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대마도] 답사 2_이즈하라 시내 관광 上

2015.4.17

by 조운

여행기간 : 2015.4.17~4.19
작성일 : 2016.12.3
동행 : 절친과
여행컨셉 : 미니멀 오토 캠핑






이즈하라항과 렌트카 마쯔다



저번처럼 오션플라워호를 타고 갔다. 코비나 비틀(일본 선사가 운영)보다 약간 저렴하다. 조금 더 느리지만 가까워서 큰 차이는 없다.
이때만해도 아직 부산국제터미널 신청사가 건설 중일때라서 중앙동에 부산세관본부와 나란히 있는 구청사에서 출발했다.
부산항을 출발하고 30분 쯤 지나면 벌써 대마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대마도의 북단을 돌아 동쪽으로 섬을 끼고 나간다. 이틀 뒤 귀국길에 출항하는 히타카츠항이 곧 시야에 들어온다. 그러고도 한참을 길쭉한 섬의 해안라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그렇게 대마도를 끼고 한 시간 정도 가면 이즈하라 항이다.


터미널을 나오니 우리 이름이 적힌 네임보드를 들고 렌터카 회사에서 직원이 나와있었다. 약간 우리말을 하긴 했지만, 소통에 도움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네이게이션 사용법에 대한 걸 설명했지만, 우린 필요없어서 건성건성 응대하고는 바로 출발.


그렇게 작지 않은 마쯔다 소형차. 잘 부탁한다.
일본은 운전석과 보조석이 우리와 반대다. 내가 먼저 운전을 했는데, 조금 가다가 바꿨다. 정말 적응이 안된다는... 믿는 구석이 있으니 더 그랬나보다. 그후 운전은 거진 'J'가 담당했다.




대마도를 찾는 관광객의 유형별 목적


대마도에 오는 우리나라 관광객은 목적이 뚜렸하다.

- 당일치기 관광
아침 배로 이즈하라나 히타카츠에 도착해서 쇼핑(주로 면세 쇼핑)을 하고 색다른 점심식사를 하고 근방의 관광지 한 바퀴 둘러보고 오후 배로 귀항한다.

- 낚시
부산 연안에도 태종대 등 포인트가 많고 배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낙동강이 끌고 온 모래가 쌓인 '등'이나 가거도 추자도 등의 섬이 있어서 거기도 좋다. 그래도 더 멀리 나가면 더 크고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는 건 당연한 것. 낚시광들이 선택하기에 대마도는 가성비 짱인 포인트일테다.

- 1박 이상의 배낭여행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여행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대마도만한 곳이 있을까? 길쭉한 지형 덕분에 버스로 이동하면서 즐기기에 좋고, 원점회기 필요없이 들어간 항과 다른 항으로 나올 수 있어 더욱 좋다.
그렇게 많이 이용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들도 생긴 것 같았다. 숙박은 마을마다 게스트하우스나 민박도 많다. 리아스식 해안 지형이 만들어 낸 풍광들을 남해나 서해가 아닌 외국에서 쉽게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 등산객
대마도에도 아름다운 산이 있다. 아리아케산이 대표적인데 다녀온 분들의 말로는 트레킹이 버겁거나 하지 않으면서 섬 산이 가진 특유의 전망을 볼 수 있어서 인기가 좋다고 한다. 최근에 대마도에 단체로 등산을 위해 건너오는 동호회들도 많다고 들었다.

- 캠핑족
굳이 자전거 캠핑이 아니더라도 렌트카를 이용해서 캠핑하는 젊은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국내에 비해 시설, 요금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일본의 공영 캠핑장이 대마도 곳곳에 포진해 있고 공기좋고 깨끗한 환경이 최대 잇점이다. 국내 오토캠핑장은 사이트마다 거의 성을 하나씩 건설(?)하는데 반해 미니멀한 캠핑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국내 캠핑장의 소란스러움도 피하고, 단촐하게 배에 실을 짐을 꾸려서 오기에 적절해 보인다.

- 자전거 캠핑
백패킹 장비와 자전거를 결합하면서 최근 생겨난 여행 형태같다. 차량으로는 주마간산이라 직접 몸을 쓰는 도보여행이 좋긴 한데, 캠핑 장비때문에 엄두가 안난다. 몸을 쓰지만 도보보다 훨씬 더 많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고 차량이 갈 수 없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는 형태, 장비를 모두 지고 다닐 때의 통증과 땀을 생각하면 자전거에 적절하게 무게 배분해서 움직이는 건 자유로움 자체다.
자전거 캠핑 인구가 그렇게 많진 않지만,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로 보인다.

우리가 대마도에 온 것도 바로 자전거 캠핑 컨셉의 여행을 개발하기 위한 것.
자동차라면 깜빡하고 지나쳐버린 곳이 있거나 중간에 좋은 정보를 얻어 차를 되돌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지만, 자전거는 그러기 쉽지 않다. 그래서 이왕이면 현지의 정보를 더 많이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다.
우선 대마도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잘 들리지 않는 곳부터 갔다.




