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1
어제 래플스 안내에, 놀라운 해산물 식사까지 대접해 준 현지 분들에게서 몇 군데 더 안내를 받기로 했다.
우리가 맹그로브 워터파크를 둘러보는 바람에, 오전시간이 애매해진 것도 있고해서 점심까지 먹고 움직이기로 한다.
그리고는 우리를 데려간 곳은 대동해 입구, 제이슨 광장.
사람들은 보통 섬머몰 또는 파인애플 몰로 부르는 곳이다.
여행기간 : 2016.12.8~12.12
작성일 : 2017.8.21
동행 : 그새 사귄 이웃 여행사 친구 "B"와 함께
여행컨셉 : 여행지 답사
제이슨 광장의 망고 샤베트
점심시간이 다가올수록 햇살이 점점 따가워진다.
주차를 하고 내린 곳은 제이슨광장.
그렇다고 아주 넓은 광장은 아니고 쇼핑타운들이 운집한 곳 중앙에 레스토랑에서 꺼내다 놓은 파라솔들이 즐비한 터가 있는데 원형의 터를 일컬어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원형의 광장 둘레를 식당들이 둘러싸고 있다. 정식 건물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포장마차라기에는 좀 번듯한... 각각 전혀 다른 음식이나 스낵들을 팔고 수제맥주를 생산 판매하는 곳도 있다.
광장 바로 입구에 있는 저집부터 가잔다.
딱딱한 합판 양쪽을 댄 메뉴판
주인아주머니가 메뉴판을 펼쳐보인다.
망고가 그만이라며 망고를 시켰다.
메뉴판은 양쪽이 같은 메뉴를 나타내지만 한쪽은 기본 중국어에 러시아어, 한쪽은 중국어에 영어다.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는 사람들 외국인 비중에서 러시아인들이 단연 으뜸이란다. 특히 12월에는 더욱 더.
일단 망고를 갈아서
저런 팬에 넣고 비비기 시작한다.
그런데 비빌수록 점점 더 굳어진다. 알고 봤더니 팬 아래에 있는 기계가 냉동 장치였고, 팬에 있는 것을 급속 냉동하는 중.
망고쥬스를 계속 비비고 치대니까 점점 쉐이크 타입으로 변하더니
나중에는 생과일 소프트아이스크림으로 바뀌는 게 아닌가.
1년 좀 더 전에는 굉장히 신기한 음식이었는데, 지금은 하이난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약간 유행이 지난 거라고 그런다.
12월이지만 낮에는 한여름 날씨같은 그곳에서 노란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았는지, 지나는 사람들 중 반은 저런 푸딩 컵 안에 노란 샤베트를 들고 다니고 있다.
아직 점심시간 전이라 문을 닫은 곳도 있지만 벌써 여러가지 음식들을 내다 팔고 있는 가게들이 많다.
수제맥주로 유명한 집이라는 곳은 규모도 상당하다.
안에는 맥주가 익어가는 발효통들이 구리빛 자태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밤이면 여기서 맥주를 시켜서 제이슨 광장 가운데 있는 테이블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한 가득.
그래서 일찍 오지 않으면 자리도 없단다. 그들을 위해 밤마다 공연도 있다고 하니, 제이슨 광장은 산야의 야경이나 푸싱제와 함께 밤에 마실오기 좋은 명물로 자리잡은 곳으로 보인다.
섬머몰의 맛집들
광장 입구, 그러니까 망고샤베트를 사 먹은 반대쪽에 있는 쇼핑몰이 섬머몰인데, 1층에 하겐다즈가 있다.
그리고 설빙도...
안내해 주시는 분이 여기 설빙은 한국의 설빙을 흉내낸 짝퉁이라고^^
그러거나 말거나 맛만 비슷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맛도 좀 다르단다. 직접 맛 보지 않아서 품평은 생략하는 걸로~
섬머몰 입구다.
1층은 면세품들이 장악하고 있다.
우리는 식사를 위해 바로 위층으로 올라간다.
딱히 메뉴를 정하지 않아서 찬찬히 어떤 가게들이 있는 지 둘러본다.
