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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케치 Feb 13. 2020

(이태원 클라쓰) 단밤 포차를 시작한 박새로이에게

입지 분석

나 역시 그땐 기절하듯 잠들었다.칼로리를 다 써버린 탓일까,긴장이 풀려버린 탓일까,잠이 부족했던 탓일까,그렇게 툭하면 기절하듯 잠들곤 했다.7년간 모으고 또 모아 2억을 만들었고,그 돈으로 권리금 내고 인테리어도 해서 단밤을 차린 네가 참 대견하고 멋지다.그냥 툭 던지는 말이었지만,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을까.그래도바라고 바라던,소신에 대가가 없어도 되는 삶에,한 걸음 더 가까워진듯싶구나. 내가 보기에 단밤 포차 위치는 자영업 하기 좋은 위치다.자영업 입지 분석에는 크게 3가지 주의 사항이 있는데,하나. 아파트 입지와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예를 들어 광역교통망 GTX가 개통이 되면 아파트의 경우 출퇴근 시간이단축되어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상가 입장에서 지역 거주민이 외식을 도심에서 쉽게 할 수 있어 좋지 않다. 그리고 아파트는 1층 시세는 매우저렴하게 형성되지만 상가의 경우 1층이 가장 비싸다. 보도가 많을수록 방문률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단밤은 1층이니 매우 좋은 입지다. 둘. 신호등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유동인구가 많을수록 방문률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가 않다. 특히 신호등 앞에는 고객이 ‘이동’이라는 뚜렷한 목적 의식을 갖고 방문하기에 신호 대기 중에 혹여 매장에 관심을 보일 수 있어도 신호 바뀌는 순간 이탈도 가장 빠르게 이뤄진다. 신호등이 없는 지역이라야 고객이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무한히 갖도록 해서 방문율과 이용률이 높아진다.단밤 주변에는 신호등이 없으니 좋은 입지다.셋. 상권이 양면성을 갖춰야 한다.병원과 약국은 같이 있다. 상권을 형성하는 자영업들이 서로의 부족함을채워줘야 좋은 상권이다. 양면성을 갖춘 상권에 있는 포차는 비록 1차에선택 받지 못하더라도 다음 2차와 3차를 노리면 된다. 머무르고 싶기에서로가 서로의 방문률을 높인다. 그런 면에서 이태원은 좋은 상권이다. 군고구마 장사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아르바이트인 이유는 장사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 투자를 자본가가 지원했기 때문이다. 최저시급 10배를 받았기에 꽤 좋은 아르바이트였었다. 한 박스를 팔면 되었는데, 물론 다 팔지 못해도 괜찮았다. 어쩌다 보니 운 좋게 잘 팔렸고 그런 날이 계속되다 보니 자본가로부터 두 박스로 목표 수량이 인상되었다. 그때 배웠다.동일 노동, 동일 임금 시스템은 자본가의 이윤을 극대화하고, 근로자의근로 의욕을 떨어트린다는 진리를 말이다. 아무리 잘 팔아도 시간 투자대비 노동자가 얻을 수 수익은 늘 정해짐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단밤의 성공을 위해, 근로자의 동기 부여를 위해, 인센티브 체계를 만들길 바란다. 현금도 좋겠지만, 사업 초기엔 자본력이 없으니 사업 기여도에 따라 단밤지분을 나눠주면 어떠할까 한다. 주식회사 단밤까지 함께 성과를 만들어 낼 강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7년의 시간으로 만든 단밤 포차가 너에게 END가 아닌 AND 임을 아니까 말이다. 연트럴파크에서 스케치 ps. 남은 2개월 준비 잘하고!너와 단밤 식구들의 무한한 성장을 멀리서나마 응원하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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