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25
장가계에 새로운 날이 밝았다.
오늘은 기대하고 고대하던 천문산을 만나는 날~
영정구 하늘을 누비고 다니는 케이블카가 착륙하는? 곳으로 향한다.
화산에서, 케이블카를 타는데도 담력이 필요한 걸 알게 된 후라서 살짝 긴장은 되지만, 설마 여기도 그럴라구...
여행기간 : 2017.9.24~27
작성일 : 2018.4.23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촬영 인스펙션
산과 도시를 연결하는 라인의 끝으로 오면, 이런 건물을 만난다.
벌써 운행을 시작한 건물은 케이블카를 연신 토해내고 있다.
매일 수도 없이 케이블카가 낮게 지붕 위를 지나다녀도 저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괜찮을까?
건물의 뒤쪽이 정문이다.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케이블카를 타려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케이블카에 대한 기대감 어린 눈빛으로 이미 출발하는 하늘차들을 바라보며...
입구에는 4개국어로 천문산 케이블카 탑승의 주의사항을 일러주고 있다.
8명씩 안전하게 지시에 잘 따라 달라는 내용...
장가계 다른 곳에 비해 우리말이 어색하지 않게 잘 번역이 되어 있다.
우리는 오늘 작심하고 천문산에서 드론을 운영할 생각이다. 그래서 총지배인에게 허가를 구하려고 잠시 만나게 된다.
지배인은 세련된 차림의 여성분.
침착하고 부드럽지만 꼼꼼해 보이는… 신뢰감을 주는 인상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한글 번역이 비교적 잘 되어 있는 까닭을 알 것 같다.
우리의 공중촬영에 대해서도 흔쾌히 허락을 내 준다. 대신 너무 높게 날리지는 말아달라는 주문과 함께.
티케팅을 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축척비가 정확하다면 영정구 도심은 천문산의 규모에 비하면 정말 작다. 왼쪽에 반달모양의 시가지, 그리고 오른쪽 끝에 장가계공항까지 다 합쳐도 천문산의 위용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거의 천문산 정상까지 가느다란 철사줄을 꼬아 만든 라인이 길게 이어져있다는 거지. 와우~
전세계에 설치된 케이블카 중에서 가장 길다는 수식어는 과장이 아닌 듯.
케이블의 총 길이가 7,455m에 달한다. 다시 말해서 천문산 정상과 장가계 영정구의 중심간 거리는 거의 8km나 떨어져 있다는 건데, 이걸 케이블카로 연결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 자체가... 실행을 결정한 이들도 참... 공사에 참여한 기업도... 이런 게 가능하려면 정상적인 사고방식들은 아닐 듯^^
케이블카의 최저점과 최고점의 해발고도 차이는 1,279m라고 한다. 이 모든 카운팅은 화산 서봉 케이블카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물론 나의 걱정 근심은 깊어가고...
천문산의 미니어쳐 모형을 보고 있자니, 정말 이 곳에서는 꼭 드론으로 공중 촬영을 해 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불타오른다. 실물인데도 참 비현실적인 절벽면, 그리고 그 절벽면에 말도 안되는 잔도들이 걸려있다.
미리 지배인의 허가를 받고 증서를 받아두길 잘했다. 케이블카를 타기 전 두 번이나 검문에 걸렸고, 그때마다 허가증을 제시해야 했다.
자, 드디어 하늘로 향한 문이 있는 산, 천문산으로~
아직은 설레임으로만 가득 하니까...
예상했던 대로 아래쪽까지 훤히 내려다보이는 케이블카의 서라운드 창을 통해서 잡힐 듯 오가는 사람들이 다 보인다.
산을 향해 뻗어있는 라인은 시가지를 통과하는 내내 거의 고도 상승은 없어 보인다. 그대로 수평으로 시내차창관광을 즐기는 남다른 방식이랄까.
대형 빌딩이 있는 반면 이런 나지막한 스래트 지붕의 장시도 있고,
주민들의 아기자기한 주택가를 휩쓸고 지나기도 한다.
사무실 직원과 눈이 마주치면 손이라도 흔들어 줘야 할 것 같은...
너무 이른 아침이라 아직 출근들을 하지는 않았나 보다. 다행히^^
시가지와 산의 경계 쯤에 이런 철로를 지난다. 장가계에 철도가 있었군.
최고의 중국 여행을 기차여행으로 꼽는 중국분들을 많이 만났다. 열차 여행의 낭만도 살아있고, 아름다운 지형들을 수도 없이 지나치고, 그리고 가는 곳마다 조금씩 다른 문화와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고...
