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13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하이난에서 송성가무쇼를 보기 위해서 로맨스파크를 찾을 때는 꼭 공연시작 전 여유있게 오는 게 좋다.
공연 시작 이후에 도착해서 정신없이 공연장을 찾아가는 것도 그렇고,
컴컴한 공연장에서 좌석을 찾기위해서 더듬거리는 것도 그렇고,
그렇게 공연만 보러 들어간다고 로맨스파크에 있는 다른 재밌는 볼거리들을 주마간산 스쳐 지나친 것도 참 아까운 일.
그나마 공연을 마치고 나가면서 약간은 비슷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는...
여행기간 : 2017.7.9~7.13
작성일 : 2018.2.12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하이난 답사
분명 아까 지나쳤던 길이건만, 활성화 시간과 비활성화 시간이 너무나 대조적인... ㅋㅋㅋ
진짜 아까 지나왔던 길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완전히 분위기가 다르다.
대부분의 가게들이 하루 3차례의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공연시작 한 시간, 공연 후 한 시간... 이렇게 하루 총 6차례의 뜨거운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를 주기적으로 반복... 그게 또 여기서 일하는 분들에게는 라이프 사이클이기도 할 테고...
우선 공연장을 빠져나오면 얼기설기 있는 난간 너머로 맨 먼저 보이는 게 워터파크다.
출입구는 로맨스파크 입구쪽으로 약간 돌아가면 있다.
상당한 규모의 파도풀에는 이 여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젊은 친구들 몇몇이서 독식^^
워터파크 앞은 넓은 광장인데, 건너편에 숙박이 가능한 객잔이 있다. 내부 수리중이라서 잠시 쉬고 있는 상태.
워터파크 광장을 빠져 나가기 전에 큰 식당도 보인다.
아까는 파리만 날리고 있었지만, 지금은 문전성시...
조용하던 거리가 사람들만 많아져도 완전히 달라보인다^^
식당에선 중국 요리를 중심으로 여러가지 메뉴를 취급하고 있지만,
더운 날씨에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서 한창 볶고 있는 "챠오빙(炒冰)"이 먼저 유혹 한다^^
이름 그대로 얼음을 볶는 것처럼 보이는데, 과일을 갈아서 차가운 철판 위에서 샤베트로 만들어 낸다.
식당 앞에는 따로 이런 이족식 전병을 파는 곳도 있는데, 의외로 공연을 보고 나오는 사람들은 요런 길거리 음식들을 많이 사 먹는다.
일단 식당 내부로 들어가서 앉았다.
삥랑빌리지부터 너무 정신없이 시간을 쪼개서 하루를 보낸 피로도도 크고...
무엇보다 챠오빙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해서리...
영화 <용문객잔>에서 본 듯한 비쥬얼의 식당 내부는 영화 속 그것처럼 1층은 식당이고 윗층은 숙박장소처럼 꾸며 놓고 있다.
하이난은 망고지^^
'챠오빙' 이거 누가 발명했는지 몰라도 상 줘야 한다. ㅋㅋㅋ
간단하게 식당 구경만 하고 돌아나오다 보면, 이렇게 워터파크가 휘감고 있는 수상 가옥 느낌의 식당이나 찻집들을 지난다.
그 중에선 하이난에서 좀체 보기 드문, 커피숍도 있다.
"ZOO Cofe"
바깥 분위기는 다른 가게들과 통일성을 이루고 있지만, 내부는 스타벅스 같은 분위기다.
여기 말고도 산야 시내에 같은 브랜드 커피숍이 있는 걸로 봐서는 전국적인 중국 커피 체인이 아닐까 싶은데, 하이난에서 구하기 힘든 에스프레소를 고파하는 한국인들이 특히 많이 찾는 장소라고 한다.
쭉 이어진 기념품 샵의 끝 부분에
이런 분이 걸어다니고 있다^^
저 뒤로 워터파크를 배경으로 하는 동물원이 있다.
