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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운 Aug 11. 2018

[하이난 생활기_19] 하이난 명소, 랭킹 1위

막상 랭킹을 정하겠다는 시도를 할 때는 정말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순 내 입장만 반영한... 박명수(박경림이었나?)가 진행하던 2시의 데이트 코너가 되어 버렸다.
"네 1명에게 물어보는 대한민국 000 앙케이드~"

대망의 1위는 후해((后海, 허우하이)다.
말그대로, 뒷바다. 하이탕베이의 뒷바다라는 거겠지?
싼야 시내에서 멀다. 그래서 오지주도를 묶음으로 1+1 처리했다 ㅋㅋㅋ
정확하게 얘기하면 오지주도가 허우하이에 묻어가는 거라는... 물론 요건 내 생각이고, 사람마다 선호가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공동 1위라 주장하든, 근처에 있으니 이 일대를 1위로 하자 하든, 누가 뭐래도 내 맘대로 랭킹 1위는 재고의 여지없이 "허우하이".
 단독 우승이다.







여행기간 : 2017.11.4~12.31 (2개월)
작성일 : 2018.7.11
동행 : 홀로
여행컨셉 : 해외 파견





하이난을 처음 들었을 때 구글링을 해 봤던 날이 기억난다.
처음으로 봤던 사진과 유투브 영상이 오지주도였다. 푸른 바다와 화이트샌드가 쫙~
중국이라는 말에 대꾸했던 워딩 전체가 기억난다. 


어떻게 중국에 이런 곳이 있을 수 있지?

하이탕베이의 최남단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온 곳에서 배를 타고 오지주도로 갈 수 있다.
그 아래 콤파스를 대고 누가 원을 그리다 만 것처럼 생긴 해안이 허우하이고.
아~ 막강한 조합이긴 하다.

내 랭킹에 토달까봐 너스레를 많이 떨어서 그렇지, 사실 객관적으로 오지주도가 허우하이에 밀릴 근거가 딱히 없긴 하다. 돌아와서 이날 찍은 사진을 봤는데, 오지주도는 500장, 허우하이는 50장 정도^^

이 랭킹의 정확한 이유는,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아는 화려한 백화점 : 아는 이가 거의 없는 숨어 있는 5일장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원지 : 우리집 뒷산의 나만 아는 최고의 산책 코스
예쁘게 잘 포장한 종합 선물 세트 : 누런 종이 봉투에 든 내 단골 호떡집의 달인표 호떡

  


오지주도에 대해서는 회사 블로그에 적은

 <조운의 하이난 생활기 58_오지주도 가는 길>
과 

<조운의 하이난 생활기 60_오지주도의 각종 시설들>

로 대신 할란다.


옥빛 바다, 바다수영, 다이빙, 스노클링, 섬 특유의 절경, 공원, 각종 레포츠, 호텔, 청춘남녀와 신혼부부들까지... 뭐 없는 게 없긴 하다. 그러니 5분에 한 대씩 운행하는 배에 그득그득 실려서 들어가고 나오는 이가 그렇게 많은 거고.
 

한 마디로,

하고,

 

한 곳이다. 인정^^


 



 


반면에 허우하이는 일단 사람이 거의 없다. 
싼야 시민중에서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
싼야에서 사귄 유일한 친구이자 여자사람 친구인 1314카페 주인, 탕이옌이 알려준 곳인데, 우리도 물어 물어 찾아갔다.



오지주도 선착장 앞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가면 제법 번화한 시가지다. 대충 지도앱만 보고 이쯤이면 어떨까 싶은 골목으로 들어가 봤다.

 

지금도 이 사진만 보면 벌렁거린다.^^
주택들만 있는 좁은 골목 끝에 좁다랗게 비치는 물빛의 두근거림...

 

생각보다 크다, 지도에서 본 것처럼 종모양으로 생긴 백사장 라인이 그림이다.
이날 만났던 서핑교실 젊은 사장님의 말로는, 하이난에서 일출과 일몰의 장관을 모두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이란다.
비록 친구가 하이난 최고라고 꼽아준 곳이지만, 큰 기대가 없었기에 오지주도에서 낭창낭창 많은 시간을 다 보내고 오후 늦게 와서 조금 아쉽기도 했다. 
조금만 일찍 왔으면 여기서 수영이라도 하는 건데...

