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 들어오니, 곡's와 J가 정상회담 모양새를 갖추며 앉아보란다. 이런 분위기엔 주로 폭탄 발언이 나오거늘... 아니나 다를까, 느닷없이 하이난으로 좀 가 달란다. 그것도 두 달간...
코딩에 최적화된 환경에서 작업을 해야하는 곡's는 중국으로 보낼 수 없었다.
중국도 최근 인터넷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각 가정이나 사무실의 인터넷 속도는 우리에 비하면 많이 느리다. 무엇보다 구글같은 사이트의 접속은 정부차원에서 차단, 심지어 카톡이나 텔레그램, 네이버 라인같은 단문 서비스도 차단되어 있다.
이런 장기 출장을 계획할 때, 어느 집이나 남편, 아빠의 부재가 가장 큰 난관이긴 하지만, 아직 간난쟁이가 있는 J는 야근이나 회식도 미리 시간 조율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니 더 말할 것도 없고.
애들도 이제 어느 정도 컸고, 작업중인 영상제작 프로젝트만 아니면 사실 선택지는 명약관화인 상황.
덕분에 거의 10월 내내 하루 걸러 밤샘을 해야했고, 마눌님과 아이들은 출장도 떠나기 전에 남편, 아빠의 부재를 느껴야 했다.
일이 마무리 되고, 몸도 만신창이가 되어가면서 출국날짜가 다가와 버린...
그나마 위안이라면 가지고 있는 더블비자의 최대 체류기간이 30일이라서 중간에 한 번은 잠시라도 귀국했다가 다시 나갈 수 있다는 거. (물론 1회에 걸쳐서 신청을 통해 비자 만료일을 30일 연장할 수는 있지만, 이것마저 양보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피력^^. 관철시켰다는)
여행기간 : 2017.11.4~12.31 (2개월)
작성일 : 2018.6.16
동행 : 홀로
여행컨셉 : 해외 파견
하이난 특파의 임무
중국 12개 지역에서 의기투합한 "차이나스토리"에 많은 시간과 정열을 쏟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행정구역 '도'에 해당하는 중국의 '성'이 23개나 된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낯선 도시들 이름부터 어설프게 알고 있던 중국역사나 문화의 특징에 대해서도 닥치는 대로 공부하고 있다.
16개 도시(북경, 칭따오, 황산, 서안, 장가계, 계림, 하이난, 쿤밍, 여강, 상해, 하문, 연길, 정주, 귀양, 성도까지)에 대한 이해와 특색, 그에 맞는 여행 패턴까지... 중국 여행이라 해도 곳에 따라 전혀 다른 컨셉으로 접근해야 하니 쉽지 않다.
그 중에서 "하이난"은 특히 색다른 곳이다.
중국의 역사에서 보면 변방이지만, 빼어난 경치와 연중 따뜻한 동남아 기후에 소수민족인 이족, 묘족, 회족이 인구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싼 물가 덕에 골프관광지로 유명했던 정도지만 지금 중국의 물가는 서울에 육박하고 있으니... 깜짝 놀랄 정도의 거대 리조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휴양지로 탈바꿈한 지 오래다.
중국 내국인들의 방문이 워낙 많은 곳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고 있고 점점 수요 증가 추세다
향후 발전 가능성을 생각해 봤을 때, 이참에 아예 "차이나스토리"의 새 여행전담팀을 파견해서 사무실을 새로이 내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장가계에서 활동하던 무, 진, 걸 세 명의 혈기왕성한 젊은 친구들이 막중한 임무를 맡아서 들어간 지도 수 개월이 되었는데... 한국어도 다소 서툴고, 서로간의 분업과 업무의 유기적 연결성에 대한 노하우도 이제 막 배워가는 단계라서 조금만 옆에서 코치를 해 주면 금새 능력들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진단. 바로 이번 출장의 이유 되겠다.
난 어찌보면 막중한 임무를 띠고 파견되는 꼴이 되어 버렸다.
수화물 용량 무려 8kg 초과 ㅋㅋ
원래 10월 중순에 와달라는 걸, 진행중인 프로젝트 때문에 한 달 연기했었다.
출국 전날까지 급하게 마무리(아직 완벽하게 마감하지 못한 것도 있다, 하이난에서 할 수 있거나 남아있는 팀원들에게 일부 양도? 할 수 있는 것들까지 정리만 하고 떠난다는...)하고 짐을 꾸렸다.
머시마들하고만 한 달을 살아야 하니, 식사야 사먹는다고해도, 빨래가 제대로 될 리 없다고 판단해서 반팔 셔츠를 잔뜩 넣었다.
티케팅 데스크에서 수화물을 부치려고 올리니 28kg^^.
에어부산 직원이 8kg 오버차지로 7만 얼마를 내셔야 한단다... 허허...
잠시만요.
떠나는 설레임 가득한 그 곳 데스크 앞에서 가방을 열어 제쳤다.
그리고 가장 무거운 반팔 셔츠 더미와 DSLR, 몇 가지 잡동사리를 꺼내서 들고 간 보조가방에 넣는다.
네, 딱 20키로 입니다.
