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터링 케이크를 주문한 자 vs 만든 자의 장인정신(?)
얼마 전 길을 지나가다 예쁘게 생긴 카페가 있길래 슬쩍 안을 보았더니 커튼으로 다 가려져 있어서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이질 않았다. 눈에 띄는 건 출입문 앞에 크게 붙어 있는 안내사항이었다. 정중한 호소문이 아닌 예약자 아니면 “문 앞도 얼씬하지 마시오” 같은 뉘앙스라 “참 정 없다.” 는 느낌으로 스쳐 지나갔다.
우연히 네이버 트렌드 검색 부분에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름 모를 카페 이름이 있길래 검색을 해보니 <케이크 폐기 카페>라는 내용의 블로그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궁금해 위치를 검색하니 내가 지난번 스쳐 지나가다 본 그 카페였다.
내용은 이러하다. 레터링 케이크를 주문한 사람이 지정된 픽업 시간 내엔 도착이 안될 것 같다고 15분만 기다려 달라고 했더니 사장은 거래처와 선약이 있어서 안된다며 퀵을 부르던지 약속시간을 넘기면 폐기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만 보아도 고구마를 한가득 먹은 듯한 갑갑함이 들었다)
고객은 누군가를 축하해주기 위해 주문했을 테고 미리 늦는다고 연락을 취하는데 15분 조차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니 너무 얄짤없는 사업주다.
이 이슈가 즐겨 듣는 매불쇼(팟빵 정영진, 최욱 진행)에서도 나왔다. 검사, 변호사가 게스트로 나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인데 얼마나 이게 화제성이 있는지 실감 났다.
사장의 입장에선 다양한 손님유형을 만나며 피해당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어서 그런 규칙을 정했을 거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정성스럽게 만든 케이크를 버린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
6만 원이라는 대가를 받고 지각을 하면 그 계약은 무효가 된다니…이런 피해를 당한 사람이 꽤 많은 것 같다.
소비자원에선 이런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 줄지 궁금하다.
케이크의 가격을 넘어 특별한 날의 마음을 다친 것을 치유하는데 꽤 오래 걸릴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