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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답사 1_대마도는 자전거 투어에 안성마춤

2015.4.17

by 조운

여행기간 : 2015.4.17~4.19
작성일 : 2016.12.2
동행 : 절친과
여행컨셉 : 미니멀 오토 캠핑






절친 'J'와 둘만 떠나는 여행은 벌써 세 번째다.
제주도, 울릉도, 그리고 대마도.
어쩌다보니 전부 섬이다.
브랜드 "바람타고"의 첫번째 작품으로 잡은 게 바로 '섬타고(썸타고)'다. 여행에서 섬을 선택하면 무조건 좋다. 그래서 아예 자전거로 섬을 타는 컨셉으로 잡은 게 '섬타고'다. 발음은 세게해서 약간 "썸을 타는" 뉘앙스도 풍기고..
늙은 뇌 셋이 모여 참 욕봤다.^^




섬타고의 첫번째 야심작 _대마도


섬타고의 첫 대상지로 주목한 곳이 바로 대마도. 대마도를 선택한 건 몇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자전거를 싣고 이동하는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

지난 번 심작가와 갔을 때도 배삯에서 약간만 더 주고 탔던 것 같다.
반면, 항공편에 수화물로 자전거를 부칠 경우, 폴딩이 가능하냐 아니냐에 따라 다르지만, 상당한 비용이 든다. 폴딩이 안된다면 자전거를 통째 넣을 수 있는 박스를 구해야 한다.


%EB%8B%A4%EC%9A%B4%EB%A1%9C%EB%93%9C.jpeg?type=w773 출처 https://brunch.co.kr/@skumac/156


대부분의 공항마다 수화물 위탁 포장센터가 있어서 거기서 사면 되지만 박스값도 만만찮다. 시중 자전거점에 가면 버리는 박스를 구할 수도 있으나 외국에서 돌아올 때가 또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캠핑 전과정에 박스를 데리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제주도처럼 수요가 많은 공항에는 빈 박스를 맡길 수 있는 곳도 있지만, 하루에 만원 정도의 수수료가 붙는다. 이래저래 피곤한 일이다.
그리고 항공사별로 가로+세로+높이가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무게와는 별도로 차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중 삼중으로 비용이 발생한다. (이쯤되면 지레 포기하기 일쑤고, 정히 자전거캠핑을 할거면 가서 자전거를 렌탈하는 게 낫다는 분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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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퀴나 핸들 정도를 분리해서 수납할 수 있는 케이스들도 다양하게 있는데 위 사진같은 하드케이스는 기내 수화물로는 적합하지만 자전거캠핑이라는 여행 목적에는 불가한 선택이다. 갖고 다닐 수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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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케이스의 정반대편에 있는 선택지, 얇고 질긴 소재의 천으로 된 가방이다.
충격방지 완충 장치 같은 거... 없다.
자전거를 꺼낸 후 차곡차곡 접어서 휴대하기에는 적합하지만 자전거 파손에 대한 우려는 상존한다는 거... 그리고 이렇게 분해하는 방법은 사이즈를 좀 줄일 수는 있지만, 공항에서 풀고 조립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며, 쇠덩어리 공구도 여행 내내 함께해야 한다는 점이 또 낭패다.
<대마도 자전거캠핑 포스트>에서 말했듯이 자전거 캠핑의 철칙은 짐을 무조건 줄이는 게 정답!!

폴딩이 된다고 해도, '난 무조건 밥은 사먹고 잠은 호텔에서 잘꺼야.'가 아닌 이상 다른 수화물 + 자전거 이기때문에 화물 운송 차지는 따로 낼 수 밖엔 없다.

배로 갈 수 있는 지역의 자전거캠핑은 이 모든 비용을 싹 걷어낼 수 있다는 거.

둘째, 타 지역에서 부산항으로 자전거를 가지고 오기 좋다.

부산 경남 이외의 지역 사람들이 오려면 기차나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와야한다. 경험상 기차나 버스에 자전거를 싣는데 아주 관대한 나라 가운데 하나가 우리나라다. (관대하다는 것과 편리하다는 건 좀 다른 문제긴 하지만)


%EB%8B%A4%EC%9A%B4%EB%A1%9C%EB%93%9C1.png?type=w773 출처 https://brunch.co.kr/@skumac/154


자전거의 스크래치에 대한 과도한 강박만 없다면 크게 문제없이 부산항으로 올 수 있다. 거의 모든 버스와 기차는 부산으로 온다. 특히 기차로 움직인다면 부산역에서 국제여객터미널은 정말 가까워서 국내에서 힘을 빼 버릴 필요도 없다.

세째, 저렴한 여행 경비로 가능하다.

대마도의 시영 캠핌장을 이용한다면 배삯부터 숙박비, 취사 비용까지 국내 다른 곳으로 자캠가는 비용과 별반 차이없이 이국으로 자전거 캠핑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캠핑장에 비해 시설면에서 손색없는 공공형 캠핑장이 적당한 간격으로 놓여있는데, 가격이 일본 물가 기준이 아니라 우리 물가 기준으로도 참 착하다. 텐트에 침낭, 취사도구, 장작까지 대여하는 곳들이 많은데 성능이나 가격도 놀라울 뿐이다. 가장 비싼 게 배삯이라고 보면 되는데, 시기만 잘 맞추면 그 또한 KTX로 서울 갔다오는 가격보다 저렴할 수 있다.

