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진, 걸 삼형제.
하이난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맨 선두에서 '차이나스토리'의 실험을 진행중인 총각들^^
앞으로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 많은 논의를 해야 할 것이고, 또 많은 것들을 배우고 가르치며 익혀야 할 소중한 사람들이고 참한 친구들이다.
여행기간 : 2017.11.4~12.31 (2개월)
작성일 : 2018.6.16
동행 : 홀로
여행컨셉 : 해외 파견
하이난의 아파트단지 생활 시작
어제밤에는 어두워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며 찾아 든 숙소.
간단하게 맥주 한잔씩 하자던 환영식^^은 거의 어스름이 밝을 때쯤 마무리했고, 6시쯤 자리에 누운 것 같다.
이제부터 두 달간 생활해야 할 숙소다.
침실은 하나인데 연장자라고 내가 써라고 하고 지들은 모두 거실 구석구석 침대를 하나씩 두고는 생활한단다. 혼자 쓰기 과하게 큰 방과 더 과한 침대가 말끔하게 청소된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눈을 뜨니 8시. 얼마 자지 못해 눈이 따갑다.
인기척이라고는 없다. 멀뚱멀뚱 있기도 뭐하고 해서 조심스레 나가보니 아직 다들 자고 있다.
짐 정리를 대충해 놓고 샤워까지 마쳐도 일어날 기미가 없다. 한창 잠이 많을 나이니까...
이곳은 싼야의 지리적 중심인 "지양구(강들로 둘러싸인 섬이다)"에 위치하고 있는데,
맹그로브 리조트나 코니퍼 호텔 등 한국인들도 한 번쯤은 들었음직한 곳들과 가깝다.
온 사방에 아파트만 있는 단지인데, 지은 지 얼마되지 않는 듯 보였다. 중국의 거대 부동산회사들이 앞다퉈 하이난에 부동산 투자와 개발을 하고 있고 그 결과물의 하나란다.
9시. 15층 아래 아파트 정원이 이뻐 보인다.
무작정 카메라만 하나 메고 밖으로 나왔다. 지도상으로도 사방에 온통 아파트인데... 대략 아파트단지만이라도 둘러보기로…
아파트 울타리 안쪽으로만 한 바퀴 돌았는데 꼬박 1시간이 걸린다 ^^.
역시의 대륙의 스케일~
단지 내에 인공호수와 팔각정에는 영감님들과 할머니들 간간히 손자, 손녀로 보이는 꼬마들이 보인다. 젊은 사람들은 거의 없다.
나중에 들어보니, 지금 시기가 중국 동북 지역 사람들이 몇 달씩 하이난으로 피한(?)을 오는 시즌 시작이라고 그런다. 산야 시내 중심가 인구가 40만 정도인데, 겨울이면 120만까지 늘어난다고 그런다.
하이난에 아파트를 하나 사 놓고, 평시에는 각 지역에 있다가 겨울이면 장기 체류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고...
단지 주차장에는 먼지를 뽀얗게 쓰고 있는 차량들도 부지기수다. 모두들 한 시즌 주인을 태우기 위해 그렇게 1년간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다.
하이난에 머무는 동안 점차 시즌이 다가왔고, 그에 따라 주차장엔 차들이 늘어났다. 대륙에서 차를 끌고 장기 휴가를 오는 사람들도 많다는 뜻. 그리고 1년간 먼지를 덮어 쓴 차들도 차츰 줄어들었다. 주인이 도착하기 전에 미리 세차를 해 놓는 업체도 있단다^^
한참을 한쪽 방향으로 간다. 길가 가로수는 우람하다. 식물이 자라기 좋은 기후는 금새 이렇게 나무들을 키워 내는 듯.
그러다보니 어떤 놈들은 인도를 다 차지해 버리고...^^
가지에서 뿌리가 꺼꾸로 자라는 종인데, 반얀트리인지 또 다른 종인지는 모르겠다. 거의 대부분의 가로수가 이런 놈들이다. 여기서는 용수(용나무)라 부른다.
