해도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고, 현지 업체는 비록 한 두 군데만 접근을 해 봤지만, 언어 등 한국인들을 위한 준비도 미흡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아직 때 묻지 않은 좋은 여행지이고 업계의 입장에서는 아직 접근하기에 이른...
아쉬움과 걱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라완 여행을 또 가보라고 한다면, 이렇게 무리데스~인 일정으로 또 갈 것 같다.
그 만큼 세 곳이 주는 감흥이 다르고, 또 세 곳 모두 나름의 매력들로 중무장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세 곳에 더해서 무인도에서의 하루 야영같은 프로그램을 추가할 수도 있겠고.
최근 필리핀 국내 상황이 반군과의 준전시 상황이라, 선뜻 필리핀 여행을 마음 먹기 쉽지 않다. 특히 가족여행이라면.
팔라완은 특히 남쪽 절반이 반군 자치구라 할 정도로 필리핀 행정력이 모두 장악하고 있지 못한 지역이라 더욱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우리가 갔을 때도 푸에르토프린세사 남쪽, 섬의 절반 정도 땅은 아예 접근을 통제하고 있어서 현지인들도 가기를 꺼렸으니...
글을 연재하는 동안 내내 좋은 소식을 기다렸으나, 필리핀의 상황이 호전된다는 소식은 아직 듣질 못했다. 원인이야 중동에서의 IS 영토에 대한 연합군의 격퇴, 그로인한 IS 세력의 전세계화, 테러 세력이 종교적 역사적 복잡성을 가진 동남아로 발빠르게 진출하는 것, 그리고 필리핀 반군의 종교적 성향과 정부 행정력 범위의 한계라는 여러 문제가 물려있지만, 아름다운 곳에 사는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사람들이 이로인해 겪을 의미없는 희생을 생각하면 아쉬움을 넘어, 걱정이 앞선다.
특히 제닌 가족들...
제닌 가족과의 연락은 8개월이나 지난 다음에 닿았다. 이번 여행을 팔라완으로 정한 후 계속 메일을 던졌는데, 답장을 받지 못했다. 그때 받아적은 메일주소가 틀렸을 수도 있고, 막상 당일에는 연락처를 주고 받았지만, 생각해보면 한국이라는 낯선 곳에서 온 어떤 아저씨가 다시 온다고 만나자는 메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 무시했을 수도 있고... 그냥 제닌 식구들과 만나 저녁이라도 한 끼 하고 싶었는데...
여행을 돌아와서 8~9개월이나 지나서야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반갑다며 가족과 함께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단다^^. 이미 우린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다시 팔라완으로 또 갈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그래서 제닌이 한국으로 한 번 놀러오라고 답장을 보냈다.
제닌왈, 그러고 싶지만, 자기는 그렇게 부자가 아니라서 힘들 것 같다했다. 벌써 고등학교 3학년이니 이제 곧 사회로 진출하던가 대학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을 이 소녀와 나머지 4명의 동생들, 그리고 부모님은 무사할까? 이후로도 한동안 답장이 없는 걸로 봐서는 인터넷 환경에 매일매일 접근하기 힘들지 않은가하고 추측만 해 본다. 다음 답장때 가족 모두 아무 일 없이 잘 지낸다는 답장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