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4.14
메인 스트리트 풍경
드디어 디즈니의 나라에 입성했다는 건, 이 나라에 방금 입국(?)한 수많은 사람들을 확인하면서다^^.
햇살도 찬란한 금요일 오전에 마법에 끌려가듯 디즈니성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의 꽁무니를 쫒아 세상에서 가장 크다는 테마파크 놀이공원으로 들어간다.
여행기간 : 2017.4.13~4.16
작성일 : 2017.11.7
동행 : with 곡's & J 그리고 초이
여행컨셉 : 워크숍 참석 출장
모두가 정말 하나된 마음으로 동심으로 돌아간듯^^...
사진으로 보니 참 웃긴데, 실제 저곳에 가면 뭔가 바이러스 같은 게 있다, 나도 모르게 하하호호, 그리고 도널드덕과 그의 여친 사이에서 사진이라도 같이 찍으려고 줄 서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ㅋㅋ
저 뒤에 보이는 디즈니성이 광화문이고 서울시청앞부터 청계천을 지나 이어지는 세종대로... 같다고 하면 좀 이상하겠지만, 진짜 특정한 문화를 가진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비현실적인 현실이 눈앞에 펼쳐진다.
다들 이런 맛에 놀이공원에 오는 거구나 싶은...
저 중년 아저씨도 완전히 이 분위기에 적응했는데... 나와 'J', '초이' 그리고 '명성'이가 어색한 유일한 사람인 듯... 인파 속에서 정신줄 겨우 붙들고 있는 촌놈들.
관문대로 격인 제법 긴 메인 스트리트를 들어가면 호수와 다리가 얽힌 넓은 곳이 나타난다.
그 초입에 이 꿈과 희망으로 뒤덮인 나라를 처음으로 시작한 아저씨의 동상이 있다.
어릴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더니 결국은 생쥐를 주인공으로 세계 대전 중인 인류에게 "캐릭터인형"이라는 신문명을 안겨주신, 바로 '디즈니'아저씨^^
인공호와 여러 개의 다리를 중심으로 갑자기 선택지가 넓어진다. 양 사방으로도 길이 있고 정면에 여전히 디즈니캐슬~
밀려들어오는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분산되도록 고안한 방식 같다.
당연히 놀이동산이니까 아이들을 대동한 가족들이 가장 눈에 많이 보였지만, 연인들도 부지기수.
이날 가장 많이 본 의상은 엘사 역을 새로 맡게 된 꼬마 여자아이들의 저 '캔디바' 색 의상이지 않을까?^^
놀이기구들이 몰려있는 곳은 약간 왼쪽으로 가야 나오지만, 호숫가에 회전목마는 외따로 하나 서 있다. 이정도는 이제 놀이기구가 아니라는 듯...
미래의 꿈이 울라프거나 엘싸인 꼬맹이들이 엄마와 함께 유유자적 핑크, 옐로 목마에서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
요즘 놀이기구 축에도 들지 못하는, '말못하는 짐승 로데오'도 이미 몇 겹의 줄이 둘러싸고 있다.
그렇게 1차로 꼬맹이들과 그들의 부모를 유혹해 준 덕분에, 메인 스트리트는 다소 연령대가 올라간다^^
중고생과 젊은 연인들이 더 많이 눈에 띄는군.
내가 누군가의 추억에 배경이 되어주면서 서로서로 상부상조하는 아름다운 광경이 쭉 이어진다. 어찌나 다들 사진기에 셀카봉을 많이 들고 다니는지...
성이 이제 바로 코앞이다.
진짜 영화시작할 때 봤던 모습 그대로고 규모도 웅장하다.
인도에서 달라이라마를 보러 갔을 때, 달라이라마에게 다가갈수록 인구밀도가 점차 높아졌던 바로 그런 경험... 신(꿈과 희망의)에게 다가갈수록 어깨를 맞대는 사람들은 늘어갔다. 내가 가는 게 아니라 큰 흐름을 따라 느린 유속으로 부유하면서 점점 성으로 향한다.
어느덧 우리에게까지 차례가 왔다. 사실 저 성 안이 어떤지가 궁금했던 건 사실...
막상 성 안은 높다랗게 나선 계단 모양이 나 있지, 천장까지 뻥 뚫려 있기만 했다.
약간 겨울왕국의 왕국 내부 분위기인데, 그건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이곳 인테리어에 강력하게 반영되었기 때문일테고...
위로 올라가고 싶으면 입장료를 내야하는 구조였다.
총 두 군데의 계단을 통해서 올라갈 수 있었는데, 우리는 서로 잠시 눈빛을 교환... 만장일치로 포기하기로...
