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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운 Aug 23. 2018

발리-대만 대가족 여행 04> 쓰린야시장

2018.1.4



이것도 나중에 안 거지만, 굳이 쓰린야시장이 아니라도 타이베이에는 야시장들이 많다.
대부분 비슷하단다. 시장이 원래 짧은 시간 그 지역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기에, 여행시 필수 코스긴 한데, 여기에 볼거리 군것질 거리들도 많으면 금상첨화.
사실 쓰린야시장은 그런 관광객의 마음을 잘 읽어내고 그들에 특화된 상품의 진열장 같은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재래시장과는 거리가 좀... 
그럼 어떠리... 그래도 낯선 볼거리와 음식들이 유혹하는 건 사실이니까, 내가 정한 루트에 누구 하나 딴소리 할 사람도 없는 터에 뭐 아무렴... 대만오면 꼭 들러야 할 데라고 주장하면 끝...^^


 




여행기간 : 2018.1.4~1.13
작성일 : 2018.8.6
동행 : 대가족 3대, 11명
여행컨셉 : 가족 여행







중정기념당에서 다시 타이베이역 방향으로 되돌아오는 노선을 탄다. 이번엔 제법 한참을 가서 찌엔탄 역에 내린다.
이미 방향감각을 상실했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이 시각 지엔탄 역에 내리는 사람들 대부분은 나와 같은 여행객들이고 모두들 향하는 곳은 동일하다.

 


역에서 도로 건너편이 쓰린시장이다.
건널목 이쪽이나 저쪽이나 사람들은 가득하다.

 


입구부터 포장마차들 즐비하군.
갖가지 즉석 주전부리들이 종류도 많다. 게 중에 사람들 줄 많이 서 있는 곳들만 공략해 보기로 한다.

 


식구들 모두 이 시간까지 저녁도 못 먹었다.
아니 집 나와서 먹은 거라고는 기내식이 전부였다. 그러니 어른부터 꼬맹이들까지 보이는 족족 먹자고 난리다^^

 





인파 때문에 고작 네가지 음식을 장만하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뭔가 마실거라도 있어야 하는데...

 


과일천국 따뜻한 남국에 왔으니 과일로 대체하기로.
과일 킬러 애들 엄마가 입구쪽에 먹음직스럽게 유혹하는 과일가게를 봐 뒀다고 사 오란다.

 


적혀 있는 액수만 보고 이것저것 주문을 했다.
담아주는데 상당한 금액을 부른다. 엥?
알고봤더니, 과일 개당 가격이 아니라 100g당 가격이었다고... 다시보니 조그마하게 그램 숫자가 적혀있다. 헉!
다른 음식들도 뜨내기 손님들을 상대로 하니 길거리 음식치고는 그렇게 착한 가격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과일은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가격이 높았다. 그렇다고 다 썰어서 담아주는데 취소할 수도 없는... 대단한 상술이다.
어리버리 여행기획자가 제대로 낚였다. ㅎㅎㅎ

쓰린시장은 원래 이렇게 길거리 음식을 사서 그냥 서서 먹는단다. 이런~
우리들이야 그렇다치고 쫄쫄 굶고 계신 부모님을 길바닥에서... 어디 테이블이 있는 식당을 찾았건만, 강한 취두부 향이 풍기는 작은 가게 말고는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대충 걸어가면서도 먹을 수 있는 것들 하나씩 입에 물고 무작정 시장 안쪽으로 더 파고 들어가 본다. 
찌엔탄 역과 가까운 입구쪽만 이렇게 포장마차가 많지, 막상 또 안으로 들어가니 한산한 곳들도 있다.
중간중간 음식 말고도 추억의 게임들 차려놓은 요런 곳들도 있다^^

 


그러다가 아케이드가 설치된 시장 입구에서 발견한 빙수가게.
야외에도 테이블이 몇 개 비어있다. 염치불구하고 빙수 두어개를 시켜서는 거기 앉아 주문한 음식을 시식하는 걸로...

 


그리고 대만빙수가 유명하다는 얘길 듣기도 했고...


 


쓰린시장이 워낙 유명한 곳이다보니, 매일같이 인파가 몰려오나보다. 주문이 밀려 있는 듯 보였는데도 생각보다는 빨리 나온다.
물론 그렇게 빙수 그릇을 들고 테이블에 오니, 이미 아까 들고 왔던 음식들은 동이 나 버린 상태였다.
그리고 빙수는 그냥 빙수였다. 대만이 망고가 흔한 지는 모르지만, 요즘 우리나라에도 망고빙수는 차고 넘치는 지라...

 


여행의 컨셉도 애매하고, 어디가 어딘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해답을 가진 이도 하나 없는 대가족 여행단.
주린 배만 살짝 채우고는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시장 안쪽도 한바퀴 구경하자고 둘러봤지만, 그닥 큰 감흥거리는 없었다.

 


다리는 제법 아픈데, 뭘 본 건 같지도 않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아들따라, 오빠따라, 남편따라, 아빠따라, 삼촌따라... 쏘 다니면서 배불리 뭘 먹여주지도 않고...
그렇게 우리 식구들의 첫 해외여행 동행의 첫째날이 마무리되어간다.
괜찮다. 비행기도 무사히 탔고, 이슬 피할수도 있게 되었고, 뭐할지 멀뚱거리지 않도록 쏘 다니기도 했다. 뭐 이정도면... 휴~~

근데 하루만에 난 왜 이렇게 피곤한 거지? ㅋㅋㅋ

동행인들이 달랐더라면 이 밤의 흥에 젖어 또 전혀 다르게 다가왔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대가족 여행 컨셉에서 쓰린야시장은 그닥... 에러까지는 아니었지만, 썩 괜찮은 선택이었다 자신할 수는 없는 곳이었다.
그냥 숙소 근방에 괜찮은 딤섬집에 가서 저녁 먹고 인근 산책이라도 다녔어야 하는데...
한 번 겪고 나니 약간씩 파악이 된다. 
그래, 기회는 내일 또 한 번 더 남았으니까...

내일의 알찬 저녁 시간을 위해 남몰래 노력해야하는 가이드는, 다들 잠든 시간에 혼자 나가서 주변을 섭렵해야만 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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