한창 유행하고 있다는 가게에는 정말 사람들이 잔뜩 들어차 있다.
저런 이쁜 돼지 진빵과 오리훈제를 같이 팔고 있다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애 어른 할 것 없이 만족도가 높은 곳이란다.
바깥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요리과정을 볼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호객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빵 만드는 과정은 군침이 돌았다. 쩝~
물론 머리부터 발까지 다 달린 오리, 닭 등이 익어가는 모습을 나란히 볼 수 있긴 하지만...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맛집으로 유명한 커리 가게도 있다.
인사를 하고 잠시 사진이라도 좀 찍어 볼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래라고 한다.^^
예상 밖의 멋진 인테리어와
화사한 분위기가 좋은 식당이다.
개인적으로 덮밥이나 커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지, 젊은 사람들에겐 무척 인기 있는 명소란다.
사진만 몇 장 담고 일단 패스~
여긴 별다방이다^^
중국에서도 이젠 스타벅스가 그리 희귀한 곳이 아니란다. 별다방 특유의 녹색 느낌은 별로 없고 붉은 색 느낌이 강한 게 특이하지만.
입구에 있는 로고의 여신은 분명 녹색 원 안에서 미소짓고 계신다^^
섬머몰에서 가장 맛있는 집들을 소개하더니 다른 곳도 가 보자고 한다.
외관이 유리로 된 휘어진 건물이라 섬머몰을 찾기는 쉬울 것 같다.
스타벅스에서 바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바깥으로 바로 나올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나와서 그대로 직진을 하면 완전히 원통형으로 생긴 건물이 있다. 여기도 식당이 대부분인 상가인데,
섬머몰과는 2층에서 바로 연결되는 다리를 공유하고 있다. 해당만의 면세점처럼...
여기 분들 이런 공중 다리 참 좋아하는 듯^^
그렇게 사진을 찍고 돌아서다가 깜짝 놀랐다.
원통형 상가 3층에서 다리에 붉은 끈을 묶은 닭이 한 마리 우리 머리 위에서 자유낙하~를...
하도 순식간이라 사진은 못 찍었지만, 이 녀석은 힘찬 날개짓(물론 다소간 낙하 속도를 느리게 하긴 했지만, 역시 닭은 나는 재주는 없었다)과 괴성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더니, 다행히 무사히 땅에 착지하고는 유유히 주차한 차량들 사이로 도망가 버렸다.
아마도 위에서 무슨 고사라도 지냈던 모양이다. 도심 중간에 빌딩에서 비상을 시도한 닭이 '마당을 나온 암닭'처럼 자유의 몸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누군가 급하게 계단을 뛰어 내려왔고, 멀리 사라져 가는 닭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것까지만 확인할 수 있었다.
마침 우리 차도 그 언저리였고, 바로 차를 몰고 파인애플 몰로 이동을 한다. 사실 걸어가도 될 거리긴 하지만, 다시 돌아올 필요 없이 식사 후 바로 이동하기 위해서...
가는 길에 맞은편에 있는 큰 마트를 담았다. 주로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곳이라는데, 바로 앞에 있는 섬머몰이나 파인애플 몰과 같은 물건을 팔면서도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팁도 설명해 준다^^
파인애플 몰
섬머몰이 기념품 구매를 중심으로 설계되고 운영되고 있다면, 여긴 정말 식당가들이 빼곡한 곳이다.
1층엔 한글로 된 가게들도 더러 보인다. 주인도 한국인이란다.
버거를 주문한 중국인 여성분은 농심 신라면과 사리곰탕면을 박스째 구입해서 들고 가고 있다^^
'마마스' 옆에도 '눈내리는 마을'.
여기도 설빙 아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아까 거기 보단 인테리어 신경도 많이 쓴 것 같고 이용객도 더 많아 보인다.
건물 중앙에 나선식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군데 군데 음식 수준이나 맛이 괜찮은 집들을 소개해 주면서 점심 식사 장소를 고르란다.
2층이었는지 3층이었는지 가물가물한데, 건물 한쪽에 마트도 있다. 파인애플 몰에 오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 한다.