입장료가 비쌌다기 보다(사실 여기 유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은 약간 비싸긴 하다)는 너무 사람이 많아서 감히 아저씨들까지 끼어서 꼬마 친구들의 순서를 더욱 늦추는 게 도리가 아니지 않냐는 착한 사마리아인적 심성으로다가 빨리 신전과 멀어지기로 결정하기에 이른다.
결정은 재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메인 스트림은 우리가 이 내부 공간에 머물 시간적 여유를 오래 주지 않았다. 결정과 실행은 흐르는 찰라에 이뤄져야 했고, 동시에 순간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결정적인 순간을 찍어야만 했다.^^
성에서 약간만 떨어져도 인구 밀도가 훅 떨어진다. 다시 평온한 일반 백성으로 나라를 유람할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군데 군데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이 있는데, 역시 어딜 가나 줄을 서야... 그나마 먹는데서 줄서는 게 제일 짧지만.
오늘 하루, 미니마우스의 사촌 조카들이 되기로 결심한 듯한 이 친구들...
우리 바로 앞에 줄을 서서는, 아이스크림 사재기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사가더니 바로 옆 가느다랗게 생긴 그늘을 찾아 저러고 있는 게 재밌다. 한창 질풍에 노도할 나이지 싶다.^^
이렇게 가족, 연인 말고도 동성의 젊은 친구들끼리 다니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하드를 빨며 지도를 펼쳐들고 전체 나라의 영토를 한바퀴 빙 도는 계획을 세웠다. 입장한 방향에서 9~11시 방향을 먼저 공량해 보기로 했는데, 가는 길에 사람들이 벽을 세워서 가로 막고 있다.
유명 연애인이라도 온 게 분명하다.
모든 이의 시선이 끝나는 곳엔 높다란 문이 있고, 이미 좋은 위치 선정 신경전을 마친 백성들은, 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손에 손에 강력한 HD급 무선 전자통신 장비로 무장하고 양옆으로 벽을 형성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이 되자, 문이 열리고 그 사이로 디즈니 캐릭터들이 쏟아져나온다.
퍼레이드 시간에 맞춰 오려던 건 아닌데 본의아니게 길도 막혀 더 이상 갈수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퍼레이드 행렬을 즐기거나 담는 것 뿐.^^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연대기 순에 따라 오래된 캐릭터들이 먼저 등장한다.
미니마우스, 구피... 나도 아직 이름이 기억나는 캐릭터들.
이들은 오늘 우리 눈에 자주 띄는 군^^. 그늘을 찾아낼 때부터 알아는 봤지만, 저 위태로우면서도 안정적인 위치 선정과 쿨한 표정이란...
시간이 지나자 비교적 최근 캐릭터들이 지나간다.
토이스토리의 캐릭터들.
중국 내국인들 뿐만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놀러왔다.
잠시, 우리 꼬맹이들도 여기 같이 왔더라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 본다.
누구시더라...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토이스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장난감 병사들^^
어릴 때 딱 그만한 크기의 장난감 병사들을 가지고 놀던 생각이 난다.
밝은 햇살 아래, 사람들이 제각각 어린 시절의 추억 한자락씩 꺼낼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지 아니한가.
동물, 장난감 캐릭터가 지나가고... 아마 메인이 아닐까 싶은... 엘사 동생, 안나였나? 그리고 그녀의 남친 등장!
동물 캐릭터는 탈을 쓰지만, 사람 캐릭터는 선남선녀가 분장만 하고 등장한다.
아이들 덕에 겨울왕국을 두 번 봤지만, 이런 캐릭터들이 있었나 싶은데, 상상력과 의상이 돋보인다.
인어공주 캐릭터 일지도 모른다 ㅋㅋ
영화 겨울왕국의 주인공이 엘사였나?
간단하게 동생 커플이 등장하는 것과 달리 궁전 채로 입장해 주시는 엘사^^
장장 30분간의 퍼레이드는 엘사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지 않을까 한다.
울라프가 끄는 썰매 위, 이 퍼레이드에서 유일하게 두 번 등장하는 안나, 그리고 엘사 자매가 해피엔딩 이후의 우정을 과시한다.
아니었다.
그렇지, 여긴 중국^^. 중국 캐릭터가 대망의 끝을 장식해야 말이 되거늘...
화려한 성채와 말탄 장군들, 현란한 복장과 깃발의 군사들이 잔뜩... 지금까지와는 규모가 다르다.
그렇지. "뮬란"이 있었지^^
모형 말의 사이즈 봐라~^^
말 뒤로 대북을 치는 고수와 해태 두 마리가 지키는 성문이 지난다.