 

실은 허우하이는 중국의 국대 서핑 선수들에게는 정말 유명한 곳이다.
중국 안에서 서핑 훈련하기 가장 좋은 곳이 여기란다.
그것도 그럴 것이 그렇게 이곳 저곳 해변을 만나고 바다수영도 해 봤지만 파도가 저렇게 먼 곳에서 시작하는 경우는 첨 봤다. 
해운대를 예로 들면, 해안에서 해안 라인과 수직으로 50미터만 나가면, 너울은 느껴져도 물보라가 이는 파도는 없어진다. 파도는 수심이 낮은 해안가에나 생기는 거니까... 그래서 파도가 심한 날에도 파도벽만 뚫고 나가면 그 뒤로는 편안하게 수영을 하곤 했는데.
이곳은 종모양의 끝이 대해로 열려 있고, 파도는 거기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즉 수심이 낮고 비교적 고른 해저 지형이 저 끝까지 이어진다는 뜻이다.

 

덕분에 서퍼들은 저 멀리서부터 파도를 타고와서 해변까지 긴 대장정을 할 수 있다는...
호주의 골든코스트나 발리의 빠당빠당 같은 거칠고 큰 파도는 아니지만, 서핑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부터 중급자들까지 기본기 다지는 훈련에는 최고의 장소라는 소리~
내 버킷리스트에 상위 랭크된 서핑을 말이다.

 

이렇게 파도가 몇 층으로 이어지는 모습도 첨 보는 광경.
거의 고르게 4~5개의 파도산이 늘 존재한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지?^^

 

내가 갔을 당시, 허우하이의 서핑 관련 샵은 딱 세 군데였다.

 

제일 안쪽에 있는 가장 큰 호텔 건물에 하나가 있는데, 입구를 못 찾아서 패스~

 

가운데 있는 가게는 잔디밭만 가득해서 옆 가게에 딸린 휴게시설인 줄 알고 그냥 지나쳤다. 아가씨 세명이 해먹과 벤치에 널부러져 있어서 더 그런 인상을 준 우연도 작용^^
실은 '지러'라는 이 샵이 여기 샵 중에 실력이나 숙박시설이 최고라고, 우리가 들어갔던 샵 사장이 이실직고하더라는... (그래서 그 사장이 더 마음에 들지만^^)

 

우리가 방문한 샵은 딱 봐도 입구 잘 보이고, 비주얼에서 풍기는 정체성 확실하고.
1314카페 친구가 '지러'에 들러봐라고 했는데, 옆집 간판이 애매하게 붙어 있어서 이곳이 마치 '지러'라고 착각 할만도 했고^^
우연이 원래 인연인 거지 뭐~

 

계단을 올라가니 샵이 아담하니 이쁘다.

 

허~ 이 사장이라는 젊은 친구 참 재밌다.
영어는 한마디도 못한단다. 일본어면 몰라도... "오~ 쏘데스까?"
엥? 중국에서 일어하는 사람. 첨 봤다. 나름 일본 유학파란다. 음... 공부는 작파하고 서핑의 세계에 빠졌었다는... 그나마 모국어 다음으로 좀 한다고 자부했던 일어가 왜 그리 한마디도 안 나오냐?
중국어에서 아는 단어, 영어 사용자와의 긴장된 영어 대화에만 두 달을 매달려 있던 내 뇌에서 급 호출된 일어가 마구 늑장을 부린다. 대충 들리긴 하는데, 문장이 입에서 나오질 않는... 신기한 경험을 또 해 보게 된다.

여튼 세 집 모두 숙박시설을 갖추고 서핑 용품을 대여하고, 스쿨도 운영한다고 그런다.

 

얘기를 나누는 공간 뒤에 있는 건물이 숙소란다.
늦게 들러서 오래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담에 오면 잘 해 달라니까, 똑같이 한단다^^ 
ㅋㅋㅋ 솔직 담백하고 당찬 아가씨다.

여기 말고도 싼 민박집들은 많다. 다시 큰 길가로 나와보니, 1층은 죄다 식당이고 그 위는 전부 민박이다. 
싼야베이, 대동해, 야롱베이, 하이탕베이, 청수만까지 해안을 따라 최고급 글로벌 브랜드들이 앞다퉈 오픈해서 운영하고 있는 이 호사스런 하이난에 초저가 민박들로만 구성한 마을이 있다니...
민박집엔 조식 따위 없다. 괜찮다. 동네 전체가 식당 천진데 뭐~
오지주도 말고는 별로 갈 데도 없다. 괜찮다. 이번 기회에 죽을동 살동 서핑 배우고, 하루종일 물놀이 하면 되는 것을^^



최근에 집에서 같이 살아주시는 분이,
"하이난에 아틀란티스라고 있나?"

