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22
팸투어를 오기 전에 좀 찾아보니, 하이난에서 가장 검색이 많이 되는 호텔은 삼아만의 맹그로브 호텔과 해당만의 캠핑스키 호텔이었다.
우리가 간 시점에는 캠핑스키가 아니라 완다비스타로 주인도 명칭도 바낀 상태였지만, 아직 캠핑스키로 통했다.
둘러보니 유명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하지만 하이난에서 유명하다는 게 꼭 좋은 건 아니었다.
최근들어 어마어마하게 신규 호텔들이 들어서고 있는 하이난 동남부 해안지역(삼아만, 소동해, 대동해, 아룡만, 해당만, 청수만, 페닌슐라까지)에서 유명하다는 수식어는 상대적으로 낡았다는 것일 수도 있으니...
여행기간 : 2016.9.21 ~ 9.25
작성일 : 2017.7.24
동행 : "J", "곡's"와 함께 + 첨 만난 여행사 사장들
여행컨셉 : 팸투어
이번 팸투어를 주최한 곳에선 주로 골프 중심의 소비층을 주요 타겟으로 하는 하이난 상품에 대한 투어 컨셉을 소개하고 싶어 했는데, "완다 비스타"는 컨셉과 좀 동떨어진 면이 있었다.
해자 너머, 중세 성으로
진입로부터 남달랐다.
현대적인 듯하지만, 건물의 외형이 고풍스런 멋이 있다.
진입로를 따라 올라온 고객들은 차에서 내려서는 저런 회랑을 지나 로비로 가야만 한다.
회랑은 그 아래 놓인 해자같은 수로로부터 상당한 높이에 있다.
수로는 입구의 회랑 아래에서 크게 열려서 베네치아의 어디쯤인 듯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데,
대어 놓은 배가 더욱 그런 느낌을 준다. 물론 선수에 달린 용머리 문양만 보면 중국의 전통적인 맛도 나지만.
이 수로가 실은 여러 동으로 된 전체 호텔 빌딩들을 에워싸고, 사이사이로도 다 통해 있어서 저 배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게 하고 있는데, 약한 모터를 단 배로 한바퀴 움직이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내국인들은 휴가차 와선 호텔 내에서 모델같은 사진도 많이 찍는 모양이다. 마침 화려하게 차려 입은 아가씨 둘이 이국적인 풍경 사이로 지나간다.
회랑을 다 건너니 기다렸다는 듯이 모든 손님들에게 웰컴 드링크를 제공한다.
한 손에 찬 유리컵을 들고 신비로운 채광을 자랑하는 천장 지붕이 내려다 보는 로비로 들어선다.
완다 비스타가 한국인들 뿐만아니라 중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좋은지, 비가 와서 좀 심심한 다른 호텔들과 달리 로비부터 북적인다.
비가 와서 차분하게 젖은 유럽의 중세 어느 성 느낌을 자아내는 풍경이다.
저런 식으로 베네치아에 온 듯한 느낌을 살리고 있는 가람과 건물의 조화가 독특하다.
그러면서 호텔 정원 한 가운데 청나라의 유적같은 건축물이 떡 하니 올라가 있다.
실제로 본토에 있는 청나라적 건물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한다. 대단해~
화려한 룸 컨디션
객실이라고 화려하지 않을쏘냐~^^
예상 가능한 수준을 살짝 웃도는 화려함의 향연이구나...
전체 객실의 복도는 이렇게 수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각각의 건물들은 독립적이지만 또한 회랑이나 다리들로 층마다 연결이 되어 있고.
잠시 잠깐 뷰파인더에 몰두하다가 일행을 놓치기 일쑤. 놓쳐도 어디가 어딘지 길을 잃기에도 좋을 만큼 한 눈에 전체 구조가 파악되지도 않고, 그럴만큼 규모가 작지도 않은 리조트다.
다양한 음식의 향연, 호텔 레스토랑
조식당으로 안내를 받았다.
하이난의 전통적인 요리들과 인근 광동성의 요리들, 북경식 등 중국의 지역별 다양한 요리 스타일을 제각각 맛 볼수 있도록 비치된 뷔페와
좀 어두운 듯하게 아늑한 장식들이 인상적이다.
식당을 완전히 가로지르고 있는 길다란 원목 테이블은 뷔페 음식들이 차려지는 메인 테이블이라고...
역시 면발의 고장답게 다채로운 색상의 면발이 주렁주렁...
인테리어 효과도 그만이다.
높은 천장을 이용한 벽면 장식도 "고풍스러움"이 테마인 듯 보인다.
진짜 청조 건물을 그대로~
그리고 아까 내려다 보았던 정원 한가운데의 청나라 전통 가옥.