사진엔 담기지 않았지만, 심지어 저 마차의 꽁무니에서는 화염이 나오기도...
엥? 뮬란이 엔딩이 아니었단 말인가?
푸우부터 그 동안 어린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았던 캐릭터들이 대거 대미를 장식하는군.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캐릭터들이 탄 거대한 마차가 지나고
양갈래 길을 만들던 사람들은 퍼레이드의 끝과 함께, 순식간에 길을 메운다.
그제서야 길 건너편으로 가보니 거긴 넓은 화원이다. 땅이 넓으니 참...
그리고 퍼레이드 내내 사진 배경이 되어 주었지만 주목받지 못하던 독특한 지붕의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상해 디드니랜드에서 제일 현대적인 느낌이 나는 공간이 이곳이 아닐까 싶은...
복잡해 보이는 복층이 마치 SF영화의 한 장면에서 본 듯한 디자인.
멀리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천막처럼 보이는 지붕 아래로 슝하고 스쳐지나는 열차 모양만으로도 이것이 롤러코스터구나 파악할 수 있다.
"트론"이란 영화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롤러코스터.
영화에서 주는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내는 청색의 불투명한 구조물 속에서 비명소리가 가까워졌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여느 롤러코스터와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사람들 바로 옆으로 스치면 지난다는 것.
지나치면서 내지르는 비명소리가 자동 유인장치가 되어준다.
비명소리가 클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트론 롤러코스터로 가는 길에 있는 놀이기구. 트론의 인기에 비하면 여긴 한산한 수준.
우리도 길을 따라 비명소리에 이끌려 점점 다가간다.
퍼레이드가 있던 큰 길에서 우리가 가는 2층 통행로가 빙그러니 둘러서 가는 가운데는 성큰 광장 형태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도 많은 사람들이 비명소리에 끌려 계단으로 올라오는 모습이다.
방금 비명소리에 동참했던 사람들인지, 아님 비명 지를 준비는 다 되었으나 차례를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인지 가뜩이나 파란 톤 아래 새파랗게 질린 사람들이 넋을 놓고 앉아 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로 열차가 지나간다. 열차는 영화에서 봤던 트론 모형을 그대로 닮아있다.
"초이"는 다른 건 포기해도 이것만은 꼭 타봐야겠다며 느려터진(느린척 하는) 형님들을 재촉한다.
여기까지 오면서도 몇 개의 놀이기구들이 있었지만,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감히 엄두를 못내었다. 모든 놀이기구 매표소나 입구에는 이것처럼 웨이트 타임을 알려준다.
지금 매표를 하면, 무려 135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것 하나만이라도 타보자고 조르는 막내 '초이'의 성화를 가볍게 못 들은 척하는 겁많은 아저씨들...
미안하다~
대부분의 놀이기구가 보통 2시간 정도 기다려야 탈 기회가 생기는 것 같다. 따로 앱이 있어서, 신청을 하고 그 시간 언저리에 가서 탈 수 있기때문에 예전처럼 줄을 서서 시간을 죽일 필요는 없다.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며 안되겠다고 자리를 옮기는 우리들... 실은 우리가 트론을 타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 정말 정말 이런 거 무섭다. ㅜㅜ
초이를 어르고 달래서 바로 옆에 있는 캄캄한 공간 속으로 들어간다.
영화 속 같은 분위기에, 영화에서 봤던 머신들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는 공간이다.
영화에서도 "쉐브레"사의 머신들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노란색으로 PPL 제대로 해 주고 있다.ㅋㅋ
모형 외에도 컴퓨터 게임처럼 조작하면서 즐기는 공간, 터치스크린으로 이것저것 다뤄볼 수 있도록 한 공간이 강렬한 형광느낌의 조명 아래서 아이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고,
직접 타 볼 수 있는 코너도 있어서 순간순간 사진 찍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디즈니랜드에 입성한 지 몇 시간이 흘렀지만, 이제 겨우 디즈니성을 바라보고 왼쪽편을, 그것도 놀이기구 하나 타 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퍼레이드 하나만 봤을 뿐인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배도 고프고...
반대편, 오른쪽은 또한 물의 나라가 펼쳐져 있다는데...
봄날 치고는 좀 더운 상해 날씨와 계속해서 기꺼운 비명들에 둘러싸인 내 오감들이 그로기 상태에 빠지기 전에 우리들도 잠시 숨고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얼마나 다행인가?
아이들과 함께 왔더라면 분명 그들의 에너제틱한 몸을 따라다니다가 골병이 났을 지도 모를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