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8.10
배가 언제 정박했는지도 모르게 가만히 멈춰 있었다. 바다위를 가르고 갈 때도 배가 워낙 커서 그런지, 배 위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는데... 하카타 항에 도착하고도 사람들이 부시럭 거리며 챙기는 소리에 도착했음을 알 수 있었다.
도착은 했지만 바로 하선하지 못한다. 수속을 시작하는 시간이 있기때문에 7시30분까지는 배에 갖혀 있어야 한다. 우리는 느즈막하니 일어나서 여기 저기 사진도 찍고(흑흑... 그 사진 다 어디 간 걸까?) 돌아다니느라 지루할 틈은 없었지만, 어얼리버드들은 벌써 각 층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맨 아래층엔 하선시 출입구 쪽에 트렁크를 몰고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같이 배타고 온 분들 중에서 하카타 항 입국 후, 저기서 사진 찍은 가족은 우리 뿐이다.
촌티 컨셉 가족 여행이랄까~ 하하하
나가하마에서 렌트카 수령, 끝내주는 동네 수산물 시장 맛집
미리 예약한 렌트카 업체에서 픽업 차량이 와 있었다. 우리 말고도 한 가족이 더 있었는데 미니 버스에 사람과 짐을 모두 싣고 나가하마에 있는 렌트카 사무실로 이동. 차로 5~10분 거리로 가까웠다.
우리가 빌린 차량 이름이 도요타의 "아쿠아"였는데 하이브리드로 연비 끝판왕 모델이었다. 표시된 연비는 36km/L로 나와 있었지만, 경험적으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고... 일정상 산 길로 업다운을 많이 했음에도, 평균 리터당 25km 정도는 나와 주는 듯 했다.
첫날 게이지가 고장난 게 아닌지 의심했을 정도로 미동도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도요타 렌트카는 한글 지원 홈페이지가 있어서 누구나 쉽게 예약할 수 있다. 그리고 나가하마 지점에는 유창하게 우리말을 하는 일본인 여직원이 있었다. 일단 후쿠오카에서 렌트하는 건 참 간단한 일이라는 거...(도요타에서 일원 한 푼도 받지 않았지만, 언어 장벽 해결은 탁월했다는 칭찬... 들을 만 하니 해 준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지난 번에도 언급했듯이 보험을 꼭 들어야 한다는 것.
우린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후쿠오카 시내에서 작은 접촉사고가 있었는데, 보험이 아니었다면... 자차 보험이 참 아깝지만 꼭 들어둬야 한다. 특히 우린 이 차를 섬에도 싣고 가고 규슈 전체를 빙 돌면서 포장, 비포장, 산길 등 가리지 않고 달려야 했기에 뭐 앞뒤 따질 필요없이 바로 최고 사양의 보험으로다가...
일주일 뒤 반납할 때, 예의 그 여직원이 "즐거운 여행이셨나요?"라는 질문 외에 키만 주고 받고 바이바이~. 고객 앞에서 차를 훑어 볼 필요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차는 일주일동안 와이퍼가 닿는 부분을 제외한 전체 유리에 묻은 꾸정물 및 차체의 진흙 얼룩, 잔 기스들로 몰골이 말이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절대 아깝지 않은 보험료라고 "이 연사 학~시리 외칩..."
렌트를 하고 간단하게 차량에 대한 설명과 네이게이션 한글 지원에 대한 설명까지 다 듣고 나서 바로 떠나지 않고 그녀에게 길을 물었다.
"근처에 괜찮은 식당 추천 좀 해주세요"
굶어 가면서 놀 순 없잖은가?
그녀는 우리에게 수산시장을 알려주었다. 두어 블럭 떨어진 곳에 나가하마선어시장 건물이 있고 알려준 대로 그 안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한 가족이 일하는 듯한 분위기에 아침부터 새벽 시장에서 일을 마치고 한 잔하는 아저씨들을 비롯 대부분의 손님은 시장 상인들로 보였다. 관광객인 우리가 오히려 약간 안 어울리는 듯한... 정말 시장에 있는 식당이었다.
가격, 음식맛 짱~~
모든 기록을 사진으로 담아서 간판 이름, 시켰던 음식 메뉴 등 모든 것이 다 날라갔지만, "난만치킨"인가 하는 (이 동네에서 많이들 먹는 음식이었던 것 같다) 메뉴는 애들이 특히 맛있게 먹었다. 라멘과 스시도 나쁘지 않았고.
실은 우리가 배도 좀 고프고 막 그럴때기도 했던 지라 객관적인 평가라고 자신 할 순 없지만, 여튼 기대 이상이었다^^
다자이후 텐만구 신사
연애할 때..
