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상하이 09. 차이나스토리 1회 워크숍

2017.4.15~4.16

by 조운
image_2377897811510207281580.jpg?type=w773

너무 적나라한 장면이라 블러를 줄 수 밖에 없었다 ㅜㅜ

디즈니랜드에 마시청 서커스공연만 보고 들어왔는데도 파김치가 되어 버린 아재들.
하지만 다음날 오전 8시부터 시작되는 워크숍 발표 점검을 한 번 더 해야했다.
노트북은 한 대 밖에 없고...
우리가 상해 시내를 돌아다니는 동안, 하루종일 컴퓨터 매달리다 나가 떨어진 곡's. 뒤를 이어 나도 앉아서 자료를 한 번 더 점검한다. J는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여행기간 : 2017.4.13~4.16
작성일 : 2017.11.9
동행 : with 곡's & J 그리고 초이
여행컨셉 : 워크숍 참석 출장





다같이 머리 터지게 공부한 하루


IMG_2332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대충 점검이 종료되자, 바닥에 있는 곡's의 이불을 치우고 라면+소주로 내일의 전의를 다진다.
당시 인터넷으로 전격 공개됐다는 영화 "더 플랜"을 보면서 말이다. 근데 피곤에 장사있나? 셋 중에서 영화를 끝까지 본 놈들이 아무도 없다. ㅜㅜ

DSC05438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아침에 눈을 비비고 처음 본 풍경!!

곡's다.
새벽같이 일어나 불과 2시간 뒤에 있을 워크숍의 마지막 점검을...
대단하다 친구^^.

image_5490587361510209044051.jpg?type=w773
image_4725235381510209215108.jpg?type=w773
image_1975649621510207380999.jpg?type=w773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지역마다 대표자와 실무자 두 사람 이상 참석하다보니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호텔 대회의실 ㄷ자 테이블이 꽉 찼다.
이미 대충 내용과 비전을 알고 있는 극히 몇 분을 제외하고는 사업의 메카니즘이나 성공률, 우리가 실제 진행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생소해 하는 것은 당연.
워크숍 발제는 해설과 설득의 작업이었다.

매 발제 후 질의응답 시간이 길어지고, 중간중간 열기를 식히기 위한 휴식시간이 잦아졌다.
오후라고 달라지지 않았다. 예상 종료 시간을 훌쩍 넘겨버리고 예정된 저녁 회식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야 워크숍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각 지역에 있는 분들이 자주 모일 수도 없으니 하루 워크숍 안에 많은 내용을 구겨 넣긴 했다. 더구나 첫 모임이니 오죽들 궁금한 게 많았으랴.
모두들 쾡한 눈으로 회식자리로 이동^^.
하지만 그동안 장님 코끼리 만지듯 떠 다니던 단어들과 의미들이 좀 더 현실적인 언어로 통일이 되었고, 준비해 오던 사람들끼리의 비전 정리까지 깔끔하게 되었다. 실무적으로 시작된 것도 없는데, 첫 술인데 배가 부른...^^

IMG_2337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중국분들 특유의 손님 접대문화^^ 음식의 파도가 밀려온다.
아, 다시 봐도 기름이 줄줄 흐른다...

IMG_2338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오늘을 위해서 특별히 황산 지점 부장님한테 부탁해서 공수해 온 고정귀주.
우리나라에선 좀 낯설고 나도 처음 보지만 중국에선 꽤 유명한 명주로 쳐준다.

안휘성 특산물로 옛날 조조가 즐겨 마시던 술이란다.
맑은 무색에 도수는 높은데, 그리 독하지 않고 은은한 게 특징이란다. 아주 비싸지는 않지만, 중국에서 "목단(모란은 중국 국화다)"이라는 높은 등급을 받은 중국의 8대 명주 중의 하나.
뭐 우리 입에는 그냥 다 독한 술이다만... 향은 정말 좋다.
베이징 올림픽때 매일 마시던 공부가주가 최고의 미주라고 생각했는데, 중국에는 미처 접하지 못했던 명주들이 많다. 중국에 올 때마다 다른 이름의 독주가 상에 올라온다.

이런 좋은 술은 천천히...
맛과 향을 음미하면서...
감동받고...
피드백할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먹어야 하거늘...
워크숍의 분위기 덕분에 삘받은 모두는 10박스 전체를 순식간에 거덜을 내 버린다.^^

IMG_2340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이날 나온 음식 중에 제일 맘에 드는 것.
중국 사람들은 속을 따뜻하게 하는 걸 중시하는데, 특히 술을 마실때 이런 따뜻하고 부드러운 걸 함께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설탕에 저린 황도와 하얀색 목이 버섯(검은 건 '목이', 흰 건 '은이'라 부른다)이 들어간 따뜻한 탕이다. 이런 것들을 가리켜 "누안웨이탕(暖胃湯)"이라 부른다. 지역마다 계절마다 재료를 달리하지만, 목적은 동일하다. 따뜻하게 탕으로 나온 복숭아가 좀 낯설지만, 기름진 음식 다음이라 더욱 담백하니 좋았다.
이름처럼 마시면 위가 따뜻해진다.^^





푸동공항 가는 길


DSC05446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아침 비행기를 타러 일찍 나선다.
상해에 며칠 있으면서 정작 상해라는 도시에 대해서는 별로 알게 된 바가 없다. 호텔에서 머리 쥐어 뜯거나, 지하철 안이나 놀이공원에만 있었으니까^^
떠난다니 마지막 상해의 모습이라도 담아보려고 차 안에서 카메라를 꺼낸다.
대로에는 차도와 분리된 이륜차 도로가 잘 되어 있다. 상해말고도 이런 도로가 많다 그런다.
저 작은 길로 전동자전거, 오토바이, 자전거들이 주로 달린다.

