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소망으로 이직을 꿈꾸시는 분들 상당히 많을 겁니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이직을 목표로 두고 계실텐테, 이직에 대해서도 잘 생각을 해보시고 결정을 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턱대고 여러가지 따져보지 않고 이직을 했다가는 성공적 이직으로 발전하지 못 하고, 이내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접하곤 합니다. 저도 그런적이 있었기도 했구요. 때문에, 이직에 앞서 나는 과연 이직을 할 상황이 맞는가? 에 대해서 냉정하게 따져봐야만 합니다. 때로는 이직이 정답이 아닐 수도, 혹은 하더라도 지금은 아직! 이직을 할 때가 아닐 수도 있답니다.
이직이라는 것이 꼭 능사가 아니고 한 회사에서 성장하는 것도 매우 가치있으며, 이직도 제대로 해야 성공을 하는 것이지 섣불리 하면 불행해질 수도 있기에 더 이직을 하면 안될 사람들, 이직을 하면 아까운 사람들, 후회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보고 싶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직접 수많은 이직을 경험해보기도 하고, 이직을 많이 도와주기도 하고, 또 HR부서에 있으면서 채용시, 입사후 봐온 많은 경력직들을 대하면서 떠올려본 이직을 하면 아까울 유형에 대해서 소개를 해드릴까 합니다.
첫째, 팀장(상사)이 싫어서인 경우
- 팀장(상사)는 나보다 일찍 조직을 떠날 사람입니다. 그리고 팀장(상사)은 언제든 발령이 날 수 있습니다. 발령 주기도 일반 직원에 비해서 더 짧기도 합니다. 직책자의 경우 성과가 미진하면 좀 더 날카롭게 인사 발령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 나에 대한 인사권과 평판을 쥐고 있는 사람입니다. 적을 지고 있는 상태라면 레퍼런스 체크 단계에서 안 좋은 평이 나갈 수도 있습니다. 인사평가에서 고과가 안 좋다면 그 역시 이직할 때 나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채용담당자가 가장 안 좋게 보는 퇴사 사유입니다. 사람 사는 조직에서 일방적인 빌런이 있을 수 있지만 대개 갈등 상황은 ‘상호’간에 일어난다는 관점이 있어 본인에게도 원인이 있지 않을지를 바라볼 것이며, 해결형 보다는 회피형인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습니다.
- 따라서, 최대한 팀장이나 상사와 잘 지내보려고 노력을 해보고, 상사의 업무적인 면이 싫은 것인지 관게적인 면이 싫은 것인지를 구분하여 따로 떼어 생각할 필요도 있습니다. 윤리 위반 정도의 심각한 경우면 인사에 고충 상담을 하거나 준법관련 부서에 신고쪽에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바로 이직을 하기엔 아까운 유형입니다.(떠나면 가해자가 떠나야죠 피해자가 아니라)
-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다른 회사에 간다고 한들 유능하고 나와 딱맞는 상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직무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 경력직 이직은 학벌, 어학점수, 현직장 네임벨류 등의 겉으로 보이는 스펙으로만 승부가 나는 게임은 아닙니다. 철저하게 경력의 우수성과 우리회사의 적합성을 두고 따져보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경력의 우수성을 먼저 봅니다. 여기서의 우수성은 직무 전문성을 말합니다.
- 내 스스로 직무의 전문성이 있는지를 반드시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내가 직무 전문성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면 3가지 질문을 던져보시기 바랍니다. 1) 신입사원이 들어온다면 나는 업무를 A부터 Z까지 강의 형식으로 전수해줄 수 있는지 2) 내가 하고 있는 그 직무의 초급-중급-고급 단계를 나누어서 필요한 역량들을 정의할 수 있는지 3) 만약 내가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외부에서 교육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
- 직무 전문성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직을 한다면, 이직한 회사에서 매우 고생을 하고, 성과를 잘 내지 못해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경력직이라는 채용 배경자체가 천천히 신입부터 육성할 사람을 찾겠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써먹을 사람을 찾기 위함이라는 전제이기 때문입니다.
