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가계 19_천문산 5 : 창공의 "천문산사"
2017.9.25
허걱~ 맞은편 저 잔도를 지나왔다는... 천문산에서 가장 높은 곳, 해발 1,518m의 운몽산정 둘레를 가로로 그으놓은 선이 잔도다. 방금 우리는 저 길을 걸어 왔다. 몰라서 그랬지, 알고는 다시 해 볼 수 있을까 싶다.^^
케이블카, 잔도, 구름다리. 상당히 두려운 코스들을 겁많은 아재들이 그래도 무난하게 잘 통과하고 있는 편이다만... 이게 끝은 아니다.
오로지 허리에 철제 바 하나 걸치고 공중을 오가는 "리프트"가 남아있다.ㅜㅜ
리프트를 타는 곳 근처엔 당나라 시대에 건립한 유명한 불교 사찰이 있다.
여행기간 : 2017.9.24~27
작성일 : 2018.5.2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촬영 인스펙션
리프트를 타러 가는 길에 나무로 팔괘진을 본뜬 모형이 있다.
삼국지에선 제갈량 최고의 수비진으로 소개되고 있는 팔괘진. 병력을 몰고 들어오는 것은 쉬우나 빠져나갈 수 없는 그야말로 지옥이 기다린다는...
뭐 그 정도는 아니다. 연신 진용을 변형하면서 출구를 봉쇄하고 궤멸시키는 팔괘진을, 그래도 잘 표현하고는 있지만, 길을 잃을 정도는 아닌^^
삼국지 마니아인 우리들만 시험삼아 들어가 보지, 다른 분들은 그냥 다들 지나친다.ㅋㅋㅋ
이곳은 완만한 구릉처럼 보이는 길을 따라 걷지만, 실은 까마득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고원이다. 마치 천공의 섬 라퓨타처럼...
거의 구릉의 끝 언저리까지 가면 넓은 터가 나온다.
이런 곳에 이렇게 넓은 광장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잠시 우리가 절벽 위에 있음을 잊게 만들기도 하고, 천문산이 가진 독특한 모양새를 새삼 느끼게도 해 준다.
광장에는 여러가지 먹거리들을 팔고 있는데,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고소한 냄새로 호객 제대로 하는 곳이 있다. 엿 비슷한 달달구리. 땅콩을 잔뜩 넣어서 아주 고소하다.
천문산은 잠시 둘러볼 수 있는 규모도 아니지만,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그냥 하루를 고스란히 정상에서 보내자고 작심하는 편이 훨씬 좋다.
볼 것도 많아서 이기도 하고, 등산이라기 보다는 공원 산책에 가까운 트래킹 코스고 중간중간 이렇게 쉬어 가는 곳들도 많기 때문에 유유자적 자신을 충전하는 시간으로 보내기에도 더없이 좋다.
그래서 이런 악산에 백발의 할머니들부터 어린 꼬맹이들까지... 우리나라 산에선 보기 힘든 연령대의 분들이 오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기도 하다.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며, 손 맞잡고 천천히 즐기시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한 컷!
아까 먹거리를 팔던 곳에서 화장실 방향으로 약간 내려오면 난간이 있고, 리프트길을 포함해서 전체 경관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온다.
그러니까 저 정상 끝의 건물(운몽산정)이 북쪽 정거장이겠군.
여기서 저기까지는 리프트를 타고 간다. 지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아서 덜 무서울 것도 같은데... 안전장치도 없이 바람을 고스란히 맞고 간다는 게 좀...
이런 풍경을 뒤로 하고 돌아서면,
아주아주 넓은 광장이다. 바닥은 이 지역에서 보기 드문 화강암 재질.
그만큼 공을 들여서 만들었다는 뜻인데...
바로 천문산사 되시겠다.
종교라면 우리들이야 크게 관심이 없지만, 일부러 천문산사를 오려고 천문산에 오르는 불자들도 많다고 한다. 당나라때 축조된 유서깊은 불교 사찰이고, 중국에서도 가장 많은 불자들이 찾는 곳 중에 하나란다. 사월초파일이면 아예 발디딜 틈도 없다고...
이 높은 곳에 사찰이 차지하고 있는 면적만해도 10,000㎡라고 하니, 대략 그 비중 짐작이 되긴 한다.
사찰은 외관만 구경만... 우리에겐 넘어야 할 산이 있으니.
뭐라고 뭐라고 적혀 있는데, "삼림관광 리프트 남쪽 정거장"이라는 소리겠다. 나처럼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굳이 리프트를 이용하지 않고 왔던 길을 돌아가서 산길로 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굳이 여기까지 왔는데... 없던 용기를 짜내 보는 거지 뭐...
리프트를 타러 가는 길부터 살벌하다. 하필 절벽에다가... 멀리 리프트가 운행하는 구간에서 간간히 사람들의 비명소리도 들리고...
해 볼수 있는 건 무조건 다 해보자는 컨셉의 여행이니...
리프트 체험기는 따로 추가해야만 할 것 같다. 눈 감고 찍은 사진들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