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10
식사도 마쳤으니 다시 일하러...
일하러 다닌다고는 하지만, 새로운 호텔이나 관광지를 둘러보고 이용상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필요한 사진을 담는 일이 싫지는 않다. 싫은 게 뭔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는 일을 원래 좋아하는 나로서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MGM과의 만남, 그리고 MGM 직원들과의 만남은 특히 인상 깊다.
관광객들이야 1년에 한 두 번, 어렵사리 떠나와서 인생의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거지만, 거기에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그게 일상이다. 그렇다보니 일상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를 통해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 것도 사실.
행복한 일터를 방문하는 기분이랄까. MGM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평범한 아빠, 엄마들 혹은 아들 딸들은 유달리 행복해 보였다.
여행기간 : 2017.7.9~7.13
작성일 : 2017.11.28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하이난 답사
MGM 그랜드 리조트는 백화곡에서부터 산야베이쪽으로 도보 10분 정도 거리. 야롱베이 중앙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로비는 독특한 구조물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펼쳐져 있다.
객실 건물은 이 로비동을 중심으로 동서 양방향의 날개 모양. 살짝 야롱베이를 품듯이 휘어져 있다.
거미줄 혹은 거대한 알을 형상화한 듯한 로비 중앙 구조물 한 가운데 사자 한 마리가 늠름하게 버티고 있다.
이 친구 이름은 실크로드^^
MGM?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아!
이 사자를 보는 순간 번쩍하고 떠오른다.
그래! MGM 영화사~
왜 헐리웃 영화 중에서, 시작할 때 사자 한마리가 '어흥'하는...^^
우리에겐 영화사로만 알고 있는 MGM이 운영하고 있는 호텔 체인이란다.
그래서 인지 호텔 곳곳에는 사자들이 엄청나게 많다.^^
사자만 많은 게 아니라 사람도 아주 많다.
오늘 우리가 투숙해야할 호텔이기도 해서, 체크인을 하려고 하는데... 한참을 저렇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이제 막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 대부분.
어떻게 이렇게 가족들 여행이 많은 건지... MGM이 야롱베이에서 가족 여행객들에게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 지는, 잠시후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차례가 되었는데 이번 일정동안 우리를 안내하고 있는 '걸'이와 카운터 직원과의 대화 내용이 길어진다. 어째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
실은 어제 투숙했던 호텔에서 오전 일찍 체크아웃을 했는데 그게 온라인으로 비자를 관리하는 당국에 전달이 되지 않은 것.
중국에서 유일하게 비자 면제가 허용되는 곳이 하이난이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외국인 유치의 일환인 것.
근데 중국 당국은 만약에 발생할 지도 모를 사태에 늘 대비를 해 둔다. 면비자 방문객에 대해서는 숙박 정보를 매일매일 체크해서 미리 신고한 내용과 일치하는 지를 체크한다. 그리고 혹시 피치 못할 사정으로 미리 신고한 내용을 수정해야 할 경우 사전 통보토록 하고 있다.
오늘 아침 체크아웃은 했지만 그 내용이 당국에 전달이 되지 않았단 말은 우리가 공식적으로는 아직 어제 그 호텔에 투숙중이라는 거고, 이중으로 다른 호텔에 투숙 신청을 한 꼴이 되어 버린 것.
기껏 줄을 서서 시간을 보냈는데, 다시 어제의 호텔에 연락해서 누락된 사실을 당국에 전달해 줄 것을 부탁하고 그 처리를 기다려야 할 판 ㅜㅜ
이럴때 카메라를 매고 온 건 행운이다. 자유롭게 다니면서 찍고 싶은 걸 찍을 수 있으니까?
로비에서부터 해안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진 저 길이 아까부터 유혹하기도 했고^^
저 끝에 풀이 모여있으리라.~
마치 가지 않으면 안 될 곳이 부르는 것처럼 쳐다보고 있는데, 뜻하지 않게 행복한 사람들의 표정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막 할아버지의 손을 뿌리치고 뛰기 시작하는 손자와 그런 아이를 따라 느긋하게 움직이는 밀짚모자의 주인공 모습이 아름답다.
강렬한 햇볕을 조명삼아 셀카 중인 모녀지간의 추억 여행도 참 보기 좋다.
잠시 기다렸더니 그들이 한 앵글에 들어온다 ㅋㅋㅋ
계단을 좀 내려와서 로비쪽을 바라보니 중앙의 구조물만이 아니라 로비가 있는 곳 전체가 거대한 터번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유혹을 따라 무작정 바다를 향한다.
방금 외부에서 온 우리들에게는 갑자기 나타난 비키니차림에 화들짝 놀랄 일이지만, 리조트 구역 안쪽에선 너무나 자연스런...
아이의 손을 잡고 가는 엄마 등에 문신이, 살짝 화려했던 과거를 말해주는 듯,
근데 나를 포함해서 왜 아빠라는 사람들은 늘 저리 앞서서 걸어가는 걸까...씁쓸하게 웃으면서 한 장 담는다.
멀게만 보이더니 또 금새다. 중앙으로 난 길에 그늘이 별로 없어서 조금 아쉽다 싶은 생각이 들 쯤 시원한 분수와 물보라가 더운 기운을 싹 몰아내 준다.
조금만 더 가면 풀인데... 이때 로비에서 돌아오라고 손을 흔드는 J를 발견해 버렸다.^^
생각보다 당국과의 조치가 빨리 처리된 모양이다. 시간을 조금 지체하는 바람에, 체크인 후 객실에 짐을 풀기로 했던 계획을 바꿔, 로비에 맡기고 바로 MGM 매니저와 만나기로...
엥?
이제까지 모두 붙박이로만 있던 사자들 말고, 살아 움직이는 사자가 나타났다^^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철없는 J는 그런 애들 틈에 끼어서 빨리 한 장을 찍어라고 난리 ㅋㅋ
사자가 아이들을 몰고 로비를 한 바퀴 돌고 나니 그 자리에 쇼가 마련되어 있다.
미간 사이 푸른빛을 띠는 빨간 원피스의 누나가 펼치는 신비로운 버블의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아이들...
점점 숫자가 불어난다. 지금 로비에서 체크인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같이 온 아이들만으로도 즉흥적인 관객 집단이 만들어질 정도로 가족들이 많이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고...
버블쇼가 한창 절정인데 활짝 웃는 매니저가 명함을 내밀며 다가온다.
나도 빠져들어가고 있었다는...
그녀는 친절한 미소와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시간을 지체하는 스타일은 아닌 듯, 객실부터 보시는 게 어떨까 하면서 제안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