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24
산야공항에서 보아까지의 거리는 아주 멀지만 하이난 지도에서 보면 최남단 산야와 최북단 도시 해구 사이 2/3 지점 쯤 된다.
이번 하이난 팸투어 답사지 중에서는 가장 북쪽까지 올라온 우리들.
정말 넓은 하이난...
보아는 시진핑주석까지 참석한 2001년 "보아오 아시아 포럼(Boao Asia Forum)"이 개최된 덕에 유명해진 곳이다. 최근 이런 류의 컨벤션 유치 혹은 개최에 제주도를 비롯한 경치좋은 곳들이 뛰어 들고 있다고 들었는데...
일반 시민의 입장에선, 물좋고 산좋은 것 말고(이게 최고의 자긍심 원천인 것을...) 뭐하나 내세울 게 없다고 생각하는 외진 곳 지자체장들의 이런 발상이, 과거 올림픽이니 월드컵이니 엑스포니 하는 국제 규모의 이벤트를 유치하지 못해 안달을 내고 불법적인 로비까지 해댔던 발상에서 이벤트의 종류만 바뀐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여튼 보아오는 그야말로 "컨벤션 효과"를 제법 봤던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 외에 자세한 뒷면까지 볼 수 있을 혜안은 짧은 일정의 여행자에게 주어지지 않았지만...
여행기간 : 2016.9.21 ~ 9.25
작성일 : 2017.8.4
동행 : "J", "곡's"와 함께 + 첨 만난 여행사 사장들
여행컨셉 : 팸투어
BFA 골프장
보아도 바다로 삼면이 둘러싸인 물의 도시다.
먼저 찾아간 골프장 이름 조차 아예 BFA ^^.
아마도 포럼 개최 시기 쯤에 완공된 곳인 듯.
이젠 푸른 잔디가 가지런히 깔린 골프장을 봐도 별 감흥이 없다.
여기저기 후투티들에게나 관심이 좀 가고...
모처럼 갠 날씨에 한창 게임중인 사람들도 곳곳에 보인다.
홀마다 타수가 지정되어 있고, 그것보다 적게 혹은 넘게 치느냐로 점수를 내는 그런 게임이지 않을까... 골프에 "ㄱ"도 모르는 입장에서 추측해 본다.
이런 날씨가 지속되었더라면 방문하는 모든 곳에서 드론을 좀 띄워 보았을텐데...
아쉬운대로 BFA골프장에선 맘껏 드론을 날려봤다. 위에서 보니, 대지 규모도 장난이 아니고 골프장 주변을 둘러싼 반도 형태의 땅과 바다의 생김도 장관이었다.
특이한 점은 곳곳에 유명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사인이 눈에 많이 띄었다는 점.
이런 상패들도 잔뜩 걸려있다.
아시아포럼과 관련이 있음직하다.
동유아일랜드 호텔
골프장 바로 옆에 있는 동유아일랜드호텔이라는 곳을 찾았다.
로비 입구는 약간... 유전공학 관련 연구소 같은 느낌^^
우릴 안내해 줄 매니저를 기다리는 동안, 로비와 근방을 둘러본다.
보아오 지역의 메인 호텔은 BFA 호텔이라고 하는데, 동유아일랜드 호텔도 시설이 상당한 수준이었다.
가성비에서는 탁월하지 않나 싶게 요금도 많이 싼 편이고...
매니저 중에서 젊은 여자분은 우리말을 능숙하게 구사한다. 한국 어학연수까지 갔다온 유학파란다.
우리가 중국어 배우기 어렵듯, 중국인이 한국어 배우는 것도 쉽진 않을텐데, 발음까지도... 한국인이라해도 믿을 정도로 잘 한다.
일단 스탠다드룸의 컨디션은 여느 고급 호텔 못지 않았다. 골프치러 오는 사람들 말고 하이난 온 여행객이 굳이 보아오까지 올 일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오게 되면 가성비 최고인 이 호텔을 추천해 주고 싶을 정도...
스위트룸은 'ㄱ'자 창으로 시야가 좋고, 육지와의 좁은 수로가 시원함을 더하는 뷰를 자랑하는데, 거실이나 침실의 규모도 장난이 아니다.
BFA 호텔
오늘 보아오 방문의 최종 목적이라고 하는 BFA 호텔로 간다.
컨벤션으로 뜬 지역이고 호텔이니만큼 연중 중국에서 개최하는 다종한 국제 학술대회가 많이 열린다고 한다.