붉은배새매 관측지


원래는 "아유모도시 캠핑장"을 가려고 했다. 대마도 거의 남단에 있는데 해변가는 아니고, 이즈하라대교를 건너 히타카츠와는 정반대로 달리면 "다테라야마 원시림"으로 갈 수 있다. 중간에 산림 한 가운데를 통과해서 섬의 반대쪽 해안으로 가는 산길을 타고 가면 된다.
도시의 반대쪽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점점 산 쪽으로 올라가더니 어느덧 능선과 터널을 타고 있다.
그리고 갈림길이 나타난다. 갈림길은 거의 150도 정도로 도로가 꺾이는 곳에 있다. 그렇게 꺾이는 도로의 외곽에 차를 댄다.
전망은 환상적이다. 대마도 남단의 산 능선과 해안 바다가 삼면으로 다가온다. 주위를 둘러봐도 내가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듯하다. 바람이 심해서 약간만 균형을 잃으면 어디로 떨어져도 떨어질 것 같다. 왼쪽 바다로 내려가는 급경사를 타면 "오우라해수욕장"으로 갈 수 있고, 쭉 직진하면 에도시대 배를 대어두던 "오후나에 유적지"로 갈 수도 있다. 오른쪽 섬 내륙 방향이 아유모도시 캠핑장이다.
대마도 캠핑장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 속에 자리하고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포기하기로 했다. 지도상에서 이동거리만 계산했던 우리의 실수.
여기까지 오는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고불고불 산길에 차는 제 속도를 낼 수 없었고, 내리막이 나타나도 위험해서 속도를 낼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확인하려고 했던 곳이긴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여길 온다는 건 더 무리일 것 같았다. 2박3일의 일정으로 소화할 수 없는 번외 구간으로 남기기로 하고 과감하게 포기.

그렇다고 사진도 하나 안 남기고 돌아오다니... 아쉬웠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다시 이즈하라 시내로 돌아왔다.



수선사



부산쓰시마사무소 홈페이지에서

이즈하라가 대마도에서 제일 큰 마을이지만, 걸어서 돌기에도 넉넉한 규모다. 선형으로 발달한 곳이라 길을 잃기가 더 어렵다는...


티아라몰에서 사 먹은 모스버거.
한 번은 먹어 봐야지 했는데, 빵 사이즈가 일단 너무 작다. 맛도 뭐... 왜 일본에선 이게 인기인지...
깔딱 요기만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이즈하라 시내부터 답사를 시작했다.


수선사

맨 첨 들른 곳은 수선사. 지난 번에 심작가와 와 봤던 곳이긴 했지만 정성스레 사진들을 좀 담을 필요가 있었다.



본당과 맡은편에 있는 불상들


본당 앞 작은 화단에 있는 나무 수종은 정확하게 모르지만 온통 이끼를 덮어쓰고 있고 분재의 인공미가 역력하다. 그 나무에 기생하는 식물들.
난처럼 뿌리에 수분을 머금고 살아가는 듯 했다.


우리가 흔히 콩란이라 일컷는 녀석도 있었다.


최익현선생 순국비. 수선사는 최익현 선생의 장례를 치룬 곳이라 한다.



수선사가 있는 골목은 경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지만, 옛길의 정취가 그대로 있고 수선사가 흙을 다져서 맞은편 집들 보다 좀 높게 위치하고 있고, 자연석으로 마감을 했기때문에, 마치 오래된 성벽 옆을 걷는 느낌을 준다.



이사리비 공원


다음으로 들른 곳은 "이사리비 공원". 수선사 앞 길을 따라 그대로 올라도 되지만 너무 좁아서 다시 이즈하라항 쪽으로 돌아 나와서는 큰 길로 갔다. "타테가미바위"라고 커다란 거북 모양의 바위를 지나 항에 닿기 직전 좌회전해서 만나는 오르막 길을 따라가면 된다.
이즈하라에서 섬의 동편 해안쪽은 언덕이다. 그래서 절벽과 바다가 만나고 있다. 전망이 좋다는 소문이 있어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 차량을 빌렸다면 모를까 사실 여기 언덕까지 올라와 보는 이들은 별로 없는 듯 했다. 그렇게 멀진 않지만 걸어서 오기에는 좀 거리가 있다.
우리는 확인 할 게 있어서 꼭 가봐야 했다. 자전거 라이딩의 출발점이 이즈하라일 수도 있지만, 요일에 따라 오션플라워호가 히타카츠로 들어올 경우도 있어서 어쩌면 이즈하라가 종착지가 될 수도 있다. 이즈하라 시내로 도로를 따라 들어오는 코스보다 마지막에 바람이 부는 해안 전망대로 갈무리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게다가 공원 내에 족욕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창공에서 절벽 위로 치고 올라오는 기류를 이용해서 제자리 비행중인 새매

역시 대마도 하면 새매다. 도착하니 맨 먼저 새매가 반겨준다.


공원안으로 들어선다.
진짜 공원이다. 한쪽이 직선의 절벽이고 입구쪽은 호를 그리고 있는 반달형의 공원.
관리인 한 분이 열심히 잔디를 깎고 있다. 저멀리 절벽을 경계로 색의 조합이 환상이다.


입구쪽에 재밌는 운동기구가 있다. 어떻게 사용하는 거지?
발 모양과 손 모양을 봐서는 대략 짐작은...


절벽쪽 가까이 붙어있는 족욕장이다. 몇 분이 발 사우나 중인데 누가봐도 한국분이다. 금요일 이 시간 동네 커플이나 아주머니들이 오셨을리도 없고.
우리들도 당연 발을 담궜다. 신기하게도 한국분들 서로 인사나 대화가 별로 없다. 여긴 외국이라기도 좀 그렇고, 아침식사도 멀쩡하게 집에서 잡수셨을 거고, 저녁이면 기념품으로 사 들고간 과자나 모찌를 가족과 나눠드실지도 모를 일이니 좀 멀리 드라이브 온 기분이지 않을까?^^.

자전거로 150km 이상 달리고 귀국하기 전 마지막으로 족욕도 하고 젖은 땀을 씻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장소로 보였다.
젖은 발을 수습하고 떠나려는데 한 마리 짐승을 만났다.


야, 저거 야마네꼬 아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대마도] 답사 1_대마도는 자전거 투어에 안성마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