DSC05453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거의 푸동공항까지 이어지는 고가도로에 접어들었다.
우리로 치면 고속화국도 쯤 되려나, 특이한 점은 상해 거주자 차량만 다닐 수 있는 도로라는 것.

DSC05454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헉, 고가도로 옆 이케아가 있다. 아니 우리나라보다 먼저 들어왔다고 한다.

고가도로보다 높은 건물들이야 많지만, 주위에 산은 전혀 안보인다. 장강 하구의 삼각주로 발달한 곳이다 보니, 고르게 평평하고 그런 평지가 상상보다 어마무시하게 큰 곳이 상해다.

DSC05466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공항 청사 건물이 보인다. 신호등 하나 없는 넓은 도로를 타고 금새 공항에 와 버렸다.

DSC05474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우리를 내려준 곳은 보딩패스를 받을 수 있는 2층.
석별의 정을 나누고 여기서 상해 식구들과 헤어진다.

IMG_2348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청사로 들어가기 전에 이런 자판기가 있다. 원하는 나라의 유심카드를 공항에서 출국 전에 구매할 수 있다.

IMG_2349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IMG_2350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자주 이용하는 나라, 딱 9개국의 유심이 구비되어 있다.





상해발 한국행 항공편의 잦은 연착


DSC05476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DSC05477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중국의 모든 공항 청사 입장시, 반드시 짐을 스캔해야 한다. 지하철도 하는데 당연한 것^^

DSC05482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보딩패스를 받고 기념으로 한 장 담으려고 위층으로 올라갔으나, 도저히 한 앵글에 담을 수가 없을만큼 길어서리...

DSC05480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DSC05481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출국심사를 마치고 탑승구가 모여있는 곳으로 간다.
무빙워커 사이로 이런 장식들이... 여기는 중국이오~ 라는 것 같다.


우리 비행기엔 전 승객이 제 시간에 다 탑승했다.
아시아나 항공 기장의 안내메시지가 나온다. 곧 이륙한단다.
안녕 상하이~
...
엔진 소리는 커졌는데, 비행기가 꼼짝도 하지 않은지 좀 지났다.
기장이 다시 마이크를 잡는다.
활주로가 분주해서 좀 기다려야 한단다.
그렇게 한 50분을 기다렸다.







다시 안내방송... 너무 늦어져서 기내식을 먼저 제공하겠단다. ㅎㅎㅎ
이런 경험도 처음이다.
활주로에도 못가고 탑승한 그 자리에서 기내식을 먹는다? 창문으로는 옆에 나란히 서 있는 비행기와 청사 건물이 그대로 보인다^^

식사가 마치고 커피까지 한 잔 하고나자, 비행기가 움직인다.
그러나...
활주로 코앞에서 다시 1시간을 더 기다린다.

나중에 들어보니, 상해 공항은 이런 연착으로 유명한 공항이라고... 혹시 상해 경유 항공편을 잡을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단다.


이런 원인 중에는 상해 경유 항공편 고객들에게 너무 빠듯한 항공연결편을 잡아주는 항공사의 문제도 있는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항공 예약 고객이 보딩시간 전까지 티케팅을 하지 않으면 버리고 출발해 버린다. 보통 이런 케이스를 노쇼(No Show)라고 한다.
그러나 보딩패스를 받은 고객이 탑승을 하지 않으면, 무조건 기다리거나 찾아내서 태워야 한다.
연결편의 경우 미리 출발지에서 연결편 티켓까지 발권을 하기 마련이다. 연결편으로 갈아탈 때, 좀 꿈뜨게 움직이는 손님이 있어도 탑승을 기다리거나, 이 넓은 공항 탑승구를 뛰어 다니면서 찾아내야만 한다. 그렇게 한 편이 딜레이되면 빡빡한 활주로 일정이 깨지고 그 뒤의 항공편 스케줄도 어그러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유추가 맞다면, 그만큼 상해로 경유하는 항공편이 많다는 거고, 상해 푸동공항이 하늘길의 중심이 되었다는 뜻일테지. 좋게 이해하자면 그렇고, 그냥 안좋게 보자면, 아주 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적인 하늘길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 같긴 하다.

IMG_2353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IMG_2357_wide1080%EB%B0%94%EB%9E%8Cmark.jpg?type=w773

벌써 김해공항에 닿아야 할 시간에 출발한다. 늦게 출발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날씨가 받쳐주는 버드아이뷰는 어제 먹은 술독에서 퐁~ 빠져나올 수 있게 해 준다^^

이 아까운 풍경을 친구들과 함께...
고개를 돌려보니, 'J'는 졸고 있고, 어젯밤 과음으로 차량에다가 상하이 트위스트(?) 흔적까지 남긴 곡's는 기내식도 먹는 둥 마는 둥 이미 정신줄을 놓아버렸었지.
그렇게 유종의 미는 혼자서 거두는 걸로...



_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상하이 08. 상해 마시청서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