기념품 선물은 마트지^^
추천해 준 맛집들과 메뉴들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음에 파인애플 몰에 갈 일이 있으면 들려 볼 요량으로 맛이 괜찮다고 하는 곳들 사진만 우선 담아두고...^^
그 중에 가장 끌리던 곳이 이곳인데, 철판 볶음이면 인터내셔널 입맛 보장일테고...
불행하게도 자리가 없었다. 우리가 또 줄서서 먹고 그런 사람들은 아닌지라 ㅋㅋ
식당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어서 먹고 싶은 욕구를 충분히 자극하는 호객방식을 갖춘 곳이긴 하다.
자리가 없다는 말은 인기가 있다는 말도 되니... 아쉽긴 했다.
밖에서 볼때는 하나의 건물로 보였는데, 제법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한 가운데가 뚫려 있는^^
최근에 개업을 했는지, 소개해 주는 분들도 모르는 곳이라는데, 사람이 제일 많이 모여있다.
스테이크를 판매한다.
일단 뭐, 맛은 둘째치고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통에 여기도 패스~
대충 메뉴만 살펴보고 다시 식당 찾아 삼만리다...
그러다 발견한 또 하나의 한글 간판.
식당이름이 '아자아자'는 좀 웃기지만 중국어로는 중의적 의미가 또 있겠지 뭐.
결국 멀리 돌고 돌아 거의 두 쇼핑몰의 맛집들을 쭉 한 번씩 다 훑고 나서 선택한 곳은 두부 전문점이다.
이런 현대식 쇼핑몰에 어울리지는 않지만, 식당에서 두부를 직접 만들어서 쓰고 있다.
길쭉하게 생긴 식당은 한쪽 전체가 주방이다.
성인 허리 정도의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요리 전과정을 볼 수 있게 해 두었다.
봐도 뭔지는 잘 모르지만 이런 메뉴들이 있다는 거~
주문을 마치고 식당앞으로 가자고 하셔서 따라 나선다.
식당 앞에는 에피타이즈로 즐길 수 있는 각종 두부 과자들이 놓여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맘에 들었던 따뜻한 콩국.
맑게 푼 콩 물인데 두부맛이 그대로 살아있기도 하고 강한 자극만 주던 중국음식들 사이에서 단연 담백하니 즐기기 좋았다.
잔이 좀 작아서 자주 왔다갔다 해야하는 애로는 좀 있지만...
긴 주방 앞에 놓인 잔디는 인테리어 인줄 알았는데, 실제 녹두 새싹이다.
바로 음식에 사용하는 신선 재료란다.
그리고 테이블 사이의 파티션 위에 자라고 있는 것들도 모두 신선채소^^
이쯤되면 왜 이집으로 선택했는지 알만하다.
중국식에 물린 한국인들을 위한 배려 + 중국음식은 불결할 거라는 인식을 깨주기 위한 노력 등등일테지.
무엇보다 뿌리채 포트에 담겨있는 채소를 인테리어 재료로 쓰고 있으면서 필요시 바로 요리에도 사용하고 있다는 것.
런던에 방문했을 때, 새벽 조깅중에 봤던 일일 딜리버리 채소차를 보면서 머리를 딱 치는 듯한 느낌과 비슷했다. 배달원이 채소를 주문한 집 앞에서 내려서는 각 집 현관 앞에 두고 가던 채소도 비닐 포장된 잎사귀가 아니라 포트에 뿌리째 넣어서 포트판을 배달하고 있었거든.
어릴때부터 장에서 대파를 사 오신 어머니는 모래만 담긴 큰 화분을 파서 바로 심으셨다. 그리고는 물 한 바가지를 붙고, 두고두고 한 쪽씩 꺼내서 사용하셨다. 대파 한단은 그렇게 한 달 정도 먹었던 것 같다.
다듬어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장만한 채소를 사오면 물론 편하지만, 지금처럼 핵가족들이 태반인 각 가정에서 모르긴 몰라도 먹는 부식재료보다 버리는 양이 더 많지 않을까?
