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06. 상하이 디즈니랜드 3탄 캐러비안~
2017.4.14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드는 게 디즈니랜드다.
살짝 지쳐가던 아저씨들은 잠깐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새로운 도시로 떠난다.
성을 바라보고 왼편에 있는 놀이기구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오른쪽 편으로 이동...
우리 앞에는 더욱 거대한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여행기간 : 2017.4.13~4.16
작성일 : 2017.11.7
동행 : with 곡's & J 그리고 초이
여행컨셉 : 워크숍 참석 출장
다시 디즈니 성 앞 호수 광장
중앙의 인공호수를 다시 지난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지, 아침에 북적대던 사람들은 이미 여러 장소로 분산해서 좀 한산한 모습이다.
그제서야 더욱 정성드레 가꿔 놓은 호수 주변 풍경이 잘 보인다.
거리 곳곳에는 남녀노소가 풍선을 들고 다니고,
비눗방울을 불어대는 아이들을 심심찮게 만난다.
어드벤처 존 (Adesnture Isle)
호수를 다 지나서 새로운 환경으로 들어가는 관문 바로 앞.
이 지역은 전체 필드를 캐리비언처럼 꾸며 놓았다.
관문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는 좋은 냄새가 호객행위 중^^
디즈니랜드에는 레스토랑들도 곳곳에 있다. 바깥보다는 좀 비싼 편. 그래서 그런지, 이런 전통 양식의 식당에는 내국인보다는 외국인들이 더 많이 보인다.
허허, 어드벤쳐 존으로 들어서자마자 엘사'들'이 웨딩드레스 휘날리듯 돌아다녀 주신다.^^
원래 디즈니랜드가 준비한 것들도 재미를 주지만 찾아오는 사람들끼리도 서로간에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 받는다.
길 한쪽은 수로다. 멀리 바위산에서 폭포수가 떨어지고 그 물이 이렇게 이어져서 섬나라 어느 밀림 속을 재현내 내고 있다.
수로 위로는 사람들을 태운 카누가 천천히 미끄러져 온다.
노는 들고 있지만, 실제 추진력은 따로 있지 않을까? 오늘 처음 노를 잡아본 사람들이 저렇게 호흡을 잘 맞춰서 정확하게 강 중간으로 갈 리가 없으니 말이다. 전기 동력인지 모터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길을 따라 계속 들어간다.
볼케이노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그대로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뜨거운? 바위 사이로 원형 보트를 탄 사람들이 내려온다.
어디서 출발했는지 알수 없는 사람들은 레프팅을 즐기듯 다이나믹한 코스를 지날 때마다 비명 소리를 질러댄다.
방금 경사를 빠져 나온 사람들. 튀는 물에 흠뻑 젖었지만, 그래도 좋다^^
캠프 디스커버리 (Camp Discovery)
전체 어드벤쳐 존은 몇 개의 구역으로 다시 분할되어 있는데, 이번엔 "캠프"다.
멀리서도 잘 보이는 저 바위산의 폭포 사이로 인디아나 존스가 되어 지나는 난코스.
안전장치를 하고는 있지만 즐기는 사람들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폭포를 지나기 전 먼저 통과해야 하는 고대 무덤을 연상케하는 미션이다.
로프와 계단, 출렁 다리들로 이루어진...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정말 아이들용 캠프같은...
모든 놀이와 체험은 유료로 진행되지만 미이라가 살 것 같은 저런 무덤 속 동굴에 있는 모래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애들은 난데없이 모래놀이를 할 수 있어 좋고, 엄마, 아빠는 햇볕을 피할 수 있어서 좋고...
해적 구역 (Pirate Post)
캬~ 이건 절대 빠지면 안되는...
요즘 애들은 '캐리비안의 해적'이나 원피스의 '루피'로 꿈을 키우고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때는 '하록선장'이나 보물섬의 '캡틴 키드', 피터팬의 '후크 선장' 등 신체 부위가 하나 모자라는 캐릭터들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대양을 내키는 대로 누비는 미워할 수 없는 악당... 농담이 아니라 이들이야말로 무정부주의자, 아나키스트, 국제주의자의 모티브가 되어 준 사람들 아닐까?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에는 역시 검정색 해골 깃발이,
주둔지 건물에도 당연히 같은 깃발이 걸려있다.
결국 이 마을 자체가 해적 마을이라는 건데, 영화처럼 디테일을 살릴 수는 없다. 해적 시대는 위생따위 개념이 없던 때니, 그대로 재현했다가는 다 망할꺼니까^^.
배에 올라가 보는 건 무료. 인어공주가 선미의 거친 파도를 가르는 해적선은 애, 어른 할 것 없이 모두의 로망이니까...
배의 고증에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많이 보인다.