빨간색 숫자가 20.5를 표시해 주고 있었다. 휴~
하이난 숙소에 와서보니 세탁기에 냉장고, 에어컨 등 그냥 일반 아파트와 전혀 다를 바 없었다는...
허허 12월 1일 다시 귀국할 때 가져간 옷의 반쯤은 다시 들고 나가야 할 듯^^
건장하게 생긴 남성 혼자 여행을 하니, 비상탈출구 옆 좌석을 주겠단다.
장시간 비행이니 화장실도 가야하고 해서, 가능하면 복도쪽 좌석으로 달라고 하고 자리에 앉았다.
ㅎㅎㅎ 옆에 두 좌석은 아무도 없고, 나만 독차지... 쓸데없는 부탁을 했다는...
관광 더블비자로 하이난 도착
산야행 비행기에 오르는데 모두들 놀러가는 복장. 나만 한겨울 코트를 입고 있다^^
기내에서 어라이벌 카드 적는 사람도 거의 없다. 나 혼자만^^
랜딩카드(Arrival Card)는 주로 어디에 투숙할 건지, 방문 목적이 뭔지를 파악하기 위한 건데, 하이난에 여행 오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면비자를 신청하고 들어오기 때문에 이런 정보가 모두 파악이 된 상태.
나처럼 관광비자로 들어오는 사람은 별로 없고 대부분 단체비자에 해당하는 면비자를 통해 입국하는 듯했다.
두번 입국 가능한 비자에 표시로 쓴 "2"자가 참 허술한 느낌^^
입국심사 담당자들이야 워낙 웃음이 없는 양반들이지만, 어찌나 내 여권을 한 페이지씩 꼼꼼하게 보는지...
'이 시간에 하이난 들어오는 한국인이 면비자도 아니고,
각 나라의 비자 사증은 또 왜 이리 많지,
어라, 중국에는 뭐 이래 자주 들락 거리는 거야, 그것도 작년부터 하이난만 4번째라... 도착비자, 면비자, 단체비자, 이번엔 개인 관광비자?
이 친구 뭐야?'
라면서 나와 여권을 번갈아 바라보는 그의 속 마음이 이렇게 다 읽힌다^^.
평소보다 두 세배는 더 시간이 걸린 것 같은...
12월에 다시 들어올 땐 또 1년 복수비자로 들어올 건데... 이러다 하이난 입국마다 모두 다른 종류의 비자를 받아오는 수상한 남자로 낙인 찍히는 거 아닐까?^^
새단장 중인 하이난 "봉황국제공항"
참, 중요하고 반가운 소식!!
얼마전까지만 해도, 하이난 공항 활주로에 내리면 차로 청사앞까지 바로 가지 못했다. 걸어서 한참을 가야했는데, 국제공항청사 확장공사 때문이었다.
근데 비행기에서 우리를 실은 버스가 청사 건물 바로 앞까지 간다.
그리고 전에 없던 것들이 생겨있다. 원래 청사는 훨씬 오른쪽으로 더 가야했지만 옆으로 새롭게 국제청사 건물을 거대하고 지어놓았다. 빌딩의 외양은 원래 있던 목조 건물 양식과 비슷한데, 2층에서 바로 항공기로 들어가는 게이트웨이가 몇 개나 연결되어 있다.
지금까지 내국인 중심의 이동에 대처하던 하이난 봉황공항이 이제 많이 찾는 외국인 여행객들을 위해 치장을 마무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인테리어 공사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더이상 활주로 사이를 걸어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덕분에 전에는 보지 못했던 광경을 보게 된다.
큰 파인애플을 머리에 이고 있는 저 건물은 하이난에서 다시 귀국할 때 탑승 대기하던 장소다. 지붕 모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치장해 놓고 그동안 아무도 못봤다니...^^
예전에 출입하던 곳과는 반대쪽 새로운 빌딩 뒤쪽을 한참 걸어서 입국장 쪽으로 난 통로로 들어간다.
올해 말까진 좀 빠듯할 것 같고, 내년 초 쯤에는 완공이 되어서 새로운 청사건물에서 입출국을 할 지도 모를 일이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입고 있던 긴팔 셔츠가 약간 덥게 느껴질 정도의 기온...
아, 따뜻한 남쪽 나라에 왔구나 싶다.
하이난 여행시, 제일 처음 만나는 어려움은 밤 늦게, 아니 새벽이 되어야 도착한다는 것.
입국심사까지 마치고 나면 많이 늦어진다.
그래도 멀리서 바다 건너 행님이 온다니 세 총각들이 공항 청사 밖에서 도열해서 기다리고 있다.
곧 여명이 밝아올 시간이지만, 싼야 시내에 있는 어느 아파트 단지안에 있는 숙소에 도착해 간단하게 맥주를 한 잔 나누는 걸로 하이난 생활을 시작한다.
지들도 아끼는 거라며 내놓은 술안주은?
첨보는 건데, 생긴게... 무슨 식물 뿌리인가 했더니, 오리혀와 오리목^^
살다살다 오리 혀를 다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흉악하게 생긴 것과는 달리 맛은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하이난에서 처음 먹는 음식이 약간 몬도가네 삘 나긴 하지만...
이렇게 무덥게^^ 한 겨울의 하이난 생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