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4
여행기간 : 2015.7.4~7.5
작성일 : 2016.12.28
동행 : 바다수영동호회 행님들과
여행컨셉 : 대회참가기
차량을 빌리고, 이내 이즈하라에서 버스를 타고 온 동기 한 명까지 결합했다.
코스는 남쪽으로 39번 도로를 따라 '스시강변의 단풍나무 숲길', '킨의 은행나무'에도 들렀다가 쭉 내려가서 '만제키 다리'를 찍고 목적지인 '신화의 마을'까지 가는 것으로 잡았다. 돌아오는 길은 섬 반대쪽 382번 주도로를 따라 오면서 군데군데 전망 좋은 곳들을 들러서, 결국 상대마도 외곽을 한 바퀴 순환하려 했다.
킨의 은행나무
어쩌다 보니, 이 은행나무의 잎 색깔이 다른 세 번의 계절을 찍었다. 이제 단풍이 든 순간과 완전히 잎이 다 떨어진 겨울만 찍으면 되는 건가^^
날씨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산책하기 좋은 날.
마침 은행나무 바로 앞에 있는 노부부의 집(전에 포스트"[대마도] 답사 9_그리움을 채우리라"에 한 번 올린 기억이 있다) 굴뚝에는 한참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점심 식사를 위한 조리 중인가 보다.
한참을 그렇게 사진도 찍으며 주변을 거닐다가 다시 움직였다.
그러고보니 배에서 무료쿠폰으로 아사히맥주 한 잔씩 한 게 다네.
우리 행님들이 이런 데 놀러와서 그냥 계실 분들이 아니다. 만제키바시까지 가는 동안 쿠스리점이 보이자 "스톱"을 외쳤다.
본판을 위한 주류 구입은 저녁 장 볼때 하기로 했는데도 맥주를 가득 사는 우리 행님들...
"가면서 묵자~"
만제키바시
큰행님의 사진찍기 본능이 발동^^
친절행님 부부는 어떻게 늘 저렇게 잉꼬일까?^^
만제키바시는 버스로 다니는 단체 관광객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다리 한쪽에 차를 세우면 한 번 다리를 건너고는 다시 버스를 타고 다음 코스로 이동하는 식이었다. 우리도 본 목적지를 가기 위해 잠시 사진만 찍고 움직였다.
에보시다케 전망대
잔디밭 색깔 봐라... 7월이구나.
대마도에서 360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전망대이다.
저 뒤로 울퉁불퉁한 아소만이 쫙 펼쳐져 있다.
요요행님, 조금만 더 뒤로 가면 낭떠러지라는...
내가 전망대로 내려서니 다른 분들은 내가 있던 돌 언덕으로 올라오신다.
그러니까, 아까의 아소만 반대쪽은 어디냐?
아소만이다^^
에보시다케 전망대는 아소만의 한 가운데, 바다쪽으로 툭 튀어 나온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360도 어디를 둘러봐도 아소만이다.
햇볕도 없이 시원한 초여름 날 정상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는 기분은 그만이다.
다시 차를 타고 내려와서 와타즈미신사로 간다.
와타즈미 신사
어딜가나 저런 흉칙한(?) 포즈로 좌중의 야유를 유도하는 저 부부...ㅋㅋ
민들레누님이 따라 해 보지만, 역부족이라는...
그러고보니 들레누님 오늘 패션이 현란하시구나^^
지난 번엔 보지 못했던 일장기가 걸려있다. 무슨 날인가 보다.
신사 뒤로 난 숲길로 꼭 가보고 싶었지만 지난 번엔 시간이 없어서 놓쳤다.
오늘은 들어간다.
릿지행님. 들레누님, 쭈야.
시원시원하게 뻗은 편백류의 나무들 때문에 한 낮인데도 숲 길 가는 컴컴했다. 오늘은 콘트라스트가 낮은 날이지만, 정말 쨍한 날 오면 더 신비로울 듯.
길 중간 쯤에 도리이를 만났다. 도리이 들보에 작은 돌탑들이 올려져 있다. 우리도 하나씩.
사실 너무 평온하고 시원한 곳이라 가만 있어도 좋은 곳이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떠날 생각을 않는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는 시간까지 계산하니 캠프장 체크인에 아슬아슬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만 완전히 현지의 기분에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 인솔하는 사람의 마음이 이런 거구나...
신사를 나와, 니이마을을 통과해서 사스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른 행님이 운전을 맡고 내가 네비게이터가 되기로 했다.
"행님, 저 앞에서 왼쪽으로... 100m 쯤 가면 샛길이 있어요. 그리 드가이소~"
무슨 즈그 동네 온 것 마냥 길안내를 하는 모습에 다들 깜짝 놀라했다.
그 이후로 내가 길을 잘못 들어도 전부 경치 좋은 곳을 보여주기 위한 나의 배려로 오해(?)를 해 주셨다는^^
사스나를 거쳐, 한국전망대 등 부산항이 보이는 곳들도 한번 들러보고, 히타카츠로 들어오기 전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 저녁 찬거리까지 풍성하게 구비해서 캠프장에 무사히 체크인했다.
내일 마라톤 뛸 사람들 맞나?
미우다 캠프장이 대 만원일꺼라고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우리가 잡은 두 동의 텐트 말고는 우리보다 규모가 3배 쯤 되는 단체 한 팀만이 더 있었다. 그들은 캠프장 안쪽의 캠프파이어 장소를 중심으로 빙 둘러서 텐트를 사용해서 입구쪽부터 취사장 앞 테이블까지 전부 독점할 수 있었다.
요리사 친절 행님이 완성된 요리를 하나씩 테이블에 척척 올려주면 제비새끼들 마냥 일제히 젓가락을 올렸다 ㅋㅋ
그렇게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술이 가득 든 아이스박스를 비우기 시작했다.
10시가 넘어가자 한 두 명씩 취기를 핑계로 들어가서 자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역시 술이 술을 마신다고, 내일 마라톤 대회 참가 자체를 잊어버리기 시작했다.
마라톤 그기 뭣이 중헌디? 못 일나면 안 가면 되지 뭐
처음 형님들과 마라톤 대회에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그 전날 송년회 자리가 있어서 비슷한 분위기에 새벽 3시까지 달렸을 때도 다들 그렇게 말했다.
난 진짜 그런 줄만 알았는데, 모드들 이를 갈고 대회에 참여를 했더라는... 이제 안 속는다...
하지만 결국 최후의 1인으로 남아서 마지막 정리까지 하고 자러 들어갔던 것 같다. 만취상태로 시간을 확인해보니 새벽 2시... 마라톤 개시 6~7전이다 ㅜㅜ
아, 인솔하는 사람의 마음이 이런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