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 08] 칠선령 골프장

2016.9.22~9.23

by 조운

처음 받았던 팸투어 일정과 달리, 이상하게 골프장만 많이 다닌다. 오늘만 벌써 세번째.
그럼에도 누구 하나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어딜 데려가든 일정에 부합하든 말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
팸투어라는 것도 여행사 입장에서는 일의 연장, 출장인데... 이게 국회의원들의 해외 연수를 가장한 외유와 비스무리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면, 첫 경험에 너무 일반화하는 걸까?^^




여행기간 : 2016.9.21 ~ 9.25
작성일 : 2017.7.25
동행 : "J", "곡's"와 함께 + 첨 만난 여행사 사장들
여행컨셉 : 팸투어





하지만 카메라를 쥔 이상 최선을 다 하는 수 밖에... 직업병은 직업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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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까지 방문했던 골프장은 모두 해안가에 위치한 것들인데, 여긴 산 중턱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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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칠선령이 보인다. 7명의 신선이 봉오리가 되었다는 곳이다.
열대지방이면서 비교적 선선한 날씨와 쾌청한 공기, 그리고 빼어난 주변 풍광으로 골퍼들에겐 "게임할 맛 나는" 곳이 이곳 칠선령 골프장일지 모르지만, 사실 내 맘은 이미 저기 칠선령을 오르고 있었다는...

가이드한테 물어도 봤다. 혹시 저 산에 오를 수 있냐고?
가끔 칠선령을 포함해서 오지산 트레킹 투어도 안내를 한단다. 여기 골프장을 나서서 조금만 더 도로를 따라 가면 산행 출발점까지 거리도 얼마 안된단다. 주로 짧은 산행 코스를 가는데 총 트레킹 시간은 4~5시간 정도라고. 카메라만 아니면 따로 저길 데려다 달라고 하고 싶은 맘 굴뚝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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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외한인 내 눈에도 여기 골프장들은 독특한 배치와 잘 관리된 잔디들이 좋아보였다. 아마 골퍼들인 다른 일행 분들 눈에도 그렇게 보인 모양인지, 감탄과 칭찬을 많이 한다.
아무래도 산 중턱에 있다보니 운무가 많을테고, 그게 잔디의 생장에도 크게 기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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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가 너무 좋은데다가 오늘 하루종일 오락가락하던 비도 그쳐서, 드론까지 날려보았다. 근방에 마을과 호텔부지가 밀림속에 조용하게 배치되어 있고 그 사이사이 가스가 진초록빛에 농도를 조절하고 있는 모습이 말그대로 선경이었다. 인공적인 잔디가 주는 단일 색상과의 조화가 심미적으로도 나쁘지 않았다.
골퍼들이야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촬영할 맛'이 나는 그런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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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자기가 좋아하는 것 앞에서는 약간 업되는 게 인지상정이라^^
본분을 잃고 내일 새벽에 일어나서 클럽까지 랜탈해서 골프를 한 게임치자고 철석같이 약속들을 한다.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면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서로를 다독이면서...
그렇게 으샤으샤하는 분들을 보면서 우린 내기를 하려 했지만 이분들이 골프를 치는데 성공할 거라는 쪽이 없어서 내기가 성립되진 않았다.
그리고 예상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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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해가 기울더니 금새 사위가 어두워졌다. 역시 산 속이라 해가 금새 떨어지는 듯.
저녁식사는 골프장 쪽에서 만찬을 대접해 주기로 했다해서 골프 클럽의 연회석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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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중국의 독한 술이 나오리라는 예상 적중.
39도의 "순진한" 색을 지닌 이런 술이 나온다. 도수가 높은 술은 다음날 편하긴 하지만 그것도 적당히 마셨을 때 얘기고...
서빙해주는 직원분이 의사도 묻지 않고 잔에 가득 따른다. 근데 왜 물잔 같은 큰 컵에 따르냐고...
우리와 달리 첨잔 문화인 이곳에선 먹지 않겠다는 의사 전달도 용이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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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내 옆에 오늘 안내를 맡아줬던 골프장 여직원이 앉아 있었는데, 시종일관 서로 과묵함을 잘 지키다가 술이 몇 순 배 돌자, 갑자기 영어로 말을 건다.
자기나 나나 언어가 그리 깊지 않음을 금새 알아 채긴 했지만, 느닷없이 내 팔을 잡아채거니 자기 팔과 평행하게 댄다.
"I'm Sports man, You're gentleman."
뭔 소린지 바로 알아먹지 못하자, 손가락으로 시계를 가리킨다.
아~~~

