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의 6번째 회사, 5번의 이직, 수십 번의 면접 - 취업준비 시절2
아이러니한 것은 '극복 방법'이라는 제목을 썼으면 그 방법을 알아야 하는데, 그냥 이런게 아닐까? 하는 추측과 가정만을 써보려 합니다. 주제를 정하고 글을 쓰기 전 곰곰히 생각해 봤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와 조금 두루뭉술하게 써보려 합니다.
살아오며 들은 얘기는 인생은 바이오리듬 같아서 내가 지금 겪는 힘들 일들이 너무 힘들어 인생 그래프가 아래를 향하는 것 같아도 이내 상승곡선을 띌 것이고 다시 하강 곡선을 띄는 탄력적인 그래프가 갖고있기 때문에 일희일비 하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면접을 보는 이들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수백의 이력서를 써봤지만, 그에 응당하는 면접 횟수를 갖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회초년생으로써 첫 직장을 위해서는 20개 안팎으로 면접을 봤었는데 중소기업부터 외국계, 중견, 대기업 면접을 치뤘습니다. 한 번, 두 번 떨어지면 분명 내가 아는 바이오그램처럼 상승하는 순간이 와야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계속해서 하강국면을 띄니, 지치다 못해 폐인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서류면접 단계에서 탈락하는 것과 1차면접에서 탈락하는 것 그리고 2차면접(최종면접)에서 떨어지는 충격은 더욱 차이가 났습니다. 마치 더 높은데서 떨어지면 아픈 느낌이랄까? 금세 일어나기 힘들었습니다. 저는 2차면접을 연달아 떨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최종면접인 만큼 이 한 계단만 오르면 취업의 문이라는 손잡이를 당겨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항상 긴장하고 떨고 1차 면접 때처럼 나름의 여유를 갖지 못한채 면접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한 번 떨어지면, 일주일 정도는 머리에 맴돌면서 충격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잠자려고 누워서도 밥먹으면서도 면접 장면을 머리 속으로 복기하며 '그 때 이렇게 말할껄' 후회하며 마치 인생 리부트가 있다면 돌아가고 싶다는 망상을 하며 스스로 자책했습니다. 도저히 취업선배들 말처럼 그 회사가 나와 맞지 않아서 떨어졌다는 위로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좌절하는 순간에도 면접이 잡히니 준비를 하며 잊는 방법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런데 3, 4번 정도 최종면접을 연속해서 떨어지니 자신감과 의욕이 모두 사라지고 안전하게 어디든 취업할 수 있는 곳이라면 취업하겠다는 나몰라라 취업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면접에 떨어졌을 때 '호연지기를 가져라'와 같은 조언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면접을 준비하며 마치 짝사랑하는 것과 같이 기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높아졌는데 결국엔 면접에 떨어져 그 회사와 남이된 사람은 마치 연인에게 배신당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상심이 클것이고 계속 머리에 맴돌 겁니다.
이런 탈락의 극복방법은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다른 목표를 빨리 찾는게 빠른 회복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다고 이별한 사람에게 조언하듯 취업도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면접을 준비하며 쌓인 애정을 잊기 위해서는 다른 애정을 쌓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을하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또 맥주 한잔 시원하게 하고 잊거나 다 좋지만, 단순한 방법이고 1회, 2회 단발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목표로 하는 회사를 리스트로 만들어보거나 지원 가능한 회사들을 리스트를 만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요즘은 구글 캘린더나 네이버 캘린더와 같은 스케줄러들은 모바일과 연동이되어 매우 편한게 사용이 가능한데 일정관리에 수월합니다. 내가 입사할 수 있는 회사들을 리스트로 만들고 같은 애정을 주면 처음 말한 일희일비하는 경향은 많이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가고 싶은 회사 1개에 매몰되는게 아니라 가고 싶은 회사 N개로 분산하면서 탈락의 충격은 줄이고 합격의 기쁨은 늘릴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런 안전장치를 통해 제가 그랬던 것 처럼 주저앉아 버리는 것이 아니라 회복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