마눌님은 당시 국가 고시를 준비하고 있었고, 난 아는 선배랑 일본 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처음 들렀던 텐만구 신사에서 입시 합격을 기원하는 부적을 구매해서 그녀에게 주었다. 지금도 그 부적이 집안 어딘가에 있다.
그 후로도 텐만구는 후쿠오카에 일로, 또 다른 기회로 올 때마다 꼭 와 봤던 것 같다.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어서 입시철이면 붐빈다고 들었고 내가 줬던 부적도 결과적으로 용했다고도 볼 수 있으니... 여튼 개인적인 히스토리를 들먹일 수 있는 곳이기도 했고, 후쿠오카를 단순히 관문으로만 지나치기엔 아쉬워서 그나마 가 볼만한 곳이지 않을까하고 첫 방문지로 정했다.
바짝 긴장해서 인지, 운전대를 잡은 얼마 되지 않아서 교통 상황과 반대 차선에 대한 적응은 좀 된 듯... 살짝 출근시간을 비켜 났다고 생각했지만, 후쿠오카도 워낙에 대도시인지라 길도 멀고 시간도 많이 걸린 것 같다.
입구에서 정말 멀찌기 떨어져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마냥 걸었다. 일본땅을 밟는 첫날이지만 어제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해서 다들 좀 피곤해 하긴 했다. 그래도 양껏 이국적인 거리 풍경 덕분에 꼬맹이들이 지루해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텐만구 진입로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상점들마다 다 들르고... 아이스크림 가게마다 이구동성 먹자고 보채고... 이제부터 여행지에서 기념품으로 자석을 사 모으겠다고 천명한 마눌님도 지브리 스튜디오의 캐릭터 인형들이 가득 있는 상점(입구에 사람만한 토토로가 앉아있는 가게)에 들어가서는 앙증맞은 자석 캐릭터들을 몇 개 사고...
여러번 왔지만, 이 거리가 그렇게 긴 줄 미처 몰랐다.
일본의 전형적인 정원. 그나마 쿄토의 은각사에서 본 그 숨막힐 듯 엄격한 조경까지는 아니라 다행이었다. 웅장하게 뻗어서 긴 수령을 자랑하는 나무들이 많아서 더 그러했으리라.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꼬맹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인공 연못에 있는 자라인지 거북인지였고, 일본 애들과 함께 그 놈을 따라 연못가 이리저리 몰려서 뛰어 다녔다. 말도 안 통하면서^^
그리고 빠짝 마른 모래 마당 한 곳을 부리로 파고 있는 참새 부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여기저기 구멍을 많이 내고 있었다. 더위를 피하려는 것 치고는 보고 있어도 너무 더워보였는데... 따뜻한 모래에 알을 낳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 관심을 두는 것도 우리 가족들 뿐이었고^^
신사의 본당 앞이다. 사람들이 손벽을 치고 절을 하며, 시전도 한다. 애들도 10엔씩 얻어서 따라 하면서 재밌어 한다. 뭔가 행사가 진행되는지 예복을 입은 신녀(이런 명칭을 쓰는 지는 모르겠지만) 한 분이 엄숙하게 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뒤쪽으로 돌아가도 넓은 공간이 있다. 식당도 있고.
거기가면 꼭 먹어보라는 전병(?) 같은 것도 먹고 저 큰 바위에 있는 '청동 소'도 몇 번 쓰다듬어 주고...
처음의 신기하고 낯선 풍광들이 주는 감흥은 한여름 남국의 햇볕 아래에선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남단으로 내려가기 아쉬워서 후쿠오카 안에서 한 군데만 들르자고 했던 취지가 있어서, 대충 둘러만 보고 다시 입구쪽으로 움직였다.
우리 가족 여행 컨셉 2 : 땡기면 있고, 아니면 떠난다.
나오는 길에 만난 아저씨. 우리의 흥미를 유발하면 가다가도 멈추는 여행자 가족^^
김밥 만들 때나 쓸 것 같은 대나무 발을 이용해서 이것저것 만들면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퍼포먼스가 끝나고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먼저 포즈를 취해준다. 또 애들한테 만져봐도 좋다고 건네준다.
갖고 싶었다. 애들도 그렇고... 하지만 공연 도구이지 판매하는 물건은 아니라고^^
그렇게 아저씨와 잠시 접촉하고 바로 주차장까지 쓱 빠져 나왔냐면 또 그렇진 않다.
예의 그 상가 거리에서 아까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은...
그 중에서 후쿠오카 특산물 같은 파래로 만든 반찬, 명란으로 만든 반찬을 시식하는 곳에서는 아예 애들 엄마가 김밥을 말아주고 애들은 맛있다고 먹고...
결국 우리는 밥을 해 먹을 상황이면 쓰자고 밑반찬용으로 각각 두어 통씩 샀다. 너무 많은 양을 시식한 미안함도 있고... 하지만 그거 계산하는 동안은 또 어찌나 당당하게 시식을 해 댔던가...
