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여독 풀기

by 웰시코기 바람이

제주도의 꿈같은 시간을 뒤로하고, 우리는 다시 서울로 돌아왔어요. 언니와 함께했던 하루하루가 너무나 달콤했지만, 집을 떠나서 생활한 탓인지 온몸에 피곤이 몰려왔어요. 역시 아무리 좋고 예쁜 호텔이나 쉐어하우스도, 내 집만큼 포근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그만 켄넬로 쏙 들어가 2박 3일 동안 ‘먹고, 자고, 먹고, 자고’를 반복했답니다. 언니가 산책을 재촉해도, 나는 두 눈을 반쯤 감은 채 ‘지금은 싫어요’라고 말하는 듯 눈을 깜빡였죠. 그래도 마음 한 켠에는 행복이 묻어났어요.


제주도에서 뛰놀고 바닷바람을 맞던 설렘, 언니와 함께 보낸 따스한 순간들, 그 모든 기억이 몸 안에서 느릿하게 풀리면서 이제는 집이라는 안식처에서만 누릴 수 있는 평온이 되어 흘러들었거든요.


역시, 내 집이 최고야!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나만의 쉼표를 즐기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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