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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닮은 Apr 17. 2022

프로모델의 단기간 다이어트

지난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는 글을 적었다. 사실은 매일 다이어트 일지 같은 걸 적어보고 싶었는데 몸이 지쳐서 그런 시간을 낼 힘이 부족했다. 촬영 때문에 기간을 정해놓고 극단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면서 드는 생각들을 잠깐 공유해보려 한다. 나의 목표 체중은 53kg으로 다이어트 시작 몸무게가 59.2kg이었으니 대략 열흘간 6kg을 넘게 감량하는 것이 목표였다. 4년 전 일주일에 7kg 감량을 한 경험이 있었기에 그 방식대로라면 열흘에 7kg 정도는 뺄 수 있을 거라 호기롭게 시작했다. 그때보다 3~4일이나 더 있으니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말이다.


촬영일은 내일이고, 오늘로서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9일째다. 오늘 나의 목표&예상 몸무게는 53kg이어야 했지만, 실제는 그보다 2kg이 많은 55kg이다. 다이어트 시작한 날짜에 단기간 폭식으로 급하게 1~2kg이 늘었던 상태라는 것을 감안하면 2kg이 좀 더 넘게 빠진 미미한 수치이다. 일주일에 7kg 뺐을 때보다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인 것 아니냐고? 그럴 리가. 아침 공복 혹은 간단한 식사를 하고 공원 한 바퀴 이상을 걸었고, 점심을 다이어트 식단으로 챙겨 먹은 후 최소 한 시간 반 홈트 아니면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그 이후엔 단백질 셰이크 같은 간편식을 먹은 후, 저녁에 4~7km를 걷거나 뛰었으니 태릉 선수촌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물론 지난 일주일에 7kg 빼기 다이어트 때에도 태릉 선수촌에 다녀온 기분은 동일했다. 그때와 이번 다이어트의 차이점을 찾자면, 당시에는 정해진 동일한 식단을 아래와 같이 진행했다. 



#긴급 다이어트#

1. 기상 7시 아침에 일어나서  물 300미리 마신 후 보폭을 크게 그리고 빠르게 걷기 1시간 후 스트레칭 20분(옆구리를 늘리는 사이드 밴드 

2. 아침식사 8시 반 

사과 반쪽 삶은 계란 2개

3. 점심식사 12시

닭가슴살 1조각, 방울토마토 5개, 오이 반개

4. 운동 전 오후 3시 우유 1컵 바나나 1개

5. 운동 오후 4시

근력운동 30분 유산소 운동 40분

6. 저녁식사 오후 6시

고구마 반개, 닭가슴살 1조각, 아몬드 5개

7. 6번 이후 금식


@물을 자주자주 마시기 하루 3리터

@식단 말고 먹지 마


카복시


+스쾃, 런지, 싯업, 푸시업/사이드 밴드 필수

바깥,

냉메밀 

삼계탕

제육쌈밥

초밥

고등어구이

육회비빔밥



나의 급한 다이어트 필요에 맞게 전문가가 짜준 식단이었다. 나는 여기서 4번 운동 전 먹는 간식은 제외하고 다이어트를 진행했다. 물은 3리터 이상을 마셨고, 혹시 몰라 바깥에서 식사를 하게 될 경우 정해준 식단이 아래에 있었는데 그것도 전혀 먹지 않았다. 정확히 깔끔하게 위에 적힌 대로만 먹었다. 그리고 운동은 저녁 식사 후 임의로 빠르게 걷기 1시간 이상을 더 진행해줬다. 그 결과 일주일에 7kg 넘게 감량이 가능했다. 