우선 키 큰 이 친구들이 호객행위를 담당하고 있는 듯, 울타리 사이로 자태를 드러내 주신다.
애들 눈높이로 보면, 울타리 사이로는 이렇게 보이는 거지 ㅋㅋㅋ
"엄마, 저기 들어가~ 응?"
바로 이런 대사를 뿌리도록 만드는 환상적인 시야 제공.
아주 큰 규모의 동물원은 아닐 것 같긴 하지만, 입장하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생각보다 많다.
기린들의 노력 덕분이 아닐까 싶은...
또 한명의 호객 일등공신, 일명 삐끼~
사진을 담는 와중에 인형인 줄 알았던 이 친구가 눈앞에서 움직이는 바람에 깜놀.
동물원 입구에 그냥 저렇게 있는 것 만으로도... 분위기 확실하게 내 준다.
출입구 쪽에 있는 대형 광장 앞에 공연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않고 몰려서 있다.
저런 복장의 아저씨^^들이 타악기와 창을 들고 공연 중이었는데, 거의 끝자락.
우린 식당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늦게 왔는데, 벌써 신명이 난 사람들 중에는 막춤 삼매에 빠져 있기도 하고...^^
이 거리 공연 뒤쪽 건물이 "얼음나라" 라는 곳인데, 연중 눈과 얼음을 볼 수 없는 하이난에서 눈과 얼음만으로 된 세상을 구현하고 있다나?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온 관광객들에게 그닥 인기는 없을거라고 생각했더니, 아이들한테 인기 최고라고... 춥다고 따뜻한 곳으로 데려왔건만 오면 또 추운 곳을 찾는다...ㅋㅋㅋ
보통 이런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매일의 일상에 지치기도 하고, 특별한 소명의식이 없다면 대부분 표정들이 시큰둥하기 마련. 하지만 하이난에선 이렇게 눈이 마주치면 만면에 미소를 지어줄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순박하달까?
여튼 방문객의 입장에서는 이런 작은 미소 하나가 멋진 자연경관이나 공연만큼 오래 오래 좋은 인상을 주게 되니라...
자, 그리고 아까 참새와 떡방아만 놓여 있어서 궁금증을 유발했던 가게 앞.
시끌벅적한 분위기 상, 이미 참새는 어디론가 피신한 뒤지만, 두 청년이 뭔가를 떡망치로 번갈아 내리치고 있다. 노래까지 불러가면서 호흡 맞춰...
우리나라로 치면, 엿^^
땅콩 등의 견과류와 함께 저렇게 두드려서 찰지고 맛나게 만들어서 판다.
참새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이유가 있었군.
헉!
아까는 조용하던 기념품 가게 골목이...
다들 어디가고 없던 분들이 하루 6번의 오픈 시간에 맞춰서 직접 베도 짜고
공예품에 색도 칠하고...
남들과 다른 시간대에 들러서 두 가지의 모습을 다 보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다.
공예품들 중에는 갖고 싶게 만드는 것들이 많다. 밖에서 파는 것들도 있지만 가격이 더 비싸지도 않다고... 꼭 뭘 사지 않아도 가게들이 하나하나 아기자기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된다.
송성가무쇼라는 거대한 공연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송성그룹>
중국 토종 테마파크를 기획하고 실행해서 지금은 중국 굴지의 기업이 되었다고 한다.
흔히 얘기하는 좋은 컨텐츠 하나가 글로벌한 상품이 되는 훌륭한 케이스가 되고 있는 듯...
그 이후로 중국 전역에서 대형 공연들이 많이 기획되고 공연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럴때 다음 기획은...
좀 작지만 아기자기한 퍼포먼스와 재담 혹은 코미디를 가진 공연들이 또 유행하지 않을까? 벌써 누군가 그런 기획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를 일.
대륙적이지 않은 대륙의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