이날도 컨퍼런스가 진행중이라 로비에서부터 어수선했다.
로비가 2층에 위치하고 있고, 우리는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내려간다.
약간 늦은 점심 때라 사람들이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다.
점심식사지만 뷔페식이고, 기본적으로 플레이팅 된 요리들이 있다.
그리고 꽤 넓은 공간을 'ㄷ'자로 즉석 철판구이 요리를 해 준다.
소고기와 베이컨, 새우에
양갈비, 버섯구이까지 있다.
이 식당의 가장 인기메뉴인 것 같은데 맛도 그만이었다.
근데 너무 재밌는 건^^
바로 저 프린팅!!
"한식 철판 태우다"
전세계적으로 다이옥신이 무정자증을 유발한다고 해서, 탄 음식이 인류 멸종으로 갈 수도 있다며 설레발을 치고 있는 가운데 당당하게 태운 한식으로 승부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인 건가?^^
구글 접속을 정부 차원에서 차단하고 있는 중국에서 구글링의 결과도 아닐테고, 도대체 뭘로 번역을 했단 말인가?
하고 많은 음식 중에서 "한국철판요리"를 메인으로 해 준 건 참 고마운 일인데...
"한식 철판구이"가 원래 적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한다만...
우리말 문장이 형용사 종지어미으로 끝마쳐야 한다고 프로그램밍 되어있는 번역기계가 이러지 않았을까 한다. 이 친구도 최근 딥러닝으로 업그레이드 되었길 바랄뿐이다. ㅋㅋㅋ
이런 비슷한 예를 중국 출장이나 여행중에 더러 보게 되는데, 이 프로그램이 한국어도 명사나 명사형 어미로 끝나는 표현을 쓴다는 걸 빨리 학습하길 바라는 바^^
근데 실제로 철판요리를 상징하는 저 등은 일식인데...ㅋㅋ
중국이 워낙에 면요리가 발달해 있는 곳이다 보니, 큰 호텔의 경우 면요리만 전문으로 하는 코너가 따로 있기도 한데, 바로 여기가 그러했다.
식사후 불난 호떡집같은 프런트 카운터를 지나
아시아포럼 당시 호텔을 방문한 시진핑주석 내외의 사진이 걸린 복도를 따라 가서
영화에서 많이 봤던 유리로 된 원통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을 둘러보러 간다.
침실과 욕실의 이런 포지션 좀 부담스러운데 고급 호텔일수록 이런 경우가 많더라는...
창 밖으로 동유아일랜드에서 봤던 그 해협이 강처럼 흐르고 있다.
호텔쪽으로 수로를 끌어들여서 산책하기 좋은 정원도 만들어 놓았고
이날은 오전부터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가는 곳 마다 드론을 날렸는데 신주반도와 비슷하면서도 멀리 바다와 강이 만나는 기수역 쪽에 모래등이 발달해서 버드아이뷰가 특히 아름다웠다.
마치 낙동강 하구의 다대포 같은 느낌.
호텔마다 대표적인 스탠다드룸과 스위트룸을 보여주는데 아마도 인스펙션 손님들을 위해 세일즈 매니저가 가지고 있는 메뉴얼이 아닐까 싶다.
중국 전통적 느낌도 살리고 모던한 느낌도 가미했는데 좀더 중후한 인테리어 느낌이었다.
과하게 넓은 욕실에는 워드롭에 파우더룸, 그리고 끝에 화장대까지 갖췄다. ㅎㅎ
거실과는 또 다른 쪽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 침실의 뷰.
욕조과 침실을 커튼 하나로 구분한 건 같구만...
대나무로 만든 듯한 이쁜 상자들이 인테리어용으로 한쪽에 있다. 갖고 싶을 정도로 이쁘다.
아시아포럼 개최지답게 중국의 전통적 미감과 현대적인 감각을 적절하게 살린 인테리어에 치중한 느낌의 호텔.
날씨가 계속 좋단다. 게다가 정동의 바다를 향한 곳이기에 여기 하루 묵게 되면 내일 일출이 정말 장관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하루밤 밖에 없고 오늘 중으로 다시 공항이 있는 산야까지 내려가야 한단다.
다시 와 보지 못할 것 같은 보아오의 기억은 정말 사진에 담은 게 다라고 할 정도다.
주마간산.
그나마 구도라도 고민하면서 남들보다 더욱 세밀하게 관(觀)이라도 했으니 다른 분들이 그냥 견(見) 한 것보다는 나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까?
여행의 의미가 아니라 출장의 의미라 생각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