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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스토리, 하이난14_백화곡에서 저녁식사

2017.7.10

by 조운

우리 팔자에 무슨 호텔 이태리 식당이랴^^
저녁 식사를 위해서 점심때 들렀던 백화곡으로 다시 나간다.






여행기간 : 2017.7.9~7.13
작성일 : 2017.12.13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하이난 답사





백화곡의 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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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는 MGM리조트에서 거리상으로는 얼마되지 않는다. 로비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백화곡에 도착.
백화곡 입구의 분위기는 아까와는 사뭇 다르다. 철판요리점에서 시음으로 호객을 하는 부스가 강하게 우리의 코를 끌어당긴다만 일단 패스... 안쪽으로 더 들어가보자.
점심때 약간 실패한 경험도 있고 해서 신중하게 메뉴를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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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어스름이 드리운 백화곡은 할로겐 빛 가로등-이 따로 있지는 않다 야자수가 야근 중-과 화려한 식당 간판들이 어둠속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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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못 봤던 요런 것도 운행 중인가보다.
그래 지금 기후에 낮에는 감히 이걸 운행할 엄두도 탈 엄두도 내기 쉽지 않으니, 해지고나면 활기를 띠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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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낮에는 좀 썰렁한 느낌을 주던 것과 달리 사람들이 많다.
야롱베이는 완벽하게 관광객들을 위해서 조성한 곳이고 이곳의 유일하지만 거대한 다운타운이 바로 백화곡이다 보니, 밤을 맞은 식객들이 우르르 몰려 나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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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에서도 그랬지만, 유난히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많이 보인다. 딱 그런 시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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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있는 건물 1층, 곡선으로 된 통유리 속은 온통 초상화가 걸려있다.
그리고 화가들이 바깥의 시선에 이미 충분히 단련되었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이젤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고객이 앉아서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하기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도 즉석 사진을 찍어서 사진을 그림으로 옮기고 있지, 모델이 앉아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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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길을 잡아끄는 것들에 한눈을 팔다가도 다시 본분을 상기하고 적당한 식당을 찾아 두리번 거린다. 오가는 사람들의 피부색 만큼이나 각국의 요리들, 중국도 각 성의 대표 요리들이 포진하고 있는 골목길을 따라 깊숙하게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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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식당들이 아주 화려한 외관을 하고 있다. 산서요리점인 이곳은 거의 실사같은 벽화로 민국시절 느낌을 잘 구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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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고민하다 요리의 생소함과 약간 과한 분위기에 눌려 이곳도 패스...





하이난의 해산물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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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가 선택한 곳은 바로...
해산물점^^
그래도 하이난까지 왔으니 신선 해물은 꼭 한 번 먹자고 하던 차에 발견하고는 만장일치로 의견 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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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덥지만 밖에 자리를 잡았다.
어떻게 앉다보니, 수족관 바로 앞. 지 동료들을 먹어치우는 모습을 살아있는 놈들이 지켜보게 하는 만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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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은 계속된다.^^
먹고 싶은 놈들을 직접 골라서 담아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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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이와 함께 식당으로 들어간다. 입구에는 야자들과 거대한 식칼이 아무렇지도 않게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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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내부 분위기는 현지음식을 표방하는 지역색을 강하게 띄고 있다. 실내도 분위기가 괜찮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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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와 식칼이 마주보이는 곳에 재료를 간택하는 공간이 따로 있다.
식당의 전체 분위기와는 참 무관한^^.
중국의 특징 같기도 하고... 전체 인테리어의 컨셉은 디자이너와 주인장이 오픈할 때까지만 고민하는 듯... 이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세월과 이용의 편의성에 따라 애초의 분위기는 오간데 없어지는... 뭐 그런 걸 감안하고 보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익숙하지 않은 문화권에서 오면 참 이해가 잘 안되는 면이기도 하다.^^


"언제나 레비스트로스의 조언을 따르자"


