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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암 Sep 08. 2023

쓰는 삶 N 회차

열매글방(9/6) : 시작

쓰는 삶이 시작되었다. 몇 번째 시작인지 이제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돌아왔다. 취미든 일이든 원하는 만큼 결과가 잘 나오지 않으면 얼른 포기해 버리는 나는 글쓰기도 여러 번 포기했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글쓰기 모임을 참여했는데, 번번이 내가 재능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도망친 것이다. 뭐랄까, 나도 촉촉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내 글은 메마른 느낌이었다. 묘사하거나 은유적으로 표현하려고 하면, 설명이 부족한 불친절한 글이 나오고 가독성이 떨어졌다. 그런 걸 버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분명히 하면 너무 딱딱하고 울림을 주지 못했다. 그마저도 주제를 풀어낼 글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숙제를 못 하기 일쑤였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이내 클래스 참여를 포기했다.


그럼에도 마음에 말이 차오르면 어김없이 글이 쓰고 싶어졌고, 토해내듯 쓴 글은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았다. 쓰는 동안 이미 마음에 들지 않았고 글을 마무리할 때쯤에는 힘을 잃어 도망치듯 마쳤기 때문이다.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한 것은 이 때문이다. 매일 아침 뭐라도 쓰다 보면 좋은 글을 쓰지는 못해도 목표한 양만큼을 써내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장황하게 늘어놓은 글에 조약돌 같은 마무리를 얹는 것은 그만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여러 번의 실패(?)에도 놓지 못하는 취미는 글쓰기뿐이니, ‘에라 모르겠다.’ 와 ‘안되면 말고.’로 시작한 이번 쓰는 삶은 쉬이 끝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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