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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14] 드론 촬영, 풀만리조트

2016.9.24

by 조운

모처럼 맑게 갠 날이라 무덥다.
보아오에서 많은 일정을 소화했음에도 우리에겐 너무 많은 임무가 남겨져 있는 마지막 날이다.
왜?
날이 개었으니...
보아오에서 남으로 달려서 내려오면서 비때문에 띄워보지도 못한 드론 촬영을 곳곳에서 진행해야 했다.





여행기간 : 2016.9.21 ~ 9.25
작성일 : 2017.8.8
동행 : "J", "곡's"와 함께 + 첨 만난 여행사 사장들
여행컨셉 : 팸투어






삥랑 씹어 봤어요?


신주반도, 청수만, 해당만과 우리가 거쳐갔던 호텔, 골프장 중에서 고공샷을 못 담았던 곳들은 다 들린다. 그리고 진짜 드론만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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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고속도로를 달리다 들러서 찍고, 달리다 찍고...
중간에 잠시 고속도로 휴게소라는 곳에 들렀다.
우린 아직 집에서 기다리는 식구들을 위한 기념품 하나도 못 샀는데... 먹을거라도 있을까 해서 편의점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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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봐선 뭐가 뭔지 전혀 알 수 없는 먹거리들이 많다.
그 중에는 삥랑을 약간 조미해서 만들어 둔 것도 있다.

둘째날, 우리 차에 같이 탔던 가이드가 가던 길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 바로 이 "삥랑"을 사서는 하나씩 나눠 주었댔지. 맛은 좋더라구. 야자수와 비슷하게 생긴 열대나무의 열매(이 나무는 하이난 곳곳에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이다.

포장을 벗기면 약간 말린 듯한 짙은 갈색의 조미된 삥랑이 있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크기이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서 즙을 삼키면 되는데 시커먼 국물이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 뱉어 내 버린다.

단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은 그놈을 질겅이면서 차를 타고 달리다가 어느 순간...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호흡이 좀 곤란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더니 이제 열도 난다. 몸 속에서 뭔가가 끓고 있는 것처럼 피가 머리로 쏠리고...
생전 처음 경험하는, 아주아주 불쾌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하이난 사람들, 특히 남자들은 거의 매일 이걸 씹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다지만, 처음 겪는 사람들은 정말 깜짝 놀랄 신체의 변화를 겪는다. 그리고 비슷한 시간에 그런 기분을 느낀 일행은 모두 창을 열고 입에 있던 걸 뱉어 버렸다.
그러고도 한참을 그렇게 답답한 느낌과 부자연스런 호흡, 몸이 달아오르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삥랑을 한 볼때기 가득 넣고 씩 웃는 가이드의 누렇게 변한 이를 보며, 다시는 당하지 않으리라 맘 먹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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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밖으로 나오니 좌판에 과일을 내놓고 파는 아주머니가 있다.
그리고 조미되어 포장된 삥랑이 아니라 생으로 저렇게 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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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통으로 팔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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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강한 자극이 싫은 사람들을 위해서 절반씩 잘라서 잎으로 싸서 팔기도 한다.
이번에도 가이드는 저걸 산다.
그리고 진짜 삥랑은 생으로 맛을 봐야 된다며 살살 꼬득인다. 하지만 일행 중에서 아무도 도전하는 이는 없었다^^

실제 삥랑 성분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약간 마약성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중국에선 일반적으로 유통이 되고 있지만, 각성제로 많이 씹는단다.
특히 장거리 운전을 하는 기사들이.
잠을 쫓기 위해서는 최고라는데...

피곤하면 그냥 잠시 쉬었다 가야하거늘... 저걸로 잠을 쫓고 싶지는 않다.





삼아만, 다시 들른 풀만리조트


일행들은 삼아(산야)로 접어들면서 두 팀으로 나뉘어졌다. 우리는 촬영을 위해서 풀만으로 향하고, 다른 분들은 로만스파크로 가서 공연을 보기로 했다.

그래,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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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풀만 리조트는 석식 야외 바베큐 세팅이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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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장 바로 앞에 테이블과 식기들이 차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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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드론을 준비하는 동안 여자가수와 기타리스트의 공연도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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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만 리조트를 중심으로 더 어두워지기 전의 산야만 비치를 하늘에서 담는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으로부터 얼마전, 하이난 풀만 호텔 측에서 연락이 와서는 그때 찍은 드론 영상을 좀 줄 수 있냐고 했다.
자기들이 다시 찍으려고 보니, 아예 이륙조차 안되어서 포기했다면서... 불과 1년만에 드론에 대한 규제가 많이 강화된 것 같다. 그게 중국 당국의 조치인지, 아니면 전세계 드론 시장의 7~80%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 DJI 기업의 정책인지는 알 수 없지만.
특히 중국내에서 비행 금지구역에 대한 규제는 엄격해졌다.
비행금지구역에서는 강한 전파방해가 있어서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이륙이 안되도록 해 놓았다.
이곳은 산야국제공항과 함께 중국 최남단의 국경지역이다보니 해군 기지가 크게 자리하고 있다. 남중국해에 대한 최근의 뉴스들을 보더라도 군사적 요충지인 것만은 확실한 듯 하니...

졸지에 우리가 이날 어렵사리 비를 피해 짧게 찍었던 고공영상이 유일본이 되어 버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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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에 대한 안내를 위해 투입된 호텔 직원분은 드론 촬영이 끝났는데, 자꾸 우릴 어디론가 데려간다. 그와 우리사이 언어장벽 덕분에 우린 졸지에 풀만의 부대시설 전체를 담아야만 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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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니스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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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클럽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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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실내 골프 연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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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끝이 아니었다. 어둡고 깊숙한 지하의 어디쯤 복도를 훑고 나서

스파센터까지 당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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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시달린 몸은 저런 스파 내부 모습을 담는 게 아니라 몸을 맡기고 싶은 맘 굴뚝 같았으나, 다른 쪽 일행들이 언제 마무리하냐고 계속 연락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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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리 팔자에 무슨...

조도가 어두운 상황에서 고감도로 올려서 후다닥 사진과 영상을 찍고, 안내해 준 매니저와 헤어졌다.
헤어지자마자, 그가 자신의 위챗으로 우리에게 감사를 표하는 영어문장을 보내 온 걸 읽으며 호텔을 빠져나간다. 그의 위챗 닉네임은 심지어 "아나킨".
음... 중국인인데 '스타워즈' 팬인가 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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