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금 캠프장] 우리 가족 첫 자전거 캠핑 2

2015.6.13

by 조운

여행기간 : 2015.6.13~6.14
작성일 : 2016.12.23
동행 : 식구들과
여행컨셉 : 자전거 캠핑




양산 ~ 화명동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멀쩡한 강을 환자로 만들어 매스로 난도질을 해 놓고, 고수익을 주머니로 챙긴 이명박대통령은 국민들의 반발에 대비해서 곳곳에 둔치 공원을 만들고(몇몇 둔치가 없는 구간을 빼고는 전 구간 양안으로 이어져 있을 정도) 자전거 국토종주길이라는 것을 대충 만들어 두었다. 워낙에 대충 만들어서 너무 좁거나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곳도 많아서 사고의 위험이 상당히 높다.
혼자라면 자전거를 타고 차도로 다니겠지만, 꼬맹이와 마눌님까지 데리고 그럴 순 없고, 차도보다는 좀 나은 낙동강 종주길을 따라 쭉 화명동까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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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명동과 김해를 연결하는 다리가 하나 완공되었는데, 지하철로 한 두 구간 상류쪽에 또 하나 건설중인 다리.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기장에서 진영까지의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데 그게 금정산을 터널로 지나 이렇게 연결되는 듯 했다.
먼저 개통한 화명대교는 김해부터 금정산을 뚫고 정관까지 연결되는 구간을 위해 건설된 것인데, 금정산 터널에 대한 찬반논의와 금정구 장전동의 초고가 도로 문제로 지역민과의 갈등이 심했다. 결국 터널은 진행하기로 했고, 고가도로는 지하화로 결정이 되었다.
비슷한 사례로 남항대교와 북항대교(부산대교)를 잇는 바닷길 중간에 영도를 통과하는데도 영도 지역민들이 고가도로 반대를 했었다. 하지만 그대로 통과되어 지금은 영도를 들어서면 흉물스런 고가 아래를 먼저 지나야 한다. 장전동 주민이 지하도로를 관철시킬 수 있었던 것은 장전동이 훨씬 부촌이고 사회적 영향력이 더 높은 사람들이 살기때문이라는 설은 진의 여부를 떠나 충분히 납득될 만한 스토리로 회자되고 있다. 사실 지하화에 더 어려운 구간이 금정산 터널 도로이기 때문이다. 고가도로가 한 마을에 들어서면 사실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데, 지하도로도 경제적으로나 유지 관리의 위험 문제가 적지 않아서 경관과 소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궁여지책일 뿐이지 않을까?
도로를 내지 않는 게 제일 좋은데 부산처럼 산과 바다 강이 모두 다 있는 도시에서 복잡한 3차원의 지하, 지상, 고가 도로가 얽히고 설키는 건 어쩔 수 없다는 논리가 지배적이다. 뭐 이건 사회구성원들의 태도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엥겔스가 그랬다지, "정치는 민중의 필요만큼 발전한다"고...

여튼 처음이 어렵지 한 번 터널 내고 나니 그 다음은 조용하게 두 번째 터널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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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로 건설중인 다리 바로 옆에 있는 나무 그늘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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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는 어느날 자전거를 배우겠다며 형아와 나갔었다. 그리고 세 네 시간 뒤 돌아왔는데 그 이후로 자전거를 제법 잘 탄다. 문제는 지한테 약간 큰 자전거를 처음 출발하는 방법인데, 다리가 잘 닿지 않아서 일단 밀고 점프를 해서 올라타는 방식을 나름 터득했다. 그래서 스타트하면서 곧잘 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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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마라 그런지 울거나 그러진 않는다. 바로 일어나서 뒤쳐지지 않으려고 제일 작은 바퀴로 열심히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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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녀석 자전거도 크긴 마찬가지인데, 이제 자전거 다룬 지 몇 년 되자, 아빠처럼 한 발을 패달에 올리고 출발해서는 달리면서 안장에 앉는 고난도(?) 기술을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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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도 안나고 제일 힘들어하는 건 애들 엄마다. 조금만 타도 안장통을 호소하고, 기어를 어떻게 다뤄야할 지 몇 번을 일러줘도 당황스럽다며 늘 제일 편안 기어로만 다닌다. 미니벨로가 낡아서 조정이 힘든 것도 없지 않고... 맘 같아서는 좋은 거로 새로 확 질러주고 싶지만, 본인이 싫단다. 그 돈 있음 그냥 달라는...헉!



