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제주도 한 달 살기

언니의 시선

by 웰시코기 바람이

바람이와 제주 한 달 살이를 하기로 했다. 아니, 바람이와 상의한 건 아니고 내 마음대로 계획했는데, 바람이는 군말 없이 따라와 주었다. 역시 의리의 바람이...


아침 9시 목포에서 제주로 출발하는 배편이었는데, 7시까지 차를 선적해야 해서 새벽 1시 30분에 목포를 향해 출발했다.

한 달 동안 살아야 하기에 짐이 제법 많아, 몇 번씩이나 옮긴 후에야 바람이까지 보조석에 태우고 출발할 수 있었다.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커피도 마시고 에너지 드링크도 챙겼다. 출발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했다. 클래식 음악은 졸릴 것 같아 힙합 음악을 틀고 달리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정말 조심스럽게 운전했다. 예전에는 바람이가 비만 오면 무서워서 뒷좌석으로 숨고 겁을 내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빗소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든 바람이... 바람이가 곤히 자는 모습을 보면 너무 행복하고 평안하다. 바람이도 이렇게나 사랑스러운데, 진짜 나의 아기를 낳으면 얼마나 더 사랑스러울까? 이보다 더 큰 행복감이 있을까? 제아무리 생각해도 감히 그 행복을 가늠할 수 없었다.


휴게소 주차장에서 잠도 청하고 쉬엄쉬엄 도착한 목포에서 차를 선적하고, 바람이와 함께 배에 올랐다. 객실에는 소형견만 출입 가능하다고 했다. 중형견 이상은 강아지 보관소에 머물러야 했기에, 간이 의자에 앉아 바람이와 함께 제주도로 향하면서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힘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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