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23~9.24
길고 긴 하루가 끝나간다.
하지만 어느 하루 술 없이 지나가는 날은 없구나. ㅜㅜ
여행기간 : 2016.9.21 ~ 9.25
작성일 : 2017.7.27
동행 : "J", "곡's"와 함께 + 첨 만난 여행사 사장들
여행컨셉 : 팸투어
오늘 우리가 묵을 숙소는 "쉐라톤호텔 in 페닌슐라."
딱 붙어 있긴 한데 처음에 잘못 알고 그 옆 호텔로 갔다. "포포인츠 쉐라톤"이다.
칠선령에서 숙소였던 "더블트리 힐튼"도 그렇지만, 이곳도 쉐라톤이 전체 소프트웨어(직원 관리, 음식, 서비스 등의 품질 등등)를 책임지지만 쉐라톤 그룹의 호텔은 아니란다. 요즘 고급 브랜드 호텔이 이런식으로 경영 노하우를 도입해서 주인이 다른 호텔과 계약을 맺으면서 "by 쉐라톤" 같은 명칭의 호텔로 계약을 늘여간다고 한다.
여튼 우리가 묵을 곳은 그 옆에 있는 "쉐라톤 호텔".
여긴 세계 호텔 대부호 메리어트 가문의 그 쉐라톤 호텔 맞단다^^.
마침 도착한 때, 로비 라운지에서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붉은 원피스를 입은 두 여인이 공연 중.
우리에게 시간을 많이 주진 않았다. 정말 체크인하고 짐만 풀고 다시 로비로 집결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그러고는 식당으로 간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도 별로 없다.
호텔측에서 총징리(지배인)가 나와서 식사대접을 해 줬다.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대형 호텔의 지배인이면 꽤 높은 자리인가 보다.
간단하게(?) 불도 붙일 수 있는 중국술 몇 병을 비우면서 식사자리를 파하고는 호텔 매니저 급 간부들과 함께 2차도 간다. 장소는 아까 실수도 들어갔던 포포인츠 쉐라톤 지하 스포츠 바.
술이 약간 되자, 다들 못하는 영어에, 휴지 위에 한자까지 써가며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한다.
곡's는 호텔측 여성분 매니저와 탁구도 한 게임 쳤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그녀의 별명을 "짜오즈민"이라 붙여 부른다. 유일하게 외우는 중국 여자 이름이었던 거지.
내 옆자리의 유쾌한 청년은 영어가 유창했다. 반은 알아듣지도 못했지만 나와 제법 긴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그가 탁구를 좀 잘 쳤지만, 우리의 탁구 신동 'J'가 참으로 진지하게도 완승을 거두면서 2차도 거진 파하고...
이렇게 생긴 곳이구나 하며, 이번 투어 첨으로 비틀대며 숙소로 돌아온다. 비틀대도 셔터 누를때는 진지하게^^
오늘 내 몸이 뻗을 침대다.
수건을 많이 도 올려 놨다는^^
내일 오전에 일을 좀 줄여볼 요량으로 술 취한 친구들이 어지럽히기 전에 방 사진도 몇 장 담아본다. 영 못 쓰겠다 싶으면 내일 다시 찍을 생각으로...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첨으로 수영복을 꺼냈다.
약간 취기가 있긴 해도 오늘 아니면 정말 물에 몸 한 번 몸담그고 이 더운 휴양지를 그냥 떠나보낼 것 같다는 생각에...
그렇게 찾아간 수영장은 운영시간이 끝나 있었다. 끝나도 너무 한참 전에 끝나서 지키는 사람조차 없다.
그래서?
당연 들어갔다. 그리고 물 한가운데 있을 때 누군가 온들 나를 물 밖으로 끌어낼 거야, 어쩔거야^^.
저 넓은 수영장에 일엽편주가 되어, 혼자 즐기는 맛이란...
헌데 숨이 너무 찼다. 스트로크을 조금만 해도 금새 숨이 차 오른다. 아무래도 수영은 술먹고 할 게 못되긴 한 듯...
크게 'T'자로 된 수영장의 가장 긴 길이가 50m 풀 정도 될 성 싶었으나, 두 바퀴 정도(고작 200m)를 돌고나니 심장이 갈빗대 사이로 터져 나올 것처럼 뛴다. 그래, 물에 몸 한번 담그는데 의의를...
숙소로 올라오니 오늘도 곡's가 욕조에 온수를 가득 채워두고는 잠이 들어 있다^^
이번 여행에서 곡's가 받아놓고 늘 자는 바람에 나만 신나게 온천욕을 충분히 누린다.
