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10
혼자서 하기에는 그래도 약간 조심스러운 운동이 바다수영이다.
부산처럼 여기저기 비치가 많은 곳은 입출수의 어려움도 없고,
민물의 비릿함이나 풀장의 소독약 냄새도 나지 않아서 운동을 마치고 나서의 상쾌함은 달리 견줄만 한 게 없을 정도이다. 부산 앞바다는 남해와 동해가 만나는 곳이고 다도해상이 아니라 바다가 정체되어있지 않아서 꽤 깨끗한 편이긴하다.
물론 부산의 하수관거 시설률이 50% 밖에 안된다는 통계를 본 적도 있고,
놀랍게도 현재 우리나라 주택의 오수정화조는 덩어리는 가라앉히고 넘치는 물이 하수도로 흘러드는 방식이라 그 물 중에서 절반은 하수처리장으로 절반은 바로 우리가 수영하는 바다로 최종 전달되겠지만...
뭐 이런 식으로 따지면 인근의 핵발전소의 열을 식힌 물이 그대로 바다로 들어오기도 하니... 여튼 시각적 상쾌함까지는 아니지만 소금물이 주는 깔끔함은 바다만한 물이 없다.
그리고 뭍으로부터 1~200m 정도 쭉 나가서는 지구 표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든 연결된 물 속에 홀로 떠 있다는 기분은 우주적 자아에 대한 돈오(?)까지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는 취미다.
더구나 공짜^^
여행기간 : 2016.8.28 / 10.2
작성일 : 2017.8.10
동행 : 바다 수영을 즐기는 멋진 행님들!
여행컨셉 : 일상적 바다 수영과 일탈적 요리 파뤼~
다만 어느 정도 수영실력이 되지 않으면 발이 닿지 않는다는 자각이 공포심을 줄 수도 있고,
여름이면 해파리, 가을이면 따꼼이(정확한 명칭은 모르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녀석이 따꼼하게 쏘아댄다), 그 외의 계절엔 추위가 진입 장벽이 되기도 한다.
특히 나처럼 바다 수영 중에 저체온증을 한 번이라도 겪었다거나 말초(발가락)에 동상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낮은 수온에 대한 공포감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수온이 가장 낮은 2~3월에도 영상 11~13도 정도이긴 한데, 목욕가서 냉탕의 온도가 보통 15~18도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온도이긴 하다.
물론 8월~10월 정도까지는 수영복 팬티만 달랑 입고 들어가도 별로 차가운 줄 모르게 수온이 높기도 하고, 외려 수온이 23도 이상되면 잠시만 수영을 해도 몸에 열이 차서 더 힘들기도 하다.
그 외의 계절에도 수트를 입으면 왠만한 체온유지는 가능하니 수온이 바다수영을 방해하는 요소로 그리 크게 차지하지는 않는다. 제대로 바다수영에 꽂힌 사람들은 사계절 내내 주말이면 아니, 명절 등 공식적으로 직장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날이면 어김없이 해운대, 송정, 광안리를 찾는다.
오히려 새벽 일찍 수영을 하기때문에 아침잠이 많은 사람들이 쉽게 근접하기 어려운 종목이지 싶다. 보통 어두울 때 수영을 시작해서 멀리 나가서 일출을 맞거나 해 뜨기 전에 수영을 마치고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일찍 운동을 하는 이유는 그게 햇살에 피부가 타는 것보다 좋단다^^
실제적으로는 해가 뜨고 나면 수영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인데, 우선 어촌계 분들이 싫어한다. 본인들의 어업 활동에 방해가 되기 때문. 여름 시즌이면 해경들도 단속을 한다. 해수욕장 개장 시간이 오전 8시부터 일몰까지로 정해두는데 가이드라인을 쳐서 그 이상 깊은 바다로 못들어가게 하기때문에 해경의 근무시간을 일찌감치 피해서 새벽에 운동을 하는 것.
중요한 건,
바다수영이라는 종목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았다는 것.
요트, 스쿠버다이빙 처럼 해양 레져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한체육회 소속의 생활체육 종목도 아니다. 해운대구청, 수영구청처럼 이런 바다수영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 곳의 지자체는 몇 년째 이 종목을 어딘가 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결론이 잘 나지 않는 모양이다 .
여튼 동호인들은 자꾸 늘어서 한창 시즌때는 동시에 1,000명 이상이 해운대에서 수영을 즐기기도 하는데, 이들은 바다에 들어가는 다종한 이유(어로, 레저, 체육 등)중에서 공식적으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벌써 햇수로 10년이 다 되어 가는 듯하다. 우연히 다니던 수영장에서 바다수영 하시는 분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처음으로 갔던 곳이 누리마루 앞이었다. 거리로는 채 2km도 되지 않는 거리를 수영한 거지만, 10월, 그러니까 해운대 물이 가장 깨끗하고 수영하기 제일 좋은 계절이었던 탓에 홀딱 반해버려서 이렇게 세월이 쌓이게 되었다.
