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4.14
간 밤에 훠궈와 함께 거나하게 한잔^^
훠궈는 무조건 빼갈이더라는...
헌데, 누구였는지 소맥처럼 맥주를 타서는 "빼맥"이라고 맘대로 명명해버리고는 몇 잔을 돌렸다.
그게 또 신기한 게 칭다오의 부드러움과 빼갈의 깊은 향과 만나서 나름 술술 넘어가는 거다.
덕분에 아침 숙취는 당연지사. 특히 "곡's"가 많이 먹었다.
촬영차 따라 온 막내 "초이"의 여자친구(칭다오에 산다)가 밤늦게 상해로 넘어온다고 하니, 곡's"가 올 때 사오라고 시킨 신라면... 여기까지 와서 무슨 라면이냐고 그랬더니 아침에 물을 끓이자, 너나 할 것 없이 덤빈다.^^
다년간 숙취 생활에 통달한... 달인 병만 곡's 선생의 선견지명과 혜안이랄까...
곡's는 지 방도 놔두고 우리방 바닥에서 잤는데, 일어나자자마자 노트북으로 작업에 들어간다. 어제 회의 결과를 반영해서 코딩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루종일 해야한다. 숙취의 달인이지만 개발자의 비애...
"J"와 나는 특별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 최대의 테마파크라고 오픈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상해 디즈니랜드"에 간다.
상해의 "명성"이가 가이딩을 해 주기로 했는데... 아직 오픈한 지 얼마 안되어서 사람들이 엄청나게 찾는단다. 인파는 각오하라고 초장부터 겁을 준다.
여행기간 : 2017.4.13~4.16
작성일 : 2017.11.6
동행 : with 곡's & J 그리고 초이
여행컨셉 : 워크숍 참석 출장
상하이 디즈니랜드 입장하기까지
디즈니랜드는 상해 중심부에서 약간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 갈때는 차로 데려다주고 올때는 지하철을 체험해 보기로 했다.
호텔은 "홍차오 공항"에서 가까운 편인데 디즈니랜드까지는 차로 3~40분 정도 가야한단다.
큰 도로에 접어들어서 'J' 갑자기 앞차를 가리키면서 사진을 한 장 찍으라고 한다. 또 우리 머시마들 세계에서는 잡스 만큼 관심의 대상인 양반이 '엘론 머스크' 아니겠는가?
한국에서도 보지 못했던 테슬라 실물을 보고는 다들 신기해 한다. 완전 촌놈들이 따로 없다.
상해의 도로는 전 세계 자동차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거의 모든 브랜드가 다 보인다.
카메라를 꺼내든 김에 이것 저것 풍경을 담아본다.
길가에 있는 아파트인데, 집집마다 긴 대나무 장대를 창밖으로 내 걸어서 묵직한 이불 빨래들을 널어놓은 풍경이 재밌다.
명성이 왈, 저런 집들은 연세 많으신 분들이 살고 계시다는 증거란다. 아파트 생활로 삶의 형태가 변했지만, 예전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거겠지. 한 세대가 감당하기에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가팔랐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제부터 찍어보려고 시도했던 자기부상열차.
속도는 KTX보다 더 빠르다. 출퇴근 길에 KTX를 늘 보게 되지만, 어느 정도 이상의 속도감에 눈으로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다. 그냥 엄청 빨리 지나가 버린다^^
빌딩 숲을 빠져 나오자, 멀리 '디즈니랜드 성'이 보이더니 이내 톨게이트가 나온다.
우린 외곽 어디라서 톨게이트를 빠져나가야 하는구나 했는데, 그게 디즈니랜드 들어가는 1차 관문이었다는...
그리고 우리를 처음 맞아준 건 어마무시하게 너른 주차장^^
그렇게 차에서 내리니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많긴 하지만 뭐, 어느 테마파크인들 이 정도 인원이야 뭐...
중국에서 이런 거 첨 보는 것 같다. 요즘은 세계 어딜 가나 흡연구역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고, 중국도 예전보다는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중국은 담배 천국^^
아이들의 동심을 위한 조치일까? 요런 깜찍한 것들이 중간중간 보인다.
사람들을 따라 긴 에스컬레이터에 오른다.
사람들이 많이 없을 때 온다고 아침에 서두르긴 했지만, 벌써 점점 많아지는 사람들..ㅜㅜ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면 육교다. 외부세계와 디즈니 세계를 연결하는 구름다리같은...
가족들, 연인들... 이 다리를 지나는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행복한 표정 가득.
아이디어가 참 중국답다. 마치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베이징의 천단같지 않은가^^
디즈니의 상징.
전 세계 모든 이들이 디즈니하면 떠오르게 되는 바로 그 성..
다리 위에서의 거리감이란... 저기가 입구거나 센터일텐데, 상당히 떨어져있다. 도대체 이 사람들 얼마나 크게 만든 거야.
다리 아래로는 고속도로가 지나고 디즈니랜드로 들어갈 수 있는 램프가 있어서 다리 아래로의 "월담" 따위는 불가하니 천혜의 요새랄까^^
스타 레이크
디즈니랜드는 크게 놀이시설이 모여있는 공간이 대표적이지만 한쪽 전체가 인공호로 된 곳도 포함하고 있다. 건물들은 숙박이 가능한 호텔들. 모두가 디즈니랜드에 속한단다.
