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6.14
여행기간 : 2015.6.13~6.14
작성일 : 2016.12.27
동행 : 우리집 꼬맹이들과
여행컨셉 : 자전거 캠핑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았다. 우리는 우드스토브를 사용해야 해서 굳이 돌계단에 바짝 붙여서 텐트를 쳤다. 급한대로 우드스토브만 사고 방염시트를 구매하지 않아서 잔디 위에서 불을 피우면 손바닥 모양으로 동그랗게 잔디가 타 버린다. 우드스토브는 돌계단 위에서 피워야 했다.
애들은 잔디밭을 보자, 가지고 간 축구복, 축구화로 탈바꿈. 밥을 먹기 바쁘게...
공을 들고 나간다.
그렇게 뛰다가 부르면
고기 한 점 먹고 또 뻥 차고 고기 한 점 먹고^^
축구하다 지치면
야구로 바로 체인지...
윤도현이 노래합니다~. '날 저물도록 몰~ 랐네'
자전거 캠퍼지만 오토캠핑장에 오니 좋다. 넓은 잔디밭이 있어서 아이들과 뛰어 다닐 수 있었다.
저녁이 깊어가자 할 게 없어졌다. 아직 밤에 뭘 구워먹거나 할 수 있는 장비며 짐까지 어떻게 자전거에 실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계산이 서지 않아서... 우리는 딱 식사만 해결하는데 주위는 또 어두워지자 더 바빠졌다.
완전히 어두워지자, 고생고생해서 세운 저 거대한 옆집 텐트 안에서 빔 프로젝터로 어린이 애니메이션까지 상영을 한다. 애들은 몽땅 거기 박혀 있고 어른들만 밖에서 화로에 둘어앉아 고기를 안주로 대작 중이었다. 우리 애들은 얼금얼금한 저 스크린도어 밖에서 불쌍하게 영화를 보고 있고...
저 집 아저씨가 우리 애들에게 과자를 하나 주면서 들어가서 보란다.
어떻게 됐냐고?
우리 애들, 특히 우리 둘째는 염치가 좀 없는 편^^. 바로 "예"하고는 과자를 건네받고 들어간다. 첫째도 약간 주저하더니 이내 따라 들어가 버리고 그렇게 두 시간 정도를 저집에서 우리 애들 육아까지 책임져 주었다는...
아침이 밝았다.
우리 부부가 잠이 쏟아져서 오기 싫다는 애들을 불러들여 잠을 청하는 와중에도 옆집에선 끝없이 고기를 굽고 마셨다. 조심스레 조곤조곤 나누는 대화가 자장가처럼 들리더니 어느새 까무룩 했나보다.
밤 새 내린 이슬과 여흥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있다.
자전거로 30분 거리에 집을 두고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마눌님이지만, 그래도 영 싫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애들이 조금만 더 크면 아빠 엄마와 이런데 따라 다니지도 않을 걸 생각하니, 한 주 한 주 주말이 너무 소중하다. 남들처럼 대형 텐트를 차에 싣고 다니거나 자가용으로 드라이브 다니는 것 부러워하지 않고 남편의 선택과 취향을 존중해 주는 아내도 고맙다. 나도 횟수를 거듭할수록 여흥거리나 먹을 거리를 좀 더 풍성하게 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게 된다.
일단 우리 텐트가 너무 작은데...
작은 텐트를 하나 더 사야 할 것 같은데...
지름신 아닌데...
우리 가족을 위한 아빠의 마음인데...
내가 생각해도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