어느 동호회나 그렇듯 우여곡절이 많아서 예전의 빵빵하던 멤버들보다는 좀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비슷한 시기에 바다를 접한 몇몇 행님들과 아직도 즐거운 취미를 이어나가고 있다.
느닷없는 탕수육 파티 (8.28_송정)
팔라완 가족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간만에 나갔더니, 행님들끼리 조리도구와 재료들을 몽땅 챙겨서 나왔다.
이분들 바다 뿐 아니라 비박산행도 즐기시는 분들이라 장비는 빠방하다.
가스에 동계용 휘발유 버너까지 다 들고 나와서는 궁중팬 가득 식용유를 붓는다.
수영을 마치고 먹는 아침은 뭐든 맛있다.
보통 새벽에 문을 연 가게가 별로 없기때문에 메뉴가 늘 한정적이었는데, 이렇게 가끔 별식을 만들어 먹는 행님들.
친절행님은 전직 일식집 주방장답게 상상하기 힘든 요리들을 야외에서도 뚝딱 만들어 낸다. 지난 겨울 지리산 로터리 산장에서의 새우튀김이 대표적인 예랄까^^
이번엔 탕수육이다.~~
영감님 두 분이 불과 투쟁중이라면 누님 두 분은 상을 차리고 있다.
이곳은 지나다가 발견한 곳인데 어느 집 카페 앞이다. 뒤처리만 깨끗이 해 주면 되지 않을까 하고 아무도 없는 새벽에 우리 맘 속으로 잠시 빌린...^^
화력 좋은 휘발유 버너에 금새 기름이 끓기 시작하고, 준비한 돼지고기가 튀김 옷을 입고는 풍덩~
뚝딱하고는 이런 요리가 되어 등장한다.
아침부터 과하지 않게 간단하게 맥주 한 캔씩^^
어차피 수영 끝나고 식사할 때면 늘 막걸리 한 통씩은 하니까...
어떤 분들은 수영보다 수영 후의 막걸리가 더 좋다는 사람도 있고 ㅋㅋ
자연산 송이와 소고기의 부적절한 만남^^(10.1_송정)
출장을 자주 가시는 큰 행님이 이번에 울진으로 갔다 오면서 자연산 송이를 좀 가져 오셨다.
하필 내가 중국 출장 간 동안이라 벌써 다 자싰다고... 아쉬워 하는 날 위해서 택배로 주문해서는 이날 들고 오셨다.
들레 누님은 소고기를
조리도구 등은 친절행님 내외분이^^
늘 숟가락만 들고 나타나는 나를 기다리는 반가운 음식들...
자태봐라 ㅎㅎ
불도 피우기 전에 일단 몇 개는 손으로 찢어서 된장에 살짝 찍어서 입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떻게 버섯에서 이런 향과 맛이 날 수 있는 건지...
이 비싼 요리 재료를 우린 시멘트 바닥에 둘러 앉아서...^^
지난 번 카페 1층 마당도 좋긴 했지만,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도 없는데 같은 곳을 또 이용하자니 미안했다. 이날따라 바다에 파도가 좀 있기도 해서, 테트라포트에 부서지는 바다 파도를 눈으로 즐기면서 시식하자는 제안에 따라 송정 해수욕장 끝부분으로 가서 어느 레스토랑 주차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나중에 주인이 출근하면서 차를 넣으려다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길가에 주차를 했는데,
가실 때 정리만 잘 해 주십시오~
이런다. ^^
정말 사람좋은 사장님. 심지어 소고기 레스토랑인데 그 앞 주차장에서 소고기를 구워먹고 있는 사람들에게 짜증은 커녕 자신의 차도 멀리 주차를 해 주다니...
담에 꼭 그 집에 한 번 가기로 했다.
드디어 쇠고기 굽는 냄새가 천지를 감싸고 이어 손으로 대충 찢은 송이까지 투하~
귀로는 소고기 익는 소리를
눈으로는 철썩이며 도로까지 튀어오르는 물보라를
입으로는 녹아 없어져 버리는 부드러운 고기와 송이를
모든 감각으로 즐기는 와중에 그런 생각을 한다.
인생 뭐 있겠노? 소고기 사서 묵는 기지... 진짜로~
아마도 바다수영이 주는 매력과 그 외적인 이런 요소들 때문에
체육이나 레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있는 바다수영이지만,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지 않을까 한다.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