해적 토벌을 위해 추격해 오는 함선을 만났을 때 울리는 종은 아이들이 줄을 서서 울린다. 우린 배에 있는 내내 전투 직전의 긴장 상황을 경험해야 한다는...^^
그러거나 말거나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곳만 만나면 밀어를 나누는 연인들은 해적이고 나발이고 선미의 조용한 피신처를 찾아 온 것 뿐일테지?
갑판에서 선교로 올라간다.
바위산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만들어 낸 강물이 호수, 아니 이미 카리브해가 된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뷰만으로 올라와 볼 가치가 충분했다.
멀리 바다 건너, 성과 트론의 지붕도 살짝 보인다. 그 앞에 노를 저어서 해적구역 쪽으로 접근하는 카누의 출발지점인 듯한 선창이 있다.
해적선 바로 옆에는 당연히 해적들에 도전했던 관선들이 암초지대로 유인되어 좌초한 채 방치되어 있다. 물론 내 상상일뿐이지만.
그 배에도 올라가 볼 수는 있지만, 해적선 만큼 인기는 없어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관에서 녹을 먹는 사람보다는 반정부적 성향의 사람들이 인기가 있는 법^^
암초지대 난파선을 지나, 해적선을 거쳐서 다시 바위산으로 돌아가는 코스. 더운 날씨지만 다들 즐거워 한다.
뒤에서는 삿대로 방향을 조절하고 앞에서는 계속해서 뭔가를 해설해 준다. 물론 중국어지만.
선교의 항해사 자리에는 액자 속에서 움직이면서 말을 하는 항해사가 기다린다. 실제 캐리비안의 해적에 등장했던 항해사역 배우다.
액자가 있는 벽 앞에는 키가 있다.
키를 한 번 잡아봐야 해적선에 올랐다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키를 잡고 있는 아이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 신경전을 벌이는 장소이기도 하고...
아래쪽에는 어린 포수들... 각자의 역할극을 충실히 수행중이다.
해적 마을에서는 해적 지원자들이 끊임없이 몰려든다.
해적마을에는 레스토랑과 음료 가게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쯤되면 출출할 시간이니 식당이 몰려 있는 모양이다.
혹시 저기 튼실해 보이는 성곽은 관병들 주둔지 였다가 최근 해적들에게 정복당한 게 아닐까? 포탄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는 성체하며, 가장 높은 망루에 자리잡은 검은 깃발하며...
어드벤쳐 존을 한바퀴 돌고 나오면, 록키산맥 어디쯤이지 않을까 싶은 바위산을 배경으로 침엽수림 속에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파라솔 아래 테이블에는 가족단위로 앉아 싸가지고 온 음식들로 조촐한 파티중.
모든 길이 성을 중심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여왕님께 하직 인사를 드리고서야 디즈니랜드를 빠져 나올 수 있게 말이다.
오후 햇살이 쏟아지는 디즈니랜드 바깥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구름다리를 건너 이쪽으로 건너 온다.
그들을 위해서 소규모 퍼레이드는 계속되고.
디즈니랜드의 분위기만 맛보려고 오는 거지. 굳이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지는 않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이렇게 자체 합성사진을 찍어라는 친절한 배려^^까지.
자, 아까부터 아빠들의 숙제였던 기념품.
애들을 데려오지는 못했지만(다행스럽게도), 그래도 미키마우스 티셔츠 정도는 가져가야 면이 서는 이 시대 아빠들은 숙제를 마치려고 안으로 들어간다.
디즈니랜드 안에도 기념품샵들은 있지만,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여기마저 지나치면 끝...
뭐 이런 마음은 세계 공통아닐까? 얼정거리는 엄마, 아빠들에 동병상련, 측은지심... 뭐 그런 걸 느끼면서 쫒기듯 적당한 물건을 물색한다.
당시 스타워즈 새 시리즈가 개봉했던 터라, 어딜가나 제다이 관련 장난감, 캐릭터 상품이 주종이었던 기억이 난다.
각자의 처지와 요구, 그리고 주머니 사정에 맞게... 초등학생 아빠인 나는 티셔츠, 간난쟁이 아빠인 J는 캐릭터 인형을, 연애중인 초이는 커플티를 결제한다.
처음부터 다음 일정이 있는 시내 중심가로는 지하철을 이용해 보기로 했기때문에 처음 지나왔던 구름다리 반대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는다.
거리가 그렇게 가깝지는 않지만 걸어다닐 만한 정도.
길이 끝나는 곳에 지하철 역이 보인다.
와우~, 역이름은 "디즈니 리조트 스테이션"
이번 일정 중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버린 우리 꼬맹이들.
그런 놈들의 부러움을 한가득 안고 온 디즈니랜드의 1/10도 채 즐기지 못하고, 다만 손에 그나마 욕 듣지 않을 정도의 기념품에 안도하며 평생 다시 오지 못할 지도 모르는 "꿈과 희망의 나라"를 떠나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