버킷리스트에만 있는 중국 열차여행. 이렇게 한 번씩 철로를 만날 때마다 실행에 대한 자극제가 되어 준다. 언젠가는...
장가계 역을 통과하자 서서히 고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시가지는 그새 사라지고 푸른 빛들이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
산에 기대어 살아가는 마을이 간간이 보일 뿐...
하아~. 아직 이렇게 빨래를 하는 분들이...
잔뜩 빨래감을 이고지고 빨래방망이까지 휘두르고 계신 저 할머니 모습이 한폭 그림이다.
오늘따라 안개가 많다. 원래 습하기로 유명한 장가계, 어쩌면 오늘 운해를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심리 급 상승.
특정 구간은 마치 누군가 연무를 뿜어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안보이는 구간을 지나기도 한다.
케이블이 끊어진 듯 사라지는 마술같은 공간으로 사정없이 빨려들어간다.
오로지 보이는 거라고는 뭔가 불안하기도 하고 이 상황이 신비롭기도 한 8명의 승객들의 실루엣뿐...
천문산도 화산처럼 중간에 이런 건물을 통과하면서 한 차례 숨고르기를...
뿌옇기만 하던 시간들은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천문산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이런 신비로운 느낌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특별한 경험이지 않겠는가? 그리고... 어쩌면 아주 무서울 뻔한 코스를 점프해서 건너뛰었을 수도... 소심한 남자들에겐 다행한 일...^^
그때 주위가 갑자기 밝아지기 시작한다.
케이블카 아래로는 그 유명한 통천대로의 일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천문산 정상까지 열린 육료다.
99개 구비를 돌고돌아 천문동아래까지 이러진다. 총 길이만 11km에 도로의 해발고도 차만 해도 1,100m. 킬로미터 마다 고도를 100미터씩 상승한다는 소리다.
더러 케이블카보다 버스가 더 무섭다는 게 눈으로 보니 이해가 된다. ㅜㅜ
시나브로 안개가 걷히더니 파란 하늘이... 실은 안개라기보다는 구름이지 않을까 싶어 보인다.
오늘 장가계의 날씨는 좀 뿌연 편이었는데, 어느 정도 고도를 올리니까 푸른색 하늘이 얼굴을 내민다. 낮게 드리운 구름층을 통과해서 수직상승을 한 것 같다.
와우~~
다음 순간 뽕하고 이런 산들이 앞에 나타나버렸다.
왼쪽 봉오리 중간에는 정말 거대한 구멍이 뚫려있다. 천문동이다.
준비하고 만나는 것도 좋겠지만, 이런 식으로 놀래키며 등장하는 맛도 괜찮군^^
살짝 조바심이 인다.
이건 운해라기엔 좀 모양이 그렇긴 하지만, 여튼 빨리 정상에 내려서 구름이 빚어내는 순간의 절경을 공중에서 담고 싶어 근질근질... 시시각각 걷히는 것 같은데...
혹시 놓칠 수도 있겠다 싶은 조바심으로 케이블카 안에서 여기 저기 조금이라도 남겨보려 애 써 본다.
근데 저건 뭐지? 산 정상을 향해 수직의 절벽면에 길게 사다리가...
케이블카의 속도 만큼이나 운해가 흐르는 속도도 빠르다.
마치 필름을 빨리 돌리는 것처럼 운해가 흐르는 게 보인다.
다왔다.
화산은 케이블카를 타는 것 자체가 스릴 그리고 나같은 사람에겐 고통이기도 했는데, 더 길고 낙차도 훨씬 큰 천문산 케이블카는 공포감은 없다. 오늘이 특별한 건지 아닌지는 몰라도 몽환적인 꿈 속 같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케이블카 종점 옆에 있는 전망대는 흐르는 운해를 놓칠새라 연신 핸드폰을 올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밖으로 나오자, 이런 의료시설이 보인다. 천문산 정상이 1,500미터 남짓인 이곳에서 급한 환자가 발생할 것을 대비한 것 같다. 이런 게 명품 장가계를 만드는 요소가 되는 거지. 좋다.
때마침 노부부가 전체 산정 트레킹 코스를 살펴보고 있다.
천공의 섬 라퓨타. 딱 그런 느낌이다. 운해까지 더하니 더더욱.
이렇게 가파른 절벽면 위에는 제법 펑퍼짐한 고원이 펼쳐져 있다. 그저 신비로울 뿐이다.
장가계의 지질 형성 배경, 아니 조물주가 있다면 의도가 궁금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