'꿈과 희망의 어린이 동산'...
우리 나이쯤 되면 그딴 거와는 별 상관 없다는 걸 잘 안다.
다리를 지나니 바로 '녹색여왕'이 유혹한다. 이런 상술... 엔 속아주는 수 밖에. 그냥 지나치기엔 여기 와서 마신 커피가 믹스 밖에 없고, 날도 너무 덥다.
원형으로 된 복층구조의 스타벅스.
사람들이 많다. '차의 나라'지만 젊은 사람을 중심으로 커피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가장 많이 찾는 메뉴가 '아메리카노' 또는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인데, 주문하는 발음을 들어보니 거의가 라떼 등 약간 달달구리한 것들이 많다.
갓 오픈해서 그런지 깔끔하고 실제 장식이며 디자인이 세련된 느낌. 이른 시간에 정작 디즈니랜드에 들어가지는 않고 수다 삼매에 빠진 이들이 더러 보인다.^^
자전거의 나라, 담배의 나라, 차의 나라, 그리고 요즘 "QR코드의 나라"가 중국이다.
디지털에 적응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문자체계를 가지고 있는 덕에... 기호와 상징으로 맹점을 극복한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는 생각보다 QR코드 사용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반해서, 중국 어딜가나 많이 쓴다.
특히 휴대폰 결제 앱 사용이 활성화되는데도 일조하고 있는 듯하다.
열에 일곱, 여덟은 휴대폰으로 결제하고 QR코드로 된 쿠폰을 사용하고...
우리도 끼니를 대체할 정도의 빵과 샌드위치 등을 사서 먹고 다시 이동.
손에 '아아' 한 잔씩 들고 나오니, 바로 옆에 스타벅스보다 더 큰 원형 건물이 기다리고 있다. 기념품 가게다.
하~ '꿈과 희망 이전에 사고 싶은 물건이 먼저 유혹하는 나라' 되시겠다. 우선은 디즈니랜드 입성이 먼저다. 애들 아빠인 나와 'J'는 나중에 들러보자는 암묵적인 약속만 해 놓고...
광장의 나라^^
어딜가나 광장인데 여기라고 예외일 수야...
살면서 많았던 광장들이 점차 사라지는 걸 지켜보며 자란 내게는 부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광장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이고, 때로 응집된 힘이 표출되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박정희 시대 이후 계속 사람들이 모이는 걸 막아왔다. 자연스레 광장도 하나 둘씩 사라졌다.
대학교 사회관 앞 광장은 잔디밭과 파고라가 자리잡았고, 부산역 광장앞에는 커다란 분수대가 설치되었다.
어쩌면 중국은 광장의 표출된 힘으로 탄생한 나라기도 하니, 광장을 권장하는 분위기랄까. 중국에서 광장은 인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매표소와 개찰구 앞도 그런 실용적 목적이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몰리니 그 사람들이 줄을 설 수 있도록 하기위한 것이리라. 중국에서 관광지 매표소 앞은 대부분 광장이기에.
여기까지 오면서도 충분히 한나절을 즐길만한 것들이 있다. 몰려오는 사람들 중에는 비싼 비용을 내고 입장하지 않고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샵에서 한 두 가지 기념품만 사서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들을 위한 조치일까 멀리 디즈니성이 시계탑 너머로 자태를 드러내 주시기도 하고...
아, 이게 인파라는 거군^^
일찍 왔지만 벌써부터 개찰구 앞은 병목현상 시연중...
크게 두 군데로 나뉜 개찰구 숫자만 열 개가 넘는다.
완전 개장 초기보다는 그래도 약간 줄었다는데...
저 검색대만 통과하면 팔로군 원정(?)이 끝나고 디즈니랜드에 입성할 수 있다.^^
디즈니랜드 입장객의 태반은 중국 내국인들이다.
중국 사람들은 여행을 가거나 이런 놀이동산에 오면, 이날은 "돈 쓰는 날" 이라는 인식을 하는 편이라 한다. 그래서 만만치 않은 입장료지만, 이왕 쓰기로 한 거니 아낌없이...
이것도 대륙의 기질^^
산넘고 물건너... 까지는 아니지만, 디즈니랜드에 가자고 아침 일찍 출발해서는 10시가 넘어서 드디어 랜드의 경계선을 넘어올 수 있었다.
랜드는 이제 시작인데, 날씨도 좋은 편인데, 딸린 식구들도 없는 편인데... 아빠들은 이제 이런 곳에서 주는 설레임만 예전 같지 않은 나이가 되어 버린걸까.
사람들 틈으로 들어가기가 살짝 두려워지는 순간이었다.
아마도 인공미에 크게 감동받지 못할 나이가 되어 버린 걸 수도 있다. 시계탑 밑으로 난 문을 지나 펼쳐진 세상은 그런 우리들에게도 놀라울 정도.
이렇게 크게 이렇게 화려하게 꾸며 놓아도 되는 건가 하는...^^
본격적인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탐방기는 다음 포스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