이 건물도 해자에 둘러싸여 있는데, 돌다리를 건너면 입구다.
입구 간판 글씨는 제대로 멋을 냈구나. 전혀 알아보질 못하겠더라는...
어디선가 뒷짐진 황비홍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은, 마치 정무문에서 본 듯한 어느 도장의 마당 같은 그런...^^
중앙의 마당을 둘러싼 "ㅁ"자 구조의 집에서 둘러싼 방들은 주로 유물들이 전시된 공간으로 구획되어 있다.
당시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고 있어서 이 건물 하나만으로도 꽤 인기가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아까 본 마당과 또 다르게 뒤쪽에 마당이 하나 더 있다.
생각보다 이 건물 상당히 크다는 뜻...
뒷마당이 있는 곳은 내실같다. 침구와 함께 좀더 개인적인 집기들이 살림을 사는 곳 느낌을 준다.
현물 가치로도 상당하다는 죽순에 새긴 섬세한 조각품.
이거 이거 영화에서 자주 본 것 같으 바로 그... 두 무림 고수가 차를 나누면서 서로를 탐색하는 바로 그런 무협 영화에서 말이다.
두껍지 않은 구운 적벽돌로 된 모전 방식의 벽채와 목각으로 된 서까래와 기둥 장식들.
고급스러움과 은은한 맛을 주는 건축 재료다.
우리처럼 온돌문화가 아닌 중국에서, 천천히 데워지지만 또한 천천히 식는 원리를 이용한 축열벽으로 겨울철 보온에 용이하다고도 들었던 것 같다.
따로 집안에 누각이 없지만 자연스레 누각을 대체할 수 있도록 수로 위에는 걸터앉을 수 있는 난간을 만들어 놓았다.
잠시 근대 청나라에라도 다녀 온 것 같은 착각을 주기 충분한 실제 그 당시 건축을 그대로 옮겨올 생각이 대단하다.
어느 나라의 건축물이나 평분화, 표준화 되어가는 지금. 각 나라의 역사성과 기후, 재료 등의 자연 조건에 맞춰 각자 발전시킨 건축양식을 만나는 건 시각적 만족도 크고 현학적 욕구 충족에도 그만이다.
민족주의가 자연스런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모두 자기나라 고유 문화가 최고라고들 하지만, 각 나라마다 자연스레 발전하고 우연히 유행한 트렌드가 체화된 독창적인 건축물들을 뜻하지 않게 접할 수 있도록 한 호텔 디자이너 혹은 오너의 마음씀씀이가 고맙구나.
용선 타고 수로 탐험
어느덧 살짝 그친 비에 고무된 우리들.
고무된 원인이 그것만은 아니었다. 원래 호텔 투숙객들에겐 1회 이용권을 주지만 그 외에는 유료로 운영된다는 용선 탑승의 기회를 준다.
호텔 입구 회랑 아래에 있던 선창에서 배에 올라 건물들 사이로 난 수로들을 탐방한다.
배가 지나기 좋게 낮게 배치된 건물 사이의 통로나 야외의 아치형 다리들.
수로에는 물고기들이 잔뜩이다.
여기 물이 해당만에서 끌어올린 바닷물이고 모두 바닷 고기라는 말씀.^^
건물 사이사이, 풀장 옆 등 전체 호텔 부지에 핏줄처럼 수로가 놓여 있고, 한 시간 가량 배를 타고 운행하면서 낮은 시각으로 보는 고풍스런 호텔도 근사했다.
배에 탈 때 물고기 먹이가 든 이런 병을 하나씩 나눠 줬는데, 이걸 들고 있으면 배 속도와 동일하게 수많은 물고기들이 동행을 하게 된다. 물고기들도 학습효과가 있을테니...
그렇게 먹이 알갱이가 떨어지면 잔잔하던 물에 파란이 일고,
다시 아무일도 없었던 듯, 용선은 미끄러져 앞으로 간다.
하이탕베이 프라이빗 비치
리조트 부지가 워낙 크다보니, 호텔에서 안내를 맡은 매니저는 그렇게 둘러보고도 또 갈 데가 있다면서 우릴 끌고 건물 맨 뒤편으로 간다.
그곳에 이런 잔디밭이 있을 줄은 몰랐다.
잔디밭 저 끝에는 무슨 횟불 모양의 탑도 하나 보이고.
끝까지 가 보니 바다다.~
그렇지 여긴 해당만 해변가에 있는 호텔이지^^
저 멀리 해양 스포츠와 투명한 물빛으로 유명한 오지주도가 손에 잡힐 듯 마주하고 있고 해안 모래사장까지 잔디밭이 이어진다.
