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에 대한 선생님의 가르침

주제_방귀

by 올림

이글을 읽기 전에 방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먼저 떠올리며 읽었으면 좋겠다. 흔히 방귀는 사적인 장소에서 뀌거나 서로 방귀를 튼 상태에서 뀐다. 이럴 때를 제외하고는 몰래 뀌는 경우 뿐이다. 왜냐하면 방귀는 결례되는 행동 중 하나로 치부되기에 걸리면 창피한 것, 민폐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태초부터 방귀를 뀐다. 방귀를 뿡. 하고 뀌면 사람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참고로 나는 냄새 나는 방귀보다 길 가는 사람이 뽝 소리를 내는 항문이 아플 법한 방귀를 가장 싫어한다.


나는 만 3세부터 만 5세까지의 유아들에게 매번 다른 가르침을 주었다. 부모가 될 생각이 있거나, 주변에 아이가 있는 사람에게 방귀 끼는 찰나만큼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만 3세

만 3세는 보통 말문이 트고 이해를 할 수 있게 되는 나이다. 특히 이때 나로만 가득했던 세상에 ‘친구’라는 사회적 존재가 개입하게 된다. 아직은 똥 방귀를 조절할 수 없는 나이라서 이때! 똥 방귀에 대한 인식을 가르쳐야 한다. 똥 방귀에 대해 가르침 없이 스스로 생각이 굳어지면 올바른 배변을 못하기 때문이다.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오전,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 하며 오늘은 어떤 하루 일과를 보낼지 이야기를 하며 아침 인사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뽀로로 노래를 개사한 아침 인사 도중 뿡! 하는 큰 소리가 노래를 뚫고 들린다. 한 곳으로 시선이 쏠리며 다른 아이들은 “야! 쟤 방귀 꼈다 하하하” 라며 손가락질을 하기도 하고, 뒤로 데구르르 구르며 웃기도 하고 “선생님~ 쟤 방귀 꼈어요!”라 말한다. 그럼 당사자 아이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울음을 와앙- 터뜨린다. 이때 대처를 잘해야 한다.


교사: 자. @@반 조용~ 선생님을 보세요. (아이들은 박수 세 번과 함께 중지 손가락을 입술에 올리고 교사를 바라본다.) 친구가 지금 방귀를 꼈어요. 이건 아주 아주 아기부터 나이가 많은 사람까지 모두 겪는 거예요. 방귀를 안 뀌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방귀를 뀌었다고 친구를 놀리는 것은 안 돼요. 친구에게 상처 주는 행동이에요.

도연: 근데 냄새가 너무 나는데요? (코를 막는다.)

교사: 하지만 방금 말한 것처럼 모두 방귀를 뀌고 살아. 도연이도 그렇지?

도연: 네 맞아요. 저도 집에서 뿡뿡이라고 해요. 그리고 응가할 때 나오기도 해요!

교사: 맞아.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나오는 거야. 그러니까 기쁨반 친구들도 똥이나 방귀가 나올 때는 참지 말기로 하자~. 참으면 오히려 몸이 아파져서 병원에 갈 수도 있어!

찬영: 헉. 그럼 (팔로 큰 원을 그리며 울먹거린다.) 대왕 주사를 맞을 수 있어요?

교사: 글쎄~ 그러지는 않을거야.


이렇게 분명하게 모두가 있는 곳에서 잘못된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해당 아이도 인지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추후 수업이 끝나고는 따로 조용히 교사 자리로 불러서 아까 놀랐지? 라는 말과 함께 당연한 것이니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알려주면 된다. 그렇게 만 3세 반의 1년은 방귀 소리가 넘쳐난다. (하지만 방귀를 너무 자주 뀌면 배변이 어렵다는 뜻이니 가정에 연락을 해야 한다.)


-만 4세

만 4세는 만 3세보다 느끼는 감정이 세분화된다. 창피함은 수치스러움/부끄러움/창피함으로 구분되기에 잘 가르쳐야 한다. 화장실에 대변을 보러 간 하은이, 대변이 딱딱해서 잘 나오지 않아 힘든데 방귀가 크게 나와 온 화장실에 울린다. 때마침 점심 식사 전이라 모든 연령의 아이들이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와 있다. 칸 안에 있는 것이 원진이인 줄은 아무도 모르지만, 그곳에 있는 아이들은 깔깔 웃거나 “야~ 누가 방귀 꼈나 봐!” 하고 큰소리로 웃는다. 웃음은 전염되어 원진이 빼고 모든 아이들이 웃는다. 이 틈에 재빠른 아이가 교실에 있는 선생님에게 누가 화장실에서 엄청 큰 방귀를 뀌었다 말한다. 그리고 누가 있는지 추측을 한다.


교사: 입은?

아이들: 꽃잎! (조용하라는 신호인 쉿 하세요, 조용히 하세요는 아동 학대이므로 꽃이 입을 다물 때처럼 돌려서 가르친다.)

교사: 애들아. 왜 이렇게 이야기 소리가 들리지요?

아이들: 누가 방귀를 뿡! 꼈어요! 하하하

교사: 우리 분명 방귀는 부끄럽지 않다고 배웠는데. 몸에서 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이렇게 크게 웃고 놀리는 건 좋지 않아. 안에 있는 친구가 얼마나 놀랐겠어? 다들 소변 보고 손 씻었으면 반으로 돌아가세요.

이렇게 모든 아이들은 내 보낸 뒤 교사는 나와도 괜찮다고 말한다. 그리고 앞서 했던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번에는 교사가 직접 ‘놀랐지?’ 라는 질문 말고, ‘창피했지?’, ‘부끄러웠지?’ 와 같은 세분화 된 감정을 함께 가르친다. 물론 이건 부끄러운 게 아니라는 것과 함께. 만 4세가 되면 방귀가 나오는 이유가 영양분이 흡수되지 않아 똥이 딱딱해져 싸기 힘들고, 똥 대신 방귀가 나온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방귀가 나온 이유도 알려주고, 집에 가기 전 동화책을 읽어 주는 시간에 관련 동화를 읽어준다.


-만 5세

만 5세는 곧 학교에 간다. 이 시기에는 그간 가르쳤던 방식을 모두 무너뜨려야 한다. 쉽게 말해 ‘똥 방귀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지만, 체면을 위해 참아야 한다’라고 가르쳐야 한다. 초등학교는 그간 아이들이 마주했던 인원 수의 20배는 있기 때문에 한 번 놀림거리가 되면 평생 가져가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이 시기는 새로운 기관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이므로, 자칫하면 ‘방귀쟁이’, ‘똥쟁이’라는 별명과 함께 새 친구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니 남을 위해서보다는 나를 지키기 위해 참는 방법을 가르친다. 예를 들어 똥은 수업 중간에 가지 말고 쉬는 시간, 특히 친구들이 길게 쉬는 중간 놀이 시간이나 점심 식사 이후에 갈 것, 방귀는 화장실이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뀔 것, 트름은 입을 가리고 고개를 돌린 뒤 살짝 뱉을 것. 이것만 해도 이 아이들은 인기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을 충족할 수 있다.


가르침 기술을 마치며 사례 속 아이들은 가명으로 작성되었으며 사례는 실화다. 연령이 올라감에 따라 열어두던 똥 방귀를 숨기라고 가르친 것이 참 모순적이지만 불편함을 감수하고 사회적인 아이로 성장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의 입장도 알아주길 바란다. 애들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뿡뿡이란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도 똥 방귀 이야기를 좋아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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