네째, 안전하다.

대마도는 일본땅이다. (이 대목에서 다소 아쉬워 하는 분들도 있으나, 역사에 만약은 없으니...)
일본이 외국 여행에서 선호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믿을 수 있는 치안.
거기다가 자전거에 대한 배려의 교통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고 이 점은 대마도라고 다르진 않다.
코스 중에 더러 인도가 너무 좁거나 섬의 특성상 터널이 많은 편인데도 불안하거나 위험천만하다는 느낌은 없다.

다섯째, 짧은 일정으로 소화가 가능하다.

맘 같아서는 서양인들의 휴가처럼 한 두 달씩 푹 쉬다가 오고 싶지만, 우리나라 휴가는 길어야 일주일이다. 그래서 긴 여행은 대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하거나 이직을 결심한 직장인들이 공백기를 이용해서, 아니면 아이들이 방학일 때 엄마들이 아이들만 데리고 한 달 이상 나갔다가 오는 경우(유행이었던 '제주에서 한달 살기'처럼)가 거의 대부분이다.
자전거 캠핑으로 국토 종주를 하는 분들도 일주일을 잘 넘기지 않는다. 사실 일부 마니아나 고수들을 제외하면 자캠이 일주일을 넘어가면 고통이기도 하다.


%EC%8A%A4%ED%81%AC%EB%A6%B0%EC%83%B7_2016-12-02_%EC%98%A4%ED%9B%84_6.25.22.png?type=w773 이즈하라항에서 히타카츠항까지 최단 거리 : 약 150km


그런데 대마도는 상대마도와 하대마도의 끝단 쪽에 항구가 있고 한 쪽에서 출발해서 반대쪽까지 약 150km라서, 엔진 좋은 사람이면 이틀이면 충분하다. (보통 자전거 트레킹은 하루 100km 안팎으로 일정을 잡는다. 지형적 특성상 섬은 이렇게까지 가기는 좀 무리가 있지만.) 배로 대마도에 도착하는 게 점심 무렵이기 때문에 첫째 날은 좀 짧게, 둘째 날은 풀로 잡아도 2박 3일이면 마지막 날 여유까지 부릴 수 있다.
3박 이면, 볼 것 다 보고, 두 항구 사이의 중심로 말고 이면도로나 섬 반대쪽 해변도 둘러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위 사진은 2박3일 일정으로 가장 선호하는 해안도로 트레킹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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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대마도를 관통하는 중심 도로는 주황색으로 된 <382>번 도로인데, 해안에서 좀 벗어나서 산길을 가는 코스도 있고 그래서 터널도 많아서 약간 더 힘들다.
지난 번 심작가와의 여행은 하대마도 이즈하라를 출발해서 382번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39번(초록색 선)과 만나는 교차지에서 39번 도로를 타고 히타카츠까지 달렸다.

이번 답사는 차량도 있어서 좀 욕심을 내기로 했다.




대마도, 과연 자전거 여행에 최적지인지 점검하자!


이런 이유로 간택한(?) 대마도로 답사를 가기로 했다.
정말 준비해야 할 일들도 많았고, 답사에서 얻어야 할 것도 많았다.

첫째, 어느 정도 수준의 자전거까지 가능할 것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언덕의 난이도나 기어 수준이 어떠해야 할 지, 바퀴의 사이즈 제한도 필요한 지 등도 현장 점검을 해 봐야 했다(너무 작은 바퀴가 달린 미니벨로나 모노 기어의 픽시로는 아주 고통스런 라이딩이 될 수도 있으니까).
제주 올레길처럼 걸어서 움직이는 거면 모르지만, 도로에서 자전거를 달려야 하는 거면 무조건 차선 바깥 쪽에 붙어서 일렬로 가야한다. 그러면 뒤쳐지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인원수만큼 대열이 길어지게 되고 인솔하는 사람의 시야에 모두 들어오지 않는 순간이 발생하기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여정이 될 우려가 있다.

둘째, 혹시 모를 사태에 대한 대비 점검도 필요했다. 나도 자전거를 타면서 프레임이 찢어질 정도로 충돌도 해 봤고, 고속에서 체력 고갈로 인한 현기증이 발생해서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 한 적도 있다. 그리고 급 정지를 하려다가 뒤집어져서 병원 신세를 진 적도...
내리막에서 속도가 시속 40km만 되어도 절대 안심할 수 없는 게 자전거니까, 사고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거나 자전거 트러블로 더 이상 라이딩이 불가할 시 자전거를 차로 옮겨야 할 경우도 생긴다.
병원의 위치나 화물트럭 또는 차량 대여에 대한 것도 점검해 봐야 했고 주의 구간에 대한 지도상의 표시도 필요했다.