방금 비가 그쳤는데 언제 다들 이렇게...
비키니 차림으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실은 해당만은 입욕 금지구역이다. 연중 내내 파도가 거칠기도 하고, 하이난의 다른 비치와 달리 수면 아래 날카로운 바위들이 있어서 자칫 다칠 위험이 있고, 심한 파도와 부상으로 머리라도 다치면... 수영을 금하고 있음에도 매년 생명을 잃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멋진 파도와 해변이 그림의 떡으로 보이지만 이런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 중에서 실제 수영을 즐기려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뭐...
그냥 선베드에 누워서 파인애플 쥬스라도 마시면서 분위기만 즐기는 거지^^.
이날도 수영 금지 안내판이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파도가 심하다는 건, 모래사장이 만들고 있는 각도만 봐도 쉽게 짐작이 된다.
그래도 이런 멋진 파도에 뛰어들 수 없다는 건 참 아쉬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는...
종종 발생하는 인명 피해 때문인지, 잔디밭 한 쪽에는 어울리지 않게 구조용 헬기도 한 대 보인다.
이런 입욕금지 구역이라는 조치는 해당만이 가진 큰 매력을 훼손하는 면이 있다. 참 아쉬운 노릇이지만.
듀플렉스 구조의 풀빌라
카트를 타고 이동 중에 발견한 풀빌라에 딸린 수영장이 너무 커서 한 컷을 찍는데, 찍지 마란다.
내가 뭔가 잘못한 건가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곧 우리들이 볼 곳이 풀빌라니 들어가서 마음껏 촬영하라는...
여기여기 입구부터 심상찮다.
기본구조는 스위트다.
침실이 있고,
거실 공간이 따로 있다. 방금 봤던 청나라 가구들의 현대 버전이 아닐까 싶은 인테리어, 비단 느낌이 나는 천으로 덮힌 나무 의자들과 침상을 연상시키는 특이한 소파(?)까지.
안에서 보니 풀은 더 넓어 보였다.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란다.
2층 구조라서 한 층 올라가잔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1층보다 현저하게 밝은 거실이 있다.
1층이 고풍스런 느낌이라면 2층은 훨씬 안락한 느낌을 준다.
한 쪽에 있는 테이블에는 세밀한 조각이 있었는데, 싯가로 어마어마한 거라는...
아니 그런 걸 왜 이렇게 위험하게 객실에 뒀는지 하는 질문을 하고 싶긴 했으나... 넘어간다.ㅎㅎ
1층과 달리 침대가 더블이다. 아랫층은 아이들이 윗층은 부부가 쓰는 거라고 봐야...
야외로 연장된 공간엔 8각의 누각 형태의 자쿠지도 있고,
살짝 세면이 부담스런 세면대가 있는 대리석 끝판왕 욕실까지.
이렇게 듀플렉스 구조의 풀빌라만 모여있는 구역은 각 풀빌라들이 독립적인 건물로 띄엄띄엄 배치되어 있었다. 온통 밀림같은 나무들에 둘러싸인 채.
뭔 놈의 호텔이 이렇게 크단 말인가.
다 둘러보는데 걸린 시간하며, 흘린 땀하며...
다들 누가 뭐래도 시원한 음료 한 잔씩 하고 가자고 의기 투합. 로비 라운지에 자리 잡았다.
특이한 테이블과 테이블마다 비치된 TV.
그리고 키 큰 야자수보다 살짝 위를 조망하면서 즐길 수 있도록 한 야외 테이블까지...
캠핑스키의 유명세가 과연 명불허전임을 알 수 있었다.
다소 흠이라면 유명해질 정도로, 세간에 회자될 정도로 오래되긴 했다는 것.
사진상으로는 잘 안보이게 찍으려 노력했지만, 수로 사이사이 이끼나 부식한 나무들이 살짝 눈에 거슬리기도 했고, 화강암 재질로 둘러싼 벽면엔 빛이 많이 닿지 않는 곳에 곰팡이 같은 것들도 눈에 띄었다.
그런 세월의 흔적 조차 멋스러움을 더하는 거라 볼 수 있으니, 하이난에서 캠핑스키, 아니 완다 비스타라는 거대한 리조트의 선택도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비가 완전히 그친 것을 기념해서 호텔 입구에서 처음으로 드론까지 한 번 날려보았다. 비록 건물들에 가려서 완전히 개방된 공간은 아니었지만 보통 1km 정도 보낼 수 있는 드론이 호텔이 끝나는 비치까지 가니까 조종기와의 신호가 끊어져 버린다^^
해서 겨우 공중에서 왔다갔다만 한 번 하고는 곧 착륙 시켜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