이번에는 한번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다이어트 식단을 비교적 자유롭게 구성했다. 그래도 다이어트 경력 10년이 되어가는 프로 다이어터 & 간헐적 운동러이기에 그동안의 짬바를 좀 활용했다. 우선 기상 시간은 자유로웠다. 들쑥날쑥 이었다고 하는 표현이 더 정확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집에 있던 1년 반 전 급하게 살이 쪄서 도움이 필요할 때 지어둔 다이어트 한약 환으로 된 걸 먹었다. 이 약을 먹으면 심장이 빨리 뛰고 잠을 자기 어려워 먹지 않고 뒀던 건데 아까우니 급한 대로 먹어보자 싶어서 먹게 됐다. 열흘 동안 총 4번 정도를 섭취한 것 같다. 잠을 잘 자지 못해서 아침에 일찍 못 일어나는 단점이 있었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서 자는 동안 회복되거나 살이 빠지는 혜택을 못 본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야심 차게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하던 일주일이 지나던 때에 생각보다 빠지는 속도가 더딘 것을 자각하고 급하게 묘책을 생각해봤다. 지난 일주일 7kg 다이어트에는 했고 지금은 하지 않은 게 또 무엇인지. 생각해보니 그 당시 한의원에서 카복시 침을 맞았던 게 떠올랐다. 맞으려고 했던 건 아니고 어쩌다 가게 된 한의원의 추천으로 맞기 시작했는데 이 침은 건강에 해로울 게 없고, 운동을 많이 할 때 효과가 좋으니 꾸준히 맞으라는 권고를 받았던 기억이 났다. 당시에는 일주일에 두 번 살이 잘 안 빠지는 부위인 복부와 허벅지에 침을 맞았고, 살이 더 잘 빠지는 경험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촬영 날까지 3-4일을 앞둔 날에 집 근처 카복시 침을 놔주는 곳을 겨우 찾아서 복부와 허벅지에 시술을 받았다. 많이 아프다는 침인데, 나는 참을 수 있는 정도의 통증으로 느꼈다. 마음 같아서는 촬영 전에 한번 더 맞고 싶었으나 그렇게 짧은 기간에는 놔줄 수 없다는 말에 포기했다. 그리고 다이어트 보조제를 구매했다. 다이어트 환약 외에 다이어트 보조제를 사본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큰 효과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광고성 문구와 후기들에 이끌려 손에 쥐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어쩌겠는가 나는 지난 다이어트 시절보다 4년을 더 산 호르몬이 예전 같지 않은 몸인데. 광고성 글에도 혹하게 되는 나이가 되었단 말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이런 걸까 싶어 조금은 처량해졌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에 실망하지 않기로 한다.


내일이 촬영이니 오늘은 바야흐로 다이어트 막바지 날이다. 물과 음식 모두 먹지 않는 단식 다이어트를 할까 하다가 그렇게 무리하면 내일 컨디션이 좋지 않을 거란 약간의 핑계로 대저토마토 5개, 삶은 계란 1알, 바게트 1조각, 블랙커피를 아점으로 먹었다. 아직 운동은 하지 않았다. 밥을 적당하게 먹어주고 커피 한잔까지 마시니 약간의 엔도르핀이 몸 안에 돌면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어제 호기롭게 산 다이어트 보조제 3알에 늘 먹는 비타민c 2알, 오메가 3, 아연, 마그네슘, 비타민d까지 내친김에 챙겨 먹었다. 생각나면 한 번씩 먹는 그렇게 큰 영향을 내게 미치지 못하는 영양제들이지만. 먹는 것으로 좋아질 거라 주문을 되뇌어본다.


그리고 내일 촬영을 위한 준비로 뿌염을 하러 간다. 멀리 가기 싫고 큰돈을 들이고 싶지 않아서 집 앞 동네 미용실에 예약을 해두었다. '정말 집 앞에 있는 미용실인데 생각보다 잘하면 어쩌지?' 하며 약간의 설렘을 가지고 예약시간을 기다려본다. 다이어트로 생기 없던 내 지금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기분 좋은 기다림이다. 머리를 하면 그렇다 참, 기분이 좋아진다. 리프레쉬가 완벽히 되는 기분이랄까. 오늘은 커피 한잔과 미용실에 가는 걸로 나의 다이어트로 인한 스트레스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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