호포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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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낙동강을 따라 라이딩하는 동호회들에게 요즘 부쩍 사랑받는 식당이다.
일단 그 포지션이 절묘하다. 화명에서 물금역까지의 구간엔 이렇다 할 식당이 없다. 여기서 점심을 놓치면 좀 힘들고 점심을 여기서 과하게 해도 힘든데, 이럴 때 국수집이라니... 정말 딱 절묘한 포지션과 메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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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라 마당엔 차량보다 자전거가 훨씬 많이 세워져 있다.
위치는 자전거 종주길에서 호포 지하철역 쪽으로 약간 들어와야 하고 KTX 등이 지나는 기차길 아래 굴다리를 통과해서 올라오면 코너에 있어서 찾기도 수월하다.


image_8935911731482465087574.jpg?type=w773 늠름한 사내들^^

테이블이 제법 되지만 늘 수용 초과라서 밖에도 테이블을 두고 잡숫는 분들(야외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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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바로 옆이 기차길이다.


image_6498415441482467860663.jpg?type=w773 호포국수에 달린 원두막 테이블. 인기가 좋아 늘 차 있다고 봐야 한다

국수 한 그릇을 후라락 비우고는 후식으로 바로 앞 슈퍼에서 아이스께끼도 하나씩.
뭐 이런 소소한 군것질 없이 호락호락 따라 다닐 녀석들이 아니라서... 고맙게도 집에서부터 여기까지처럼 이제부터 화명까지는 가게가 없다. 흐흐흐~



물금 오토캠핑장


애들과 애들보다 더 느린 애 엄마까지 데려오니 생각보다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낙동강 하구는 고사하고 화명동까지도 겨우겨우 왔다. 오면서 보니, 이 인근은 캠핑이나 버너 사용 자체를 불허한다는 문구들도 있고 해서 야영 할 만한 곳 찾기 쉽지 않아 보였다.
지난번 오봉산을 오르면서, 낙동강변 물금 둔치에 조성된 넓은(지나치게) 공원에 텐트촌이 크게 형성된 걸 봤던 기억이 났다. 찾아봤더니 조만간 오픈 예정인 시영 캠핑장을 임시개장했다 한다.
어라, 이거 좋은데... 더구나 오토캠핑장이면 화장실 및 식수 시설도 잘 되어 있을테니, 말이나 꺼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방향을 틀어 다시 집 쪽으로 되돌아 간다는 말에 이구동성으로 '좋다'고...
괜히 데려왔나?
지금 나만 즐거운 건 아니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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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 돌아와서는 양산천이 낙동강과 만나는 호포다리를 건너 물금 강변 공원으로 들어섰다. 이 강변 공원이 얼마나 긴지 자전거로도 한참을 움직였다. 멀리 텐트들이 빠글빠글 모여있는 곳이 보였는데, 그늘도 하나 없어 보이고 인근에 식료품을 살 곳도 멀어서 아예 거의 맨 끝부분까지 올라와서 물금역 바로 뒤에 있는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도 곳곳에 텐트를 쳤거나 치고 있었다.

우리는 아저씨 두 분이 대형 텐트를 치고 있는 곳 바로 옆에 자리가 있어서 거기 자전거를 댔다.
텐트를 치고,
물금역 앞 하나로마트에 가서 맥주와 삼겹살도 좀 끊어 오고,
우드스토브를 위한 솔방울이며 잔 가지들 수거도 좀 한 뒤 불을 지펴 밥도 앉히고,
버너에 고기까지 굽고 있는데

이 아저씨들 아직도 텐트 완성을 못했더라는...


IMG_0985_wide1080mark.jpg?type=w773 도착할 때부터 치던 옆집 텐트는 우리가 장을 보고 와도 아직 뼈대만 올라왔다

하루 잘 건데 집짓는데 시간 다 보내는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둘러보니 대형 텐트 속에 작은 돔텐트를 넣거나 거실과 침실을 분리할 수 있도록 한 텐트들이 우세를 차지하고 있었다. 덕분에 산에 가면 가장 크고 주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우리 텐트가 여기선 또 너무 초라하고 왜소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래저래 우리는 늘 요주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심지어 건너편에 있는 텐트는 저녁이 되자 다시 수 시간을 철거하더니 차에 싣고는 가 버렸다. 그럼 낮동안 즐기기 위해서 그 큰 텐트를 치고 철거한다는 거잖아.
캠핑에 빠져 장비를 계속 구매하고 또 그걸 실을 만큼 더 큰 차량을 구매한다거나... 그 과정이 재미라면 모를까 난 죽었다 깨도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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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이른 저녁도 다 먹고 텐트 속에 누워서 옆집서 단조팩 박아대는 리드미컬한 소리 들으며 상대적으로 안락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누구는 우리를 두고 미니멀 오토 캠핑이라 할 지도 모르지만, 백패킹이면 어떻고 라이딩 캠핑이면 어떤가. 등이든 자전거에든 지고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의 짐만 챙겨서 어디든 쉽고 빠르게 숙식을 해결하고 남는 시간 여유롭게 즐기는 게 노마드 정신 아니겠는가.

노마드 캠핑


그래, 내 방식의 캠핑을 굳이 명명하자면, 노마드캠핑이라 참칭하지 뭐^^
그렇게 이날 만큼은 우리집보다 편한 내 소유의 집(우리 아파트는 현관+화장실 정도만 내 소유지 나머지는 농협꺼라는^^)에서 지기(地氣) 쭉쭉 받으면서 잘 생각에 흐믓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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