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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겨울이지 8_ 기대 이상의 에코랜드 테마파크

2017.1.28

by 조운

여행기간 : 2014.1.26 - 1.29
작성일 : 2016.10.19
동행 : 같이 살아 주는 분과 그녀의 아들들
여행컨셉 : 렌트카+등산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향한 목적지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테마파크, 에코랜드.
우리 가족 중에 가 본 사람도 없거니와, 테파파크가 뭐 거기서 거기지 생각하고 별 기대를 안했다.
애들이 기차타는 걸 좋아할 거라는 점, 곶자왈을 그 기차로 간략하게 즐길 수 있다는 소문만 믿고 간 거니까.
그런데 한마디로... 괜찮았다.
한적하게 쏘다니기 좋았고, 구조물들이 좀 낡은 느낌이 나서 그렇지, 오래되었다는 건, 가미된 인공미가 퇴색되고 자연스러워졌다는 걸 의미하니까.
가 본 이라면 무슨 의미인지 잘 알 수 있다.



인공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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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았다. 우리 또래의 가족들이 대다수였고, 한가로운 공원에서 서로 적당한 공간을 확보하면서 다닐 수 있었다.
주차하고 티케팅하고 들어와서 기차부터 탔다.
기차는 사실 10분 정도 간격으로 계속 운행이 되는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헐레벌떡 기차부터 올랐던 기억이...
기차는 앙증맞은 크기였고, 그냥 주위를 빙빙 도는 정도이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긴 거리를 움직였다. 에코랜드 테마파크는 몇 개의 특색있는 정원마다 역을 배치하고 원하는 곳에 내려서 산책도 하다가 다시 다음 기차를 타고 또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즐기는 곳이었다.
뒤늦게 팜플렛을 보며, 사실을 파악하고는 그 다음역에 바로 내렸던 것 같다.
우리가 내린 곳엔 인공호 가운데로 데크 다리도 있고, 갖가지 장식들을 해 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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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빛 하늘 아래 평온한 호수가라서 낭창낭창 걷기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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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중간에 몽골 천막같은 지붕을 인 카페가 있으나, 겨울이라 그런지 운영을 하진 않았다. 에코랜드가 자리한 곳이 곶자왈을 품고 있고 공기도 맑고 참 좋은데, 전체 장식물의 일관성이 좀 아쉬웠다. 특히 저 코카콜라 광고에서 본 듯한 백곰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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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느낌의 장식들이 더 있긴 했다. 호수가니까 백조.
인공이지만 자연미를 강조하려는 에코랜드의 이미지를 위한 토피어리.
대략적인 조경의 원칙과 모티브가 좀 뻔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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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중 누군가 찍은 것 같은데, 노출은 좀 심하게 됐지만, 구도는 나쁘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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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가씨와 잠깐 같이 놀았고, 예상대로 우리 둘째는 엄마한테 여동생을 낳아달라고 졸랐다. 우리는 강아지, 고양이부터 동식물이나 사람까지 가리지 않고 지보다 작고 귀여우면 무조건 낳아달라거나 사달라거나 하는 둘째.

'아들아, 아빠도 딸 하나 갖고 싶다만, 그런 내색에 도장찍어라는 살벌한 분위기 조성하는 분이 있어서 포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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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을 통일한 투 톤의 바람개비 군이 길을 따라 펼쳐져있다. 뜬금없어 보인다고?
음... 꼭 그렇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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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가 인도하는 데로 가면, 풍차와 돈키호테가 있으니. 딱 예상되는 아이디어라서 나중에는 흐믓해진다.
지나는 모든 아이들이 산초판자가 되어 사진을 찍었을테니, 유달리 당나귀의 등만 녹 슬 틈이 없어서 황동색이다.



피크닉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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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소꿉놀이는 인형을 집에 넣고, 재우고 코딱지 만한 솥에 밥을 앉히는데, 그걸 좀 키워서 애들이 실제 집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꾸며놓은 곳이다.
컨셉은 소인국인데, 애들이 별로 찾지 않아서인지, 외진 곳에 있어서인지 시설들이 약간 낙후한 느낌이 든다. 우리 애들은 좋아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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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로드 산책길

에코랜드에서 제법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기찻길이 주위를 빙 두르고 있는 "에코로드"로 향했다.
에코랜드에서 제일 매력적인 산책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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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속에 걷기 좋은 길을 내어서 쉬엄쉬엄 걷게 만들어 뒀는데, 오래된 이끼들과 앙증맞은 장식들이 나쁘지 않은 곳이다.
애들이 제법 걸었는데도 생생하다. 길은 온통 붉은 흙으로 되어있다. 제주의 화산석을 송이라 하는데, 그 색깔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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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저런 인디언텐트의 뼈대처럼 만든 집이 있다. 의자는 하나만 있는데, 애들은 꼭 한 번 씩 앉는다.
숲해설도 한다고 하는데, 우리끼리 날랄하게 다니는데 익숙해져서 일까, 사람들을 쫒아 따라다녀야 한다는 게 싫어져서 그냥 우리가 아는 범위 내에서 눈에 보이는 만큼만 즐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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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반바퀴 쯤 가면, 무인카페가 나타난다. 카페 앞에 있는 해먹은 인기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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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처음으로 해먹이라는 것에 앉아(누워?)보는 아이들이 떠날 생각을 않는다. 그리고 흔들리는 걸 체험한 뒤로는 아빠에게 계속해서 밀어달라 졸라댄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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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핑계로 엄마한테 넘기고는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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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가 신령스레 핀 바위 틈으로 시원한 물이 샘 솟았다. 실제로 오늘 많이 걸어서 목도 말랐는데, 참 적절한 때 나타났다. 물맛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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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찍으면 늘 밝게 나오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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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곶자왈을 체험할 수 있는 데크 길이 있다. 바위 틈으로 숨을 쉬어서 그런지 유난히 지이류나 고사리 종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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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만족스런 기대 이상의 산책이었나 보다. 사진 속 표정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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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때가 막차였던가,
차장? 역무원? 여튼 관계자분께서 빨리 와서 타라고 했던 것 같다. 안되면 그냥 걸어서 가지 하는 식이었지만, 애들이 한 번 더 기차를 타 보고 싶어해서 안 놓치려고 약간 서둘러서 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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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종류가 한 가지가 아닌지 처음 탔던 기차보다 더 귀여운 기차가 역으로 들어왔다.

제주에 오면 그냥 해변만 다녀도 시간이 모자란다. 사실 한라산만해도 며칠을 보내야 지루해질까?
아이들을 데리고 왔으니, 이런 테마파크 같은 데도 혹시나 함 가볼까 하는 생각에 찾아온 건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가족여행은 협상이다. 산행, 숲트레킹만 고집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난 영실코스를 얻고 나머지는 포기해야 했다. 내 맘에 드는 곳만 선택했다면 나만의 여행은 되었겠지만, 이런 의외의 수확은 없었을 거다.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도 마찬가지 같다. 너무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 하니까 짜증이 나는 거겠지만, 그 속에서도 전혀 다른 취향의 여행을 경험한다는 열린 마음이 있으면 또 다르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가족이라서 모든 것이 용서되는 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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