얼마전 마눌님이 커플 시계로 사서는 "오다가 주웠다"며 던져준 시계가 같은 회사 거 였다는^^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그닥 발달하지 않은 나로서는 잘 가기만 하면 그만이라, 결혼 전에는 엄마꺼, 결혼 후에는 마눌님 꺼도 차고 다녔다. 스마트폰이 있는 지금도 이상하게 시간은 손목시계로 보는 습관이 있기도 하고... 학교 다닐 때 여자시계를 차고 다니는 걸 보고, 자기 시계를 벗어준 선배, 그리고 지상파 방송국 PD가 되면 차고 있던 시계를 주겠다던 후배가 덜커덩 합격을 하는 바람에 받았던 시계가 그나마 남들에게 핀잔듣지 않고 차고 다닌 시계였을 정도니... 여자 시계와 달리 이렇게 받은 것들은 전부 방수가 잘 되어서 수영을 하면서도 찰 수 있어서 좋았다는 정도가 내가 시계에 대해 생각하는 선호의 전부다.

이거 제법 유명한 제품인가? 클래식하지만 촌스럽진 않구나 정도로 여겼지, 따로 상표를 물어보지도 않았었다. 방수도 잘 안되는 거라서 불편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꺼낼 매개체라도 되어 주니 고맙긴 한데... 그러고는 별로 할 말이 없어서 그만 '건배'를 외치고 말았다.
우리는 '한 잔 하자'로 쓰이지만 중국에서는 '먹고 죽자'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는 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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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죽진 않았다. 근처 칠선령 더블트리 힐튼호텔에서 잘 자고 다음날 일어나니 시간이 늦어서 제대로 다 찍지 못한 골프장 촬영을 좀 더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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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철석같이 약속했던 분들은 아직 사경을 헤매고 있는 시각, 'J'와 나만 가이드가 모는 차에 실려 칠선령 골프장으로 다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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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에서 기다리면서 이곳 저곳을 카메라고 담고 있자니, 어제 스포츠맨, 젠틀맨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던 바로 그 여직원이 다시 나왔다. 그도 숙취가 심한 듯 표정이 영 좋진 않다.

근데 어제 그렇게 반갑게 인사를 하고 심지어 가족들과 칠선령으로 여행을 오면 자기네 숙소에서 꼭 1박을 재워주겠다며 '프렌드쉽'을 강조하던 사람이... 오늘은 언제 봤냐는 듯 아주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이거 무슨 찰리채플린 영화도 아니고... 술 취하면 친구, 깨면 '누구?'... 이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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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그녀가 안내하는 대로 골프 클럽의 자쿠지나 식당 등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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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골프장 안에 있는 숙소인 빌라 객실도 안내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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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너무 커서 침대만 달랑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인데... 이제 중국 호텔 객실 규모에 대해선 익숙해 질때도 되었는데 좀체 적응이 안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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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방해가 되는 저런 포즈로 자주 걸리적거리는 그녀...
어제와 달리 사무적인 게 아니라, 숙취로 죽을 것 같은데 오늘 아침 댓바람부터 사람을 피곤하게 나오라 한 거에 대한 무언의 항의가 아닐까 결론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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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침대 타입별로 두 종류의 방을 보는 것으로 급하게 마무리를 하고 다시 잠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빨리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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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있는 곳은 간밤의 비로 탁류가 되어버린 게 좀 아쉽지만 한가로이 거위들이 노니는 큰 호수가에 자리하고 있어서 운치가 있었다.
허나 운전 중인 그녀의 위장 상태를 고려해서, 달리는 카트를 세워서 제대로 찍어볼 엄두를 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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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선령은 주요 관광지역인 삼아만이나 아룡만에서 내륙으로 한참을 들어와야 하는 곳이다. 때문에 생각보다 골프장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지는 않는 것 같았다. 뭐 이곳이 골프장이 아니라도 운치와 산세때문에 다시 오고 싶은 곳이긴 하지만, 골퍼들에겐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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