이걸 여행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 나조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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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그렇게 간택된 녀석들은 당근 광어. 광어는 보이면 무조건 먹어야 하는 법^^
그리고 '쏙'. 표준어로 뭐라고 하는 지는 모르지만(갯새우?), 뻘 속으로 쏙 도망가버리는 이 놈을 남해쪽 사람들은 쏙이라 칭한다.
그 외 몇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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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도착할 때까지 맥주로 목을 축인다.
중국에선 청도맥주가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각 지역마다 맥주 브랜드가 하나씩은 있는 편이다. 하이난에 왔으니, 하이난맥주로~
칭따오와 비슷한 느낌이다. 중국맥주의 특색은 도수가 1~2도 정도 낮다. 그래서 훨씬 부드럽고, 음... 또 많이 마시게 된다.ㅋㅋㅋ 그래서 중국분들은 궤짝으로 갖다놓고 먹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중국사람들 술이 세고 그만큼 많이 마시는 것도 맞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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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지 않았지만, 차가 먼저 나온다.
연잎이 들어간 차. 걸이의 입에선 늘 듣던 멘트가 또 나온다.
"중국에선 식전에 속을 따뜻하게 해 줘야해서..."
이 더운날에도 늘 따뜻한 차를 마시는... 늘 속 걱정을 많이 하시는 하이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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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새, 요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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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식재료를 고르는 동안, 소갈비찜(?) 등을 따로 추가했나보다. 자고로 마늘이 잔뜩 들어간 건 배신하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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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만난 쏙.
쏙은 생김과 달리 참 맛난다^^ 새우보다는 가재에 가까운 식감을 주는데, 기실 껍질을 까는게 대단히 불편하고 까고나면 실제 입으로 넣을만한 게 그리 넉넉하지 않기도 하고...^^
늘 쪄 먹기만 했는데 1차 기름에 튀겨서 양념에 넣고 조린 음식이 나왔다.
중국요리가 너무 기름져서 불만이었는데 이것만큼은 괜찮은 조리법같아 보인다. 나처럼 왠만한 새우는 껍질째 먹어치우는 스타일은 딱이다.
기름에 튀겨내서 껍질이 바싹해지자 굳이 깔 필요가 없었다. 머리만 떼고 그냥~~

하지만 전반적으로 중국의 해산물 요리는 담백함과는 좀 거리가 있다. 해산물 요리의 바다맛을 강한 양념들이 덮고, 거기에 기름도 덮고...^^ 다양한 식재료와 달리 조리법은 좀 단순한 것 같다.
초장같은 상큼한 맛을 내는 양념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식사 후에는 스타벅스에서 간만에 강배전(평소라면 절대 스타벅스의 탄내 나는 커피를 외면하겠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아메리~ 한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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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곳에서 약간 불편한 게 있다면 공중화장실이 없다는 거다. 심지어 커피숍 화장실도 개보수중...
카운터에서 어렵사리 외운 중국어로 화장실을 묻자, 피자헛으로 가라는...^^
덕분에 인산인해를 이룬 피자헛의 테이블들을 헤치고 홍해가르기 체험도 해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인구밀도가 제일 높은 곳은 단연 피자헛인 듯.





백화곡 푸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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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싱제라는 말이 산야 시내의 특정 장소를 지칭하는 고유명사인줄 알았더니, '보행자거리'를 뜻하는 단어였다. 백화곡은 전체가 보행자거리긴 하지만, 푸싱제라는 뉘앙스에는 '보행자 쇼핑 거리'에 가깝단다.
백화곡 안쪽은 이렇게 아기자기한 길거리 물건들을 파는 작은 상점들이 있는 푸싱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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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많아서일까?
장난감들에 이어 요런 게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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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도 하나 있다. 'J'와 나는 애비로써의 직함을 달고 늘 애들 귀국선물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는데 마트만 만나면 과자라도 사야하지 않을까 기웃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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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의 거의 반은 이렇게 현지 과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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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싱제의 묘미는 바로 이런 좌판들.
각종 기념품에 수제 오카리나 등등 관광객들이 선호할만한 특산품들이 잔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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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끝까지 들어오자 머리 위로 아피 다리가 하나 가로지른다. 전통적인 느낌과 조명이 푸싱제에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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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맨 안쪽에는 호텔도 하나 있다.
입구가 자금성 코스프레? 조명을 제대로 넣어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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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 넘의 집(?) 앞에서 뒤를 돌아본다. 푸싱제에서 딱히 살만한 물건을 찾는다기 보다 바로 이런 밤 분위기를 거닐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바로 지도에 표시를 해 놓는다. 백화곡의 밤은 낮보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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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의 계획대로 돌아오는 길은 걸어서...
밤엔 거리감각이 떨어져서 먼길도 그리 힘들지 않은 법. 그렇게 멀지도 않고...
우리의 도착을 사자 한마리가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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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 너마저~
중국에선 이런 총천연색 조명을 많이 보는 것 같다.
화려하게 눈에는 잘 띄지만 약간 촌스런 색 조합 ㅋㅋ
레비스트로스, 레비스트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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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롱베이에서 보내는 단 하룻밤은 그렇게 으슥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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