그러신다. 아틀란티스 유명세가 어느새 우리 마나님 귀에까지... 
재빠르게 정답을 찾으려고 머리 속에서 단어들을 스캔하고 대답을 줬다.

"거기 생각보다 별로란다. 비싸기만 하고. 와? 하이난 함 가까? 거기 말고도 직이는 데 억수로 많다. 허우하이라고 못 들어봤제?"

물론 매번 그렇게 자유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등산화에 스노클, 오리발을 들고 산간 오지 벽촌 일정으로 교묘하게 꼬시면, 못 이기는 척 따라주는 착한 마눌님은...
한 두 번 속냐는 표정을 아주 잠시 흘려주시다가, 이내 다른 화제로 넘어가 준다.
나도 왜 아틀란티스 수영장 데이소파에 드러누워서 망고쥬스 빨고 싶지 않겠소만, 지금 예약해도 자리도 없고, 있다해도 돈도 없고...

우리 가족이 하이난에 간다면, 공항에서 바로 허우하이로 직행.
한 나흘 허우하이에서 죽도록 서핑 배우며 보내다가 
마지막날 오전에 열대천당, 주강남전 투어(위치상 순서가 바뀌면 좋지만,좀 그렇다. 땀내고 온천해야하니까)를 하고 저녁에 싼야로 들아가서,
하루는 대동해 인근에서 보내고,
하루는 주구장창 맛난 거 먹으며 시내구경 다닐꺼다, 특히 망고 한박스 사다 놓고 질릴때까지...
마지막 날은 아무데도 안 가고 호텔에서 먹고 자고 수영하다 망고 먹고, 또 먹고 자고 수영하다가 망고 먹으면서 비행기 타러 가는,
요런 9일짜리 여행을 기획할 것 같다. 
아, 왠만하면 올 여름은 배타고 대마도 캠핑이나 한 이틀 가고 그냥 건너 뛸까 생각했는데, 이참에 넌지시 펌핑 좀 해봐?


참고로 허우하이에 숙박을 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
면비자로는 힘들 수도 있다는 것. 
면비자는 숙박장소를 미리 중국 당국에 통보를 해 놓은 외국인들에게 비자를 등록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인데, 숙소에 체크인 아웃 상황이 온라인으로 자동 통지가 된다. 그래서 면비자 사유로 인증이 가능한 호텔이 죄다 당국에 인허가가 들어가 있어야만 하는데, 민박이나 작은 여관급 호텔들은 그런 게 안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즉, 면비자 신청시 숙소로 기입을 해도 서류처리가 안된다. 

반면 유명한 호텔을 예약후 바우처만 받고 취소한 상황에서 바우처를 제출해서 면비자를 득한다 해도 체크인이 안되는 순간(처음부터이든 여행 중간이든 단 한 번이라도 제출한 서류에서 벗어나면) 지명 수배가 된다. 면비자는 하이난 소재의 여행사만 외국인을 초청하는 형태로 발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하이난에 있는 두 달 동안 손님 중에 이런 경우가 두 건 있었다. 
그때마다 직원들이 해당하는 분들을 찾아 하이난을 뒤져야 했다. cctv를 통해 공항에서 탄 택시 회사를 알아내고 해당 기사에게 손님들을 내려준 곳을 찾아내서는 해당하는 지역 인근을 다 뒤진다. 신기한 게 한 이틀 뒤지면 또 어디서건 찾게 된다는 것. 정 발견이 안되면 출국일 공항에서 기다리면 된다. 이때는 공안과 함께지만...

이럴 경우, 여행사한테는 당국의 과중한 패널티가 떨어지고, 해당하는 관광객들에겐 벌금 나아가 출금금지 더 나아가 중국 재입국 금지까지 떨어질 수 있는 상황.  

가족들을 데리고 하이난에 온다? 허우하이에서 4박 정도를 한다?
어쩔 수 없이 면비자는 안되고, 관광비자를 끊어야 하는 거지. ㅠㅠ
내가 갔을 때 오지주도 선착장으로 들어가기 전 하이탕베이 끝자락에 건물이 하나 크게 올라가고 있었는데, 동생들 말로는 유스호스텔이라 했던 것 같다. 지금쯤 완공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혹시 얘가 주숙등기에 인허가 가능으로 등재되어 있다면?…
당장 전화해서 알아봐야겠다^^


우리 하이난 동생들, 단골집 아줌마들, 1314카페 동생들,
대동해야, 후해야 기다려라!
오늘부터 정상회담 물밑 접촉에 버금가는, 서희의 강동6주 저리가라 할 고난도 작업...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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