염치없는 게 인간인가 마는... 우리가 재산 상속 받을라고 국민연금으로 장난치거나 하진 않았으니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지 않을까^^
근데 여행 내내 우린 늘 출출하기도 했지만, 그게 제법 맛이 있었다. 일본음식 특유의 간장과 설탕 맛.. 애들 입맛에 딱이거든^^
구마모토 성
오늘 안에 무조건 규슈 남단 가고시마까지 가야했다. 숙소 예약 같은 건 하지 않았지만, 내일 오전 일찍 출항하는 카페리 호를 놓치면 다시 하루를 가고시마에 머물러야 했다. 가고시마도 휴양도시로 유명하긴 하지만 어디를 막상 하루가 주어진다면... 글쎄
신혼여행때 하루를 보낸 가고시마는 '야쿠시마에 하루 더 있을 걸' 하는 생각만 들었기에... 내일 배를 꼭 타야했다.
그럼에도 구마모토.
우리 가족들은 "구마모토"라는 단어도 모른다.
나도 구마모토 성이 일본에서도 유명한 성이고 구로사와 아키라가 만든 놀라온 작품 "란"의 배경이 되는 성이기도 했다는 건 나중에 안 사실이다. 예전에 촬영갔었나 MT갔었나, 여튼 어떤 모텔에서 여러명이 끼어서 잠을 자는데 낯설어서 뒤척이다 켠 TV에서 영화 "란"을 봤던 기억이 난다. 리어왕 일본 버전이라는 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강렬한 색감과 독특한 카메라 워킹 등 뜻하지 않은 곳에서 약간 횡재한 기분으로 봤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 성에 반드시 와 보고 싶었냐고?
전혀...
내가 굳이 부족한 시간을 쪼개서 꼭 여길 가야겠다고 우긴 건... 오로지 "무사시" 때문이다.
대학 졸업 즈음. 지금은 빠리에 살고 있는 친구가 빠리로 가기 전 집 정리를 하면서 보관해 달라고 했던 10권의 시리즈가 바로 "미야모토 무사시"였다. 정확하게는 녀석의 아버님 소유였는데.
삼국지나 수호지 외에 무협지라곤 접해 본 적도 없다가, 한글이 세로로 인쇄된 이 낡은 책 제 1권을 꺼냈던 날로 부터 정확히 일주일 만에 식음, 수면까지 전폐하고 독파했던 기억이 난다.
무사시에 대한 평가나 소설과 실제 사이의 간격같은 건 모르겠지만 날카로운 칼을 너무 좋아하는 특이 체질(심지어 멋진 칼을 보면 도벽 비슷한 소유욕이 막 생긴다. 도를 만드는 장인이 장래희망인 적도 있었다^^)인 내게는 검신의 이야기에 홀라당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말년에 구마모토 성주의 가신이 되어 이 지역에서 생을 마쳤다는 내용으로 끝이 나는 소설이었다.
그때부터 구마모토를 언젠가는 꼭 한 번 가 보겠다. 그가 밟았던 구마모토 성의 마당을 나도 꼭 한 번 걸어보겠다... 뭐 이런 잡생각을 이어왔던... 언 20년의 숙원을 이루려는.... 뭐 그런...
남들이 듣기엔 말도 안되는 참 한심한 동기로 구마모토를 들른 거지.^^
막상 들렀지만 무사시의 자취가 흥건하거나 그렇진 않았다.
하지만 그 규모에는 깜짝 놀랐다. 다행이었다. 우리 마눌님은 계속 꼭 들러야 하겠냐? 시간관리가 되겠냐 등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도착하고는 그 규모만으로도
'이래서 와 보자는 거 였구나' 하는 눈치였다. 실은 나도 도착해 보고 놀랐던 건데.
나고야 성, 오사카 성, 고쿠라 성 등 다른 성들도 몇 곳을 봤는데 구마모토 성이 그중 압도적으로 커 보였다. 거의 하나의 도시 규모... 주차공간부터 남달랐다는...
다 둘러볼 순 없으니 천수각으로 먼저 갔다.
해자를 지나 독특한 각도로 절벽을 만들고 있는 성벽 사이로 난 길을 가다보면 어두운 터널 같은 걸 지나야 했다. 사진이 남지 않은 게 참... 그러네.