세째,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제일 중요한 것은 참여자들이 라이딩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코스 발굴과 숙박문제의 해결이다. 대마도에서 라이딩하기 가장 좋은 길, 혹은 이국적인 풍경, 아니면 색다른 감상을 불러 일으키는 곳들을 샅샅이 뒤지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많은 자료들을 검토했고, 여러 번 갔다 온 사람들의 조언도 들었다.




부산 쓰시마 사무소 방문


답사의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를 하는 와중에, 심작가로부터 부산쓰시마사무소가 중앙동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
찾아가보니 우리 사무실에서 코앞이었다(추진력 짱인 곡's가 사무실부터 내었다. J가 우선 그쪽으로 출근을 시작했고 난 아직 영상작업하는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다. 곡's가 잡은 사무실 옆방으로 곧 이사할 예정이다. 그래봐야 한 블럭 옆^^). 혹시 일본 분들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일하시는 두 분 여성 다 한국분들이었다. 그리고 캠핑사이트나 텐트 등의 대여는 최소 하루 전에 예약확인을 받아야 해서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한다는 것, 예약은 팩스로만 접수 받는다는 등의 팁과 "힐링의 섬, 쓰시마로 오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두툼한 서류봉투도 하나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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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는 두 항구와 시내의 자세한 지도, 대마도에 대한 간단한 소개로 엮은 핸드북, 그리고 캠핑장과 숙박시설의 위치와 연락처, 버스 노선과 시간표, 주요 레저 정보와 특산물의 판매처 등이 표시된 접이식 팜플렛, 그리고 시마토쿠를 홍보하는 흑백 인쇄물 중이까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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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쓰시마사무소에서 얻은 팜플렛이 종이도 단단했고, 들고 다니기에 적합한 사이즈와 큰 지도가 있어서, 사전 조사로 얻은 답사 동선을 거기 세세하게 표시했다.
그리고 우리의 목적을 2박3일의 답사 일정에 구겨 넣으려면 라이딩으로는 절대 불가했기에 차량 대여도 확실하게 미리 해 두었다.

모든 자전거 캠핑족들은 바이칼 호수 얼음 위나 남미대륙, 호주, 유럽, 아프리카 등을 자전거로 횡단하는 꿈을 꾼다. 그러나 대부분 그 꿈을 이룬 사람들이 쓴 블로그 포스트나 책을 통해 대리만족에 머물고 만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 이 나이가 되고 보니, 큰 돈이 안되더라도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 찾아서 하고 싶어졌다. 인생은 짧으니까...
타국으로 떠나는 자전거 라이딩 여행 상품이 우리가 처음은 아니겠지만, 이왕 시작한 거 정말 제대로 해 내고 싶었다. 내가 만족할 수 있어야 동호의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 않겠는가.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그리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아름다운 풍경은 왠만하면 동영상으로 담아보자고 결심했다.
일정상 촬영만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장비는 최소화해야 했다. 그래서 핸드짐벌과 거기에 장착할 고프로를 메인으로 선택했고, 사진은 a77인데, 고프로가 광각만 되니 자칫 영상이 지루해 질 수 있어서 a77의 표준줌렌즈(16-50mm)를 사용, 사진과 영상에 병용하기로 했다.




국제면허증 발급까지 완료.


배편은 이미 예약했고, 두 명 다 국제면허증만 발급 받으면 끝.
국제면허증은 왠만한 나라에서는 사용가능하지만, 몇몇 통용 안되는 나라(중국이 대표적)가 있긴 하니, 반드시 확인을 해야한다. 발급은 사는 곳과 상관없이 가까운 경찰서에서 할 수 있는데 면허증에 붙일 것을 포함해서 증명사진 2장이 필요하다. 한 15분이면 발급이 가능하다. 발급비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크게 부담스런 가격은 아니었던 것 같다.
국제면허증은 발급일로부터 1년간만 유효하다. 갱신의 개념은 없고, 기간이 만료되면 재발급을 해야한다.
외국에서 운전할 경우, 여권과 함께 국제면허증을 꼭 휴대하고 있어야 한다.
신혼여행 때, 좌우 차선이 헷갈리는 일본이다 보니 한 번씩 의도하지 않은 역주행을 하다, 맡은편에서 오는 차량에 깜짝 놀랐던 경험때문에 살짝 걱정이 되긴 하지만, 또 그때처럼 적응하지 않겠나...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출국 시간이 보통 8시이기 때문에 당일 집에서 2시간 거리인 터미널까지 늦지 않게만 도착하면 된다. 지하철 첫 차를 타도 불가능한 시간이라 마눌님의 새벽 배웅을 약속받아야만 했다. 제 눈에는 이 남정네들이 무슨 꿍꿍이들을 하는 지, 늘 신나서 몰려다니는 것도 모자라 놀러 가는데(우리는 일하러 가는 거라고!!) 데려다 주기까지 해야하느냐는... 한마디로 기도 안찬다는 얼굴이었다.
여튼 우리 둘다 늦지 않게 배에 올라타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둘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이번 여행이 그렇게 파란만장한 3일의 서막일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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