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10
강행군^^
MGM리조트 매니저의 활달하고 친절한 설명 덕분에 더더욱 많은 곳을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웨스트윙 편의시설에 이어 반대쪽 이스트윙으로 곧장 향한다.
레스토랑 등이 모여있는 곳이다.
여행기간 : 2017.7.9~7.13
작성일 : 2017.11.30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하이난 답사
2층인 로비에서 이스트윙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들어서면 맨 먼저 상큼하고 시원한 냉수가 담긴 물통이 이슬을 머금고 기다린다.
1층은 다시 넓은 휴식공간과 복도를 만나는데,
레스토랑들이 모인 곳 답게 한쪽 구석엔 메뉴를 안내하는 이젤들이 서 있다.
길게 이어진 복도에는 중식 레스토랑, 하이난 정통요리 레스토랑, 그리고 메인 조식당이 있고, 맡은편엔 부티끄 소품들을 파는 매장들이 이어져 있다. 전체적으로는 밝은 색상의 유광 석재바닥으로 꽉막힌 복도를 환하게 만들어주고 빈곳들은 조각품들이 매우고 있다.
중식당
근대 개항기의 느낌을 살린 듯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중식당.
하얀 우단같은 재질의 식탁보로 싸인 테이블들이 있는 넓은 공간은 기둥을 중심으로 원형 테이블 무리들과
창쪽의 사각테이블 무리들로 나뉘어 있다.
중식당마다 꼭 있는 단체석의 인테리어가 압권이다.
오션뷰의 통창으로 은은하게 간접조명이 들어오면서 톤 다운된 식탁보를 고급스럽게 만들어 준다.
벽면 장식이 비단가게에서 상품을 쌓아두고 있는 듯 화려하면서 은은하다.
하이난 정통요리 레스토랑, Pinju
복도를 거의 다 지나자 붉은 색 문이 닫힌 곳이 있다. 레스토랑 같긴 한데...
문 옆에 통창으로 보이는 풍경 속엔 리셉션에 앉아 있는 직원이 보인다. 브레이크 타임인가? 아님 중약(우리로 치면 한약)을 판매하는 곳인가? 호텔에 중약을 파는 곳이 있을까 싶긴 해도, 중국이니까...
내가 유심히 안쪽을 바라보자. 매니저가 문을 두드린다. 순간 우리 일행들이 나를 보는 따가운 눈총이 등 뒤로도 느껴진다.
'아니, 그냥 궁금해서 본 건데...'
입구 벽에 진열된 것들을 봐선 영락없는 약재상같지만,
여기도 식당이다. 하이난 정통요리를 취급하는 식당.
조식당으로 쓰이는 곳은 아니지만, 일주일 두 번 정도 조식을 제공하기도 한단다. 요일에 따라 조식의 폭이 넓어지는 거니까 나쁘지는 않다. 현지에 왔으니, 현지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좋은데, 그게 호텔 주방장이 내 놓는 거면 더욱 안심도 되고 말이다.
약재상으로 오인하게 한 전시품은 더운 지방이라 건조하거나 초저림을 하는 전통 방식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식재료란다^^
레스토랑 분위기는 깔끔하고 요철이 약간 남아있는 자연석을 깔아서 지역성을 잘 살리고 있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브레이크 타임이라 요리 맛을 볼 수는 없었지만...
중국에선 "미펀"이라 불리는 쌀국수를 하이난에선 "펀탕"이라 부른다. 그리고 중국 내에서도 맛있기로 소문난 요리라고 한다. 색색의 면발이 발에 널린 것 만으로도 인테리어 효과가 그만이다.
지역색은,
거대한 독과 그 위의 호박이
그리고 벽에 걸린 하이난 소수민족의 전통 의상이 잘 말해주고 있다.
하이난 원주민의 외출복이라고 하는데...
설명을 들으니, 여행자를 위한 시설인 호텔의 상징으로는 딱인 듯하다.
강한 햇볕을 막아주는 대나무로 얽은 가벼운 모자.
하이난의 야생에서 나는 나무 줄기로 조밀하게 만든 천에 기름을 먹인 옷은 느닷없이 쏟아지는 폭우에도 물이 또로록 굴러서 속으로 스며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아주 가볍다고.
마지막으로 여행시, 빠질 수 없는 술통과 담뱃대. 캬~
기후에 알맞은 실용적인 목적과 여흥까지 대비한 완벽한 여행용 복장이 아닐 수 없다.
복도 끝에는 다시 원형으로 된 넓은 공간이 있는데 메인 레스토랑 바로 옆이다.
메인 레스토랑은 어차피 내일 아침 조식때 들릴테니 패스하기로 하고...
근데 직원처럼 보이는 남녀 둘이 손을 잡고 마주 앉아있다. 하도 몰두하기에 몰래 사진을 찍으려는데 인기척을 느끼더니 저렇게 수줍어한다.
얼굴은 안 찍겠다 약속을 하니 하던 걸 계속한다.
혹시 이게 헤나 아닌가? 이미 손등에 헤나가 다 지워져 가는 남자직원이 여자직원의 팔뚝에 상당히 난해한 문양의 헤나를 그려주고 있다.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미소지으면서 수줍어하는 두 사람 모습이 퍽 인상깊다.
엄격하지 않되, 소임에는 충실하고 여가 시간에는 꺼리낌없이 즐기는... 그러면서 서로간에 애정도 돈독해 보이는 직원들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사무적이고 어색한 친절은 불편하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여유가 있는 베테랑이면 받는 사람도 흐믓해지는 법.
신생호텔에 비해 오픈한지 몇 년차 되는 호텔들만이 가질 수 있는 조직문화이면서도 모든 호텔들이 이런 조직문화를 가질수는 없는 법.
MGM의 조직문화는 잘 익은 묵은지나 된장같이 숙성이 알맞게 된 것 같았다.
사실 매니저를 비롯해서 만난 대부분의 호텔리어들은 가장하지 않은 진솔한 미소와 여유로움이 몸에 밴 태도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MGM에 대한 좋은 인상은 편의시설이나 멋진 야롱베이의 프라이빗비치 풀의 수준도 있었지만, 으뜸은 직원들의 근무태도와 조직문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