구마모토 영주가 생활했던 곳과 천수각(다른 성도 그렇지만 가장 중심에 있는 천수각. 공통된 구조를 봐선 사령탑 같은 곳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사이에 있는 넓은 마당에 들어서자, 꼬맹이들은 건축물들에는 전혀 관심도 두지 않고 뭔가 움직이는 걸 쫓는다. 사람 빼고 움직이는 모든 걸 좋아한다^^
이 놈들이 쫓는 건 까마귀. 까마귀가 날개를 펴면 생각보다 크다. 그리고 선입견만 없으면 올블랙은 사실 간지 좔좔인 거니까... "그런 데 올라가면 안돼"라는 말은 그들의 행동보다 늘 한 발 늦다.^^
천수각에 올랐다. 평일인데도 외국인들 포함 사람들이 많았다. 어두운 나선형 계단을 좀 올라가자 넓은 곳이 나타났다(오를수록 층마다 홀의 크기는 작아지는 탑 구조의 목조 건물이다) 층마다 테마가 다르긴 했지만 박물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구마모토 성의 유산과 당시 시대상을 볼 수 있는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무와 석재로 쌓아올린 건물인데 상당히 높다.
천수각을 나와서 과거 영주의 생활 공간이었던 건물을 둘러봤다. (사진은 없다ㅜㅜ 어두운 실내는 일부러 폰으로는 아예 담질 않았던 것...)
아흔아홉칸은 아닐지라도 으리빵빵한 규모와 시설들을 보면서 쇼군도 아닌 다이묘 정도의 세도도 만만찮았구나 싶은 게, 민주의 개념과는 무관하지만 어쩌면 지금보다 지방 자치는 더 보장이 되던 시기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군웅할거의 시대...
그렇게 밖으로 나오자, 뭔가 역사와 유물 해설이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듯 했다.
확성기를 잡고 있는 저 사람은 당시 무사의 복장을 하고 있는데, 한 명은 무사시처럼 이도(2도)를 차고 있고, 한 명은 창을 들고 있었다. 가이딩을 신청하지 않고 엿듣거나 하는 게 참 없어 보이기도 하고, 약간 범죄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해서 일부러 멀찌기 있었는데(물론 알아듣지도 못하지만).
꼬맹이들은 저 아저씨들이 신기하다며 계속 따라 다녔다.
아, 어쩔 것인가.
저렇게 아예 어깨에다 매달고 그렇게 사진을 찍어 댔는데, 사진을 찍던 모습을 담은 저 사진은 남았는데... 저 카메라에 담긴 사진들은 다 어딜 갔단 말이냐. ㅜㅜ
남쪽으로 남쪽으로
저녁 햇살이 아름답게 드리우는 구마모토 성에서의 가족사진은 머리 속에만 있다^^
그 사진을 찍고 부산에서 안동 정도 쯤 되는 고속도로를 마구 달려야 했다. 고속도로는 보통 시속 80km의 규정 속도로 되어 있고, 가고시마 근처에서는 구불구불 산길의 도로가 되더니 아예 제한 속도가 60km로 내려갔다.
렌트카 직원이 도로에서의 카메라를 조심해라고 신신 당부를 했던 터라(벌금이 누진 적용되는데 누진율이 장난이 아니라 했다. 계속 속도 위반으로 사진에 찍히면 폐가망신 할 수도...)고속도로 위에서 참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미 자정을 향해 가고... 실은 숙소 예약도 안한 상태고...
중간에 휴게소에서 급하게 AirBnB를 뒤졌다. 근데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하는 지라, 차라리 호텔이 낫겠나 싶어서 다시 익스피디아를 훑었다.
4인 가족이 이슬을 피할 수 있는 곳이면 된다는 심정으로^^
예약과 카드 결제까지 하고 제공되는 지도까지 캡쳐를 하고 네비게이션에 입력 후 모두가 잠든 차 안에서 눈 비벼가며 일본에서의 첫 하루의 끝을 이 아빠는 두 눈 부릅뜨고 내 달렸다 ㅜㅜ
가고시마 시내에 들어와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면서 오로지 네비게이션에만 의존해서 호텔을 찾았다. 겨우 찾았는데 또 이 놈의 호텔 주차장은 몇 블럭 떨어진 곳에 있고, 심지어 유료 ㅜㅜ.
그러려니 하자.
다행히 비지니스 호텔이었지만, 객실에 더블 베드 2개가 있었고, 대욕장도 갖추고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거기다가 야식으로 컵라면을 무료로 제공했는데 저녁도 잘 못 먹은 우리들에겐 참 고마운 혜택이었다.
미리미리 예약했더라면 훨씬 싸고 좋은 호텔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런 아찔한 재미는 없는 거니까... 라고 마눌님한테 얘기하는데 마눌님 눈에서 광선검 나오는 줄 알았다.
여행에 대한 개똥 철학이지만, 나만의 법칙이 있다.
재미 / 이익 보전의 법칙
둘 중에 하나가 커지면 하나는 작아진다... 라고 믿고 여행하면 더 재밌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면서 마냥 재밌어 하는 우리 어린 양들.
오늘 하루 정말 신났단다.
그 말이 박카스다. 이런 게 아빠라는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