비록 그렇게 먹기도 했지만, 일은 일이니까.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식당으로 간다.
식당의 규모도 규모지만,
갖은 종류의 화려한 요리들도 참...
야외에도 이단으로 테이블이 잔뜩.
허나 이번 여행 내내 달고 다니는 비 때문에 야외에서의 식사는 포기하고 사진을 몇 장 더 찍고는 안에서 식사를 한다.
어제 미친척하고 멱을 감았던^^ 메인 수영장과 바다 하늘이 만나고 있다.
약해진 비를 찬스라 생각하고 얼른 밖으로 나간다.
수영장 옆에는 어제밤엔 몰랐던 탈의실도 따로 있다. 그것도 모르고 그 야심한 시각에 수영복차림으로 복도를 왔다갔다 했군 음...
왼쪽편으로는 어제 촬영했던 골프장의 작은 산이 보이고 반대쪽으로는 신주반도 들어오기 전의 산들이 포진해 있다.
그리고 아주아주 독특한 새들이 바닷가 앞 잔디밭에 떼로 몰려 나와 있다.
"후투티". 아니면 그와 아주 비슷한 놈들이다.
망원렌즈도 없는데, 이 놈들 조금만 다가가도 거리를 계속 유지한다. 그렇다고 날아가 버리면 포기라도 할텐데... 속도 쓰린데...
그렇게 새를 쫒다보니 어느덧 프라이빗 비치의 끝에 까지 와 버렸다.
근데 여기 당당하게 해적선의 가장 높은 돛에 달아놓던 바로 그 검은색 해적 깃발을 휘날리는 건물이 있다. 생긴 건 "말괄량이 삐삐"의 주인공 "삐삐롱스타킹"의 집처럼 낡은 페인트가 칠해진 나무집.
나중에 물어보니, 비치 바 라고한다.
참신하긴 한데... 전체 호텔 컨셉에선 좀 동떨어져 있는 느낌도...
모래는 참 곱고 좋았다. 아무래도 대도시로부터 몇 시간 거리니까 인근에 오염을 시킬 요소들이 별로 없는 듯...
하늘도 차츰 갠다.
하늘빛이 맑아지니 수영장의 물빛이 더욱 파래진다.
이곳에서 보니 내가 어제 왕복했던 T자 모양의 수영장 윗 부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여튼 50m인지 더 되는지는 모르지만 제법 멀었다는...
건물로 둘러싸인 빈 공간도 있었는데, 하얀 모래 위에 바위가 몇 개... 마치 교토의 그 유명한 일본식 정원처럼.
그렇게 산책 겸, 호텔을 둘러보며 촬영을 마치고 어제 진지하게 오랜 시간 나와 얘길 나눴던 청년을 다시 만났다. 영어식 이름이 "에릭" 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자신은 없다만...
그의 안내를 받아서 룸컨디션 인스펙션을 한다.
어제 우리가 잤던 방과 같은 스탠다드룸부터 스위트 룸까지 데리고 다닌다.
여긴 스위트룸의 마스터 침실. 더블베드 하나만 있어서 우리가 잤던 공간보다 훨씬 넓어보인다.
마루 바닥이었구나... 우리가 잔 곳이...^^
전망도 좋고,
좋은 전망 보라고 의자들도 전방 주시하고...^^
드립커피 기계도 하나 있고,
거실 공간도 아늑하고 차분한 느낌이다. 약간 연세가 있으신 분들 취향.
그만큼 편한 느낌이니 뭐... 호텔이 편하면 장땡!
객실이 모두 오션뷰인 건 아니었다. 한쪽은 모두가 골프장을 바라보도록 되어 있는데, 골프장이 워낙 이쁘게 만들어져서 그것도 나쁘진 않았다. 요금도 오션뷰보다는 조금 저렴한데, 바다는 들어가야 하는 곳이지 바라봐야 하는 곳이 아니라는 나같은 사람들한테는 오히려 이런 곳이 딱인데^^
이곳 그린뷰(?) 객실은 우리가 묶었던 곳과 동일한 곳이었다. 결국 밝을 때 찍을텐데 왜 어제 그렇게 비틀거리면서 찍어 댄 걸까???
이렇게 아름다웠던 페닌슐라와의 짧은 인연을 끝낸다.
하이난 섬의 반 넘게 올라왔는데, 아직 더 올라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이번 여행의 가장 북단 목표지점인 보아를 향해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