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11
이번 하이난 방문 동안은 계속해서 숙소를 옮기고 있다.
그 동안 많은 호텔들을 둘러봤지만 주마간산 식이라, 아무래도 놓치는 게 있었지 않나 싶은... 그래서 이왕이면 직접 투숙을 해 보고 더 면밀하게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오늘 투숙지는 에디션리조트.
하이탕베이에 이제 갓 오픈한 에디션은 전세계에서도 네 곳 밖에 없다. 동양에서는 이곳 하이난이 최초.
곧 상해 등 중국에 2개가 더 건립된다 들었다.
메리어트 호텔 체인이 비교적 최근에 내놓은 역작. ‘역작’은 내가 본 느낌이다.
호텔에 대한 관성을 파괴하고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창출한 메리어트의 시도와 성공이 놀라울뿐이다.
여행기간 : 2017.7.9~7.13
작성일 : 2017.12.25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하이난 답사
작년 크리스마스 언저리에 이곳 에디션에 첨 왔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실내에 터무니 없게 빛이 부족한 로비, 너무 거대하고 높은 천장인데, 그 흔한 소파도 하나없이 휑한 모습.
심지어 프런트카운터도 오른쪽으로 돌아들어가야 발견할 수 있고, 그 조차 독립된 박스타입으로 막아놓았다.
로비 입구에서 내려 들어가면 컴컴하고 거대한 터널로 진입하는 기분이다.
오로지 보이는 건, 하늘과 하이탕베이의 수평선, 그것도 빼곡하게 양 옆을 채운 대나무들이 폭을 좁힌 공간을 통해서...
그런데 이게 불편함이나 당황과는 거리가 먼 충격이라는 것.
늘 보던 하늘빛을 확실하게 강조하면서 신비스런 본연의 색감을 다시 인식하게 해 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동선을 그쪽으로 몰아가는 고도의 장치가 된다.
Edition.
원래의 것이 아니라, 가공과 편집을 가한 것을 뜻할진데,
글의 퇴고든, 스케치 위의 본그림이든, 편곡이든, 영화편집이든...
모두 군더더기는 빼고, 집중시키고 싶은 곳을 향한 보이지 않는, 인위성을 못 느끼게 하는 전략 장치들이 곳곳에 숨어서 우리의 뇌나 가슴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걸테다.
호텔에 들어서서 체크인까지의 대다수의 동선과 시선의 이동을 철저하게 계산해 놓았달까? 그야말로 밀도있는 "편집"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오른쪽의 박스가 카운터다. 다른 공간과 통유리 벽체로 분리한 것도 모자라서 해자같이 물을 건너서 출입할 수 있게 해 놓았다.
호텔의 전 공간은 바다를 향해 열려있고 낮동안은 거의 실내 조명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태양광에 의존하고 있다. 강한 콘트라스트는 흡사 연극의 핀조명처럼 관객이 봐야 할 곳을 지정해 주는 감독의 의도와 같아 보인다.
프런트 카운터의 유리를 통해서는 내부는 살짝, 오히려 하늘이 더 선명하게 비친다.
이런 모든 시각적 장치들을 고안했다면 이 호텔의 컨셉터나 인테리어 책임자는 놀라운 상상력의 소유자들이지 않을까 싶다.
모던하고 깔끔한 실내 공간 구현에 그렇게 많은 공을 들이고도 자연의 강한 이미지는 강조하고, 실내는 철저하게 죽여놓았다.
이게 무슨 헛돈 쓴 꼴이냐고?
천만에... 다 보여주지 않으면서 신비감을 창출하고 더 많은 관찰력과 집중력을 유도해 내고 있는 것. 종국에는 그 모던하고 무심한 듯한 그늘에서 "쿨~"한, 그래서 더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을 끌어낸다.
이쯤되면, 디자이너들... 스티븐 스필버그 저리가라 할 정도로 사람 심리를 가지고 노는 사람들이 아닐지^^
어디에도 없는 소파가 유일하게 카운터 박스에만 있다.
그것도 채도 없는 흰색. 벽에 화려한 색이라곤 없다. 오로지 회색톤. 심지어 직원들의 의상도 색상은 제로.
혹시 창에서 가까운 곳부터 멀리 벽까지 자연광이 알아서 그라데이션을 만들도록 처리한 게 아닐까?
반면, 고개만 돌려 바다쪽을 향하면 형형색색... 완전히 딴 세상을 보여준다.
이건 우연일 수가 없다. 그냥 누가봐도 Edition 일 수 밖에...
스스로 드러내고 자랑하려는 방식...
특히 황금색과 붉은 색을 사랑하는 중국의 인테리어 컨셉과는 정반대편에 서 있는 호텔.
아직까지는 하이난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중국 내국인들인데, 과연 이들에게 이런 면들이 어필할 수 있을지... 이런 새로운 시도가 높은 수준의 시설 및 직원 수준과 결합해 있다면 소문이 금새 날 것 같지만 말이다.
여튼 우리가 투숙한 동안에는 성수기도 아니고 아직 브랜드 네이밍도 안 된 생소함때문에 그리 많은 투숙객이 보이진 않았다. 어쩌면 지금이 에디션의 모든 걸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적기일수도...
특정 도시에서 맘에 드는 호텔, 아 이건 나를 위한 건데 그런 느낌의 숙소를 만날 수 있고,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반드시 다시 와보리라 리스트에 추가하는 즐거움...
에디션이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