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서른아홉번째 이야기

by 임수진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 중 하나는 다이어리다. 여행을 가서도 잃어버리고 오면 가장 슬플 것 같은게 다이어리였다.


다이어리를 처음 쓰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 부터 였다. 공부를 시작하고 스터디 플래너를 갖게 되면서 계획과 일상을 적어왔다. 물론 매일 꾸준히 쓴 건 아니지만 항상 엄청 우울했던 일이나 기쁜 일은 꼭 기록해뒀다. 내가 가진 좋은 습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가끔 집에 가면 예전 다이어리를 읽어 보는데 그 당시의 내가 담겨 있는 느낌이라 신기하고 좋다. 난 늘 과거를 그리워해서 더 소중한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휴학 계획을 적기 위해 다이어리를 펼쳤다. 작년 12월에 새 다이어리를 장만하려고 신중하게 고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다이어리에는 벌써 때가 많이 탔다. 새삼 시간이 빠르구나 싶어 1월부터 천천히 넘기며 읽어봤다. 그리운 사람들과 그리운 순간들이 많이 적혀있었다. 예전 다이어리를 읽을 땐 조금 두렵다. 그때 그 순간이 너무 그리워져서 괜히 슬퍼진다.


그래도 좋은 일이 없었던 것 같은 내 일상도 되돌아보니 참 좋은 일들이 많았다. 잊혀 질 수 있었던 일상이 남겨져 있어서 다행이다.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그 소중한 순간들을 소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지낼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