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호랑이 타고 넘기

2014.11.9

by 조운

여행기간 : 2014.11.9
작성일 : 2016.11.25
동행 : 또 동호회 행님들과
여행컨셉 : 가뿐한 등산




밀양케이블카 맞은편


아주 요즘 재미가 붙어버렸다. 산행 멤버가 정해지면서 참 자주 나 다닌다.^^
이번 백운산은 너무 힘들이지 말고 가을을 즐기자는 심산으로 올랐다.
그렇다고 백운산이 만만한 산은 아니다. 높이야 금정산 수준이지만. 그래도 명색이 영남알프스 자락인데...
전체 영남알프스는 종주코스인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재약산, 천황산을 빙 두르는 코스가 가장 유명하지만, 크게는 가지산 도립공원 일대를 중심으로 좌 운문산 군립공원, 우 신불산 군립공원으로 이어지는 'ㄱ'자 코스와 가지산에서 표충사로 이어지는 세로 능선이 마치 우산과 우산대처럼 교차한다.
백운산은 능선으로 보면 운문산에서 가지산까지 횡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아랫쪽에 불뚝 솟아있고, 지도상으로는 가지산 도립공원과 그 아래 얼음골 및 표충사로 이어지는 불교색 짙은 이름의 명산(천황산, 재약산)들과 연결되는 중요한 고리라서 우산과 우산대를 연결하는 살의 중심 정도 되겠다. 전체적으로 거대한 영남알프스의 중앙부에 위치한다.

최근에는 백운산보다는 맞은편 얼음골에 설치된 밀얄케이블카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케이블카 정상에서 바라보는 멋진 풍경(얼음골 케이블카 정상 데크에서 보면 백운산의 큰 바위덩이 능선이 호랑이로 보인단다^^)으로 더 유명한 듯하다. 어쨌거나 제발 아름다운 영남알프스가 케이블카 손님들로 인해 훼손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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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독수리 6형제.
주차를 하고 등산로 입구에 들어서니 힐레베르그를 비롯 값비싼 텐트들이 몇 동 있다. 모두 클라이머들. 왕년에 한 클라이밍했던 산행대장 행님은 이른 아침이라 이제 막 장비를 챙기고 있는 그들을 주의 깊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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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바로 가파른 길로 시작되었다. 조금만 올라서 반대쪽을 바라보니 케이블카 라인과 정상의 구조물까지 다 보인다.




암벽용 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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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장이 갑자기, 원래 등산로를 벗어나 잠시만 들렀다 가자면서 우리를 길 옆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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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해보니, 한창 암벽 등반을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암벽에 박힌 핀 들 중에서 몇 개를 가리키면서


"저긴, 내가 훈련용으로 개척해 놓은 기다."


조금 난이도 있게 핀을 박아서 아무나 오르진 못한다고 하면서 스틱으로 가리키는 쪽을 보니, 핀이 몇 개 박혀 있다. 나중에 암벽하는 후배가 백운산에 훈련 갔다왔다길래 행님 이름을 얘기하니, 제법 유명한 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핀과 훈련코스도 알고 있더라고^^. 내가 이런 사람이랑 등산을 다니는 구나 생각했다. 흐믓~




백운산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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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짚은 가을 속으로 더 들어갔다. 백운산으로 암벽 등반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있었다. 여기저기 거대한 바위 덩이들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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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발?
참나무가 바위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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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다. 원래 종으로 쑥 올라오다가 잡은 자리가 하필 바위 옆이라서 횡으로 넓어지면서 저렇게 된 것이리라. 신기하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생명이 경이롭다. 덕분에 다른 나무들 보다 훨씬 더 안정적으로 바위와 서로 지탱하면서 세월 속을 동행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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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 부릴 줄 아는 우리대장. 얼마나 백운산에 많이 올랐을까? 어디에 부처손이 많은 지, 어디에 운지가 많은 지도 잘 아는 그가 포토존 정도야 이미 완전하게 마스터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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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등산을 좋아하지만, 스스로 저질체력이라며 민폐가 될까봐 주저하는 고데누님. 꾸준히 그리고 씩씩하게 잘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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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얼굴과 몸을 가진 요요행님도 어디 가서 빠질 멋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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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행님. 저때만 해도 참 날씬했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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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장 행님의 영혼의 동반자. 잉꼬나 원앙으로도 다 표현되지 않을 만큼 두 분이 함께하는 모습 모습, 아름답다고 느끼게 만드는 델사누님. 말없이 수더분하지만, 그 끈기에는 왠만한 남자들 혀를 내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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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서로 으샤으샤 하며, 거대한 바위 능선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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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더 거대한 한 덩이 바위에 깨알같이 사람들이 붙어있다.
여기가 바로 백운산의 핵심.
맞은편 케이블카 정상에서 너도나도 '백운산 호랑이'를 찾는다는데, 바로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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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 산에서 보면 이 바위 정상이 이렇게 보인단다. 사람들은 마치 호랑이 한마리가 능선을 넘고 있는 듯 보여서 "백운산 호랑이"라 부른단다. 지금 우리가 그 등허리를 막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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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게 행님이 선 곳으로 카메라를 대면 포토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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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심에 찍은 셀카, 늘 똑같다. 하늘빛만 달라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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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큰행님이 찍어준 사진으로 만족. 늘 그렇듯 면바지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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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계단을 오르면 백운산 호랑이의 등으로 올라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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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이야.
바위 능선에 올라서면 이런 아찔한 곳을 쓱쓱 내려가는 일군의 사람들을 만난다. 보고 있어도 아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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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하나만 의지해서 두 손을 놓고 있을 때의 짜릿함을 느껴보고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건 내 길이 아니구나 바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냥 대단한 사람들이 세상에 많구나 하며 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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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등을 쭉 타다가 대가리 쪽으로 넘어가면서는 관목들도 좀 있지만, 위험구간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호랑이 등에 타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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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운문사쪽으로 뻗은 도로와 백운산 아래 밀양 호박소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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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저렇게 케이블카 출발지점도 다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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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완전히 타 넘고 조금더 능선을 치면 아주 소박한 정상 표지석을 만난다. 800m가 약간 넘는 해발고도.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는 코스가 아니라서 당일치기로 아이들을 데려와도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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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길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별 재미도 없다고 해서 하산은 구룡소 폭포 쪽 옛길로 잡았다. 구불구불만 급경사를 미끄러져 가면서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거대한 바위 위를 낮은 포복으로 흐르는 찬 내를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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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산행의 피로도 잠시 풀고 수다도 떨면서 늦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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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어느새 차들이 들어선 주차장까지 내려왔고,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삼양교 출발점 도로를 만난다. 차를 세워둔 곳과의 거리가 조금 있지만, 대장 행님은 마침 출발하는 어떤 차를 얻어타고 우리 차가 주차된 곳까지 금새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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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산이래도 좀 모자라는 느낌... 아쉬움을 저런 촌스런 포즈의 사진으로 마감했다.

백운산은 산세가 시원하고, 능선 구간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딱인 점이 매력이다. 코스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산행시간이 길지 않아서 산보하는 마음으로 오를 수 있을 듯하다.
다만, 너덜구간과 바위, 가파른 초반 오름 등이 있어서,너무 어리거나 연세가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리기는 애매하다. 부산 양산 밀양 울산 정도에서 출발한다면 하루 소풍삼아 가족과 동행해도 후회없을 것 같다.
그리고 클라이밍에 대한 뽐뿌질을 좀 당할 각오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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