단지 내에 테니스장은 물론 수영장도 있다. 하지만 일요일 오전인데도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돈은 좀 있는 타 지역에서 온 휴양객들이 대부분이라기 때문이리라.
집을 사서는 본인들이 년에 수개월을 묵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주일 이상 성수기에 하이난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임대를 해 주는 아파트들도 많다고 그런다. 성수기 호텔 가격이 폭등할 때는 숙박비를 엄청나게 아끼면서 밥도 해 먹는 방식을 선호하는 내국인이 많다고...
아직 극성수기는 멀었으니, 아마도 아파트 주민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고, 있어도 노인분들이 많아서 이용자가 없는 것 같다.
단지와 큰 도로 사이에는 이런 완충지가 있는데, 땅이 넓은 나라다 보니, 거리에서 완충지들이 제법 넉넉한 편.
어딜가나 만날 수 있는 주민들의 평균 나이가 높다.
더러 젊은 사람들이 있는데 하나같이 같은 와이셔츠를 입고 손에 전단지를 들고 있다.
전부 아파트 영업맨들.
이런 단지 입구나 코너마다 아파트 분양을 위한 영업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직 이 아파트만 해도 대형 단지가 3차까지 완공되어서 분양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작년 평당 분양가가 해를 넘기자마자 두 배 넘게 올랐다고 한다. 그 전에는 더 가파른 속도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다고...
중국도 지금 2~30년 전부터 부동산을 통한 재테크가 한창이라고 그런다. 원래 중국의 모든 땅은 개인 소유가 안되지만, 나라로부터 임대를 하는 구조로 준 사유화가 가능하다.
보통 70년간의 사용권을 얻는다고 그런다.
우리처럼 땅을 개인이 가질 수도 없는데, 부동산 투기가 가능한가 싶지만, 실제 70년 사용권은 연장이 가능하고, 정부가 다른 용도로 수용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을 뿐 거의 개인소유와 매 한가지라고 봐야 한다.
그러니, 하이난처럼 특정 시기에 짭짤한 부수입을 낼 수 있는 아파트 한 채는 위험 부담이 적은 좋은 투자처로 떠오르는 것 같다. 혹시나 사고 파는 과정에서 수익이 많이 생기지 않아도 임대를 통해서, 그것도 아니면 따뜻한 남쪽나라에 내 별장을 하나 얻는 셈치고 말이다.
부동산은 우리나라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강남개발을 통한 수십배의 고수익 재테크 돈놀이 시대는 차츰 지나가고 있는데, 아직 중국에는 저개발된, 저평가된 땅들이 수두룩하고 그걸 먼저 찾아내고 환전하는 눈치 빠른 사람들이 벼락부자가 되는 실정이다. 시기적으로 글로벌한 기술이 받쳐주면서 그 무대는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캘리포니아나 제주도 같은 '따뜻한 남쪽의 다른 나라 땅'까지 말이다.
어쩌면 마오나 주은래가 꿈꾸던 공동체와는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사유재산에 대한 욕구가 시스템이나 역사적 배경으로 파생한 게 아니라, 인간의 원형적 본질은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그러다가 돌아오는 길을 잃고 얼른 정신을 차렸더니 표지판이 있긴 하다.
근데 도대체가 저 미세하게 방향을 달리하는 안내 표지판이 가리키는 곳을 분간할 제간이 없다 ㅋㅋ.
잡념 + 아파트 건물 입구를 찾아 약간 헤맨 것까지 결국 1시간 가까이 산책을 하고 겨우 집으로 찾아 들었지만 하이난 세 총각들은 아직 꿈나라~
그래 일요일인데 뭐~
이제부터 군기반장 큰 행님이 조금은 더 긴장과 절제가 있는 생활을 잡도록 하겠지만 오늘은 아니다. 실컷 쉬시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