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본 적 있으신지요.

by 바라움


정신과 의사로 살아오며, 저는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참 많습니다.

결핍이라고 하면 흔히 ‘모자람, 부족함’ 같은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이 단어를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결핍"은 매우 주관적인 마음의 경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부모님의 사랑에 늘 목말라 있었지만, 동시에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 부모님이 다른 집 부모님보다 특별히 덜 해주신 건 아니에요..”
객관적인 기준을 빌어 자신의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을 덮어버립니다.

“우리 부모님이 나에게 특별히 못해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며, 마음속 결핍의 감정을 부정해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핍은 숫자로도, 비교로도 판단할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입니다.
내가 바랐던 것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았다면,
그 양이 많든 적든, 그 시기가 오래든 짧든 ‘부족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한 번 더 마음을 숨깁니다.
“내가 너무 바라는 게 많은 건 아닐까?”
“이건 욕심 아닐까? 내가 너무 과한 것 아닐까?”

우리 사회에서는 ‘바라는 것이 많다’는 표현이 때로는 ‘욕심이 많다’, ‘철이 없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자신의 필요와 바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바라는 것이 많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삶 속에서 가능한 범위 안에서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아가면 되는 일일 뿐입니다.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 자체를 부정하거나 수치심으로 덮을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의 마음 안에는 좋아 보이는 마음도 있고, 나빠 보이는 마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마음에는 절대적으로 ‘좋고 나쁜 것’이나 '옳고 그른 것'의 잣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마음.
그 모든 마음이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것입니다.


결핍을 들여다보는 일은 종종 두렵지만,
내 감정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비로소 스스로를 이해하고,
‘나는 왜 이렇게 느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마음이 어떤 모양이든,
그 마음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당신만의 진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