런던에서 본 장면은, 냉장고 보관이 아니라 싱크대에 포트째 두고 필요에 따라 뽑아서 쓰는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도 꼭 한 번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장면이다. 머리속에서 전구 하나가 켜진 듯한 느낌.
그걸 하이난에서 다시 느끼게 될 줄이야. 비록 딜리버리 시스템은 아니지만, 식당에서 신선한 야채를 제공하는 최상의 방법이지 싶다.
그렇게 나온 음식들이 참 정갈하고 건강해 보인다.
고기가 주재료 일 것 같은 음식들은 식감만 육고기 느낌을 나게 했지, 모두 두부가 재료란다.
경주 보문단지 어디쯤에 있던 콩고기집 처럼 말이다.
오리 요리는 실제 오리가 들어있다^^
딱 하나 주의해야 할 건, 바로 고수(샹차이).
이상하게 이 풀은 영 적응이 안된다.
두부를 눌러서 얇게 만든 것을 채로 썰어서 국수처럼 비벼 먹는 건데, 여기 삐져나온 녹색 풀은 전부 고수다. 고수맛을 싫어하는 나같은 한국인들은 주문시 고수를 빼달라고 해야한다는 거...
우린 깜빡하고 그냥 주문을 해서, 빼고 비벼먹...
어도 되는데, 금새 우리를 위해 고수를 뺀 음식을 하나더 주문해 주신다.^^
하여튼 오랜동안 밥 한번 먹어볼끼라고 훑고 돌아다닌 보람이 있었다.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그리고 전날 대접도 받고해서 이건 내가 계산을 했다.
물론 공짜가 더 맛있는 법이지만,
호텔 식사도 중국식의 자극적인 식사도 물린 방문객이 한 번쯤 들르기엔 참 좋은 메뉴다.
다시 하이난을 가게 되면 또 갈 것 같은 곳~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서도 연신 설명을 해 준다.
요즘 중국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라면집이란다.
누들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이 강한 중국이지만 역시 젊은 친구들은 그런 거 저런 거 안따지는 듯.
일식 라멘집이 대 유행이라니...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앞에 선 남성분이 헤드기어를 쓰고 있어서 뭐하는 분이냐고 물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심부름센터 직원이란다.
장도 봐주고, 은행 업무도 대신 봐 주는 등 뭐든 가능한데, 주로 음식을 시키면 그 식당에서 음식을 찾아서 갖다주는 일을 많이 시킨단다. 전국망을 가진 거대 기업도 있다고...
건물 밖으로 나오다가 만난 식당인데, 여긴 뭐 요즘 한국인들한테도 유명한 곳이라서 줄을 서서 먹는 사람들 대부분이 한국인들이라는 설명이다.
이날도 기다리는 분들이 보이는데 행색이 딱 한국인^^
얼마나 유명한 곳이길래 그런가 싶어서 일행을 세워두고 혼자 들어가서 사진을 좀 담아본다.
약간 술집 느낌이 나는 인테리어다^^
대부분은 젊은 사람들인데 더러 가족 단위의 식객들도 보인다.
기다리는 동안 미리 주문을 해서 앉자마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손님은 어차피 주문하고도 음식을 기다려야 하니, 시간을 줄여서 좋고, 주인장 입장에선 회전율을 올릴 수 있어서 좋고^^
허걱!
건물 안에서도 열차를 운행한다. 꼬마 열차는 하이난 전체의 유행인건가...
건물을 이탈하는 마지막까지 사진을 몇 장 더 담아본다.
중국인들의 외식 문화가 우리나라와 거진 구분이 가지 않거나 오히려 더 다양하고 화려한 듯한 인상을 주는데, 관광특구의 특징이라고만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인들의 이용이 자연스럽다.
비록 하이난이 호텔 패키지 중심의 휴양지라도, 이렇게 군것질이나 별미를 즐기면서 쇼핑도 하고, 밤에 맥주도 한 잔씩 할 수 있는 곳은 알아두면 좋을 듯...
섬머몰이나 파인애플몰이 산야의 중심 시내에서 대동해로 빠지는 가운데 쯤 있는 곳이라 산야, 대동해에서 투숙한다면 택시로 잠깐이면 닿을 수 있어서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