- 내가 전문성이 없는 상태라면 금방 들통나고, 기대치에 충족하지 못하게 되어 불이익을 받거나 평판이 안 좋게 되어 이동한 회사에서 성공하기 힘들어지고 커리어가 꼬여갈 수 있습니다.
셋째, 너무 여러 부서를 거쳐온 제너럴리스트
- 큰 맥락에서 보면 위의 직무 전문성과도 연결이 되는 항목입니다. 똑 같은 7년차라도 한 직무에서 7년을 쌓아온 7년차 직원이 있는 반면 A직무에서 3년, B직무에서 2년, C직무에서 2년을 근무하고 있는 직원도 있기 마련입니다. 후자는 불리합니다.
- 실제로 회사생활을 해보면 인사발령이라는 것이 내 입맛에 딱딱 맞게 혹은 인사팀에서 개개인 직원의 이야기를 모두 귀담아 들어주면서 맞춰주는 회사는 없습니다. 때문에 후자의 커리어 즉, 제너럴리스트로 성장한 사람이 은근히 많습니다. 이 경우 이직 성공확률이 떨어지기에 지금 당장은 이직을 안 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 특히 내가 살려서 이직 하고 싶은 직무가 A→B→ C를 거쳐온 케이스 중에 A, B 직무(직전직무가 아닌)일 경우에는 더더욱 이직 확률이 낮아집니다. 실무 감각이 떨어져 있는 지원자를 경력직으로 뽑고 싶어 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단, A, B, C직무가 모두 유관부서면 예외) 만약 있더라도 정말 너무 사람이 안 구해지는 좋은 회사가 아닌 곳일 확률이 높아, 이직에 합격 하더라도 가서 정말 힘들게 고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 때문에 마지막 직무를 최소한 3년 이상은 채운 뒤에 이직을 하는 것이 좋고, 이직을 하고 싶은 직무가 직전 직무가 아니라면 그 이전 직무로 사내 이동을 먼저 어떻게든 노리신 다음에 다시 이직을 준비하시는 것이 보다 성공적인 이직이 될 수 있습니다. 사내에선 여러부서 거친것이 굉장한 힘이므로 남아있는 상태에서의 성장도 노려봄직합니다.
넷째, 업계 1위 회사에 재직중인 자
- 각 산업군 마다 업계의 순위가 있기 마련입니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생명, 철강업계 1위인 포*코, 대형마트 1위인 이*트, 그밖에 건설사 도급순위 1위인 회사, 식품업계 1위인 회사, 화장품 업계 1위인 회사 등 각자 시장마다 1위 회사들이 있습니다. 이런 회사들에 재직하고 있는 경우는 굳이 이직을 하지 않기를 권유드립니다.
- 사실 어떻게 보면 이직의 유혹을 가장 많이 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직이 가장 쉽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섣부른 이직에 노출되기에 쉽습니다.
- 하지만 다니고 있을 때는 1위회사면 뭐해 내부는 엉망인데, 나 자신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데 등의 불만이 있겠지만 중위 업체, 하위 업체로 이직을 하게 되면 더 많은 험난한 요소들이 산적해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곤 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 1위 회사는 괜히 1위 회사가 아닙니다. 업무의 체계, 시스템, 노하우가 다르고 인프라가 다릅니다. 그런 후광을 누리면서 일했던 것들을 다른 순위가 낮은 회사에서 일을 할 때에는 다 내가 부딪히면서 극복하고 개척하면서 갈등을 해결하고 불편을 감수하거나 직접 개선해나가야 하는 본업 외에 힘든 것들을 다 이겨내야합니다.
- 텃새도 있습니다. 괜히 상위사에서 왔다는 이유로 와~ 대단한 분이 오셨네 라는 시선보다는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 나보다 돈 더 받고 왔다는데 얼마나 일을 잘하나 보자 라는 보이지 않는 시선도 있을 수 있어 신경쓰일 수 있습니다.
- 예외는 있습니다. 본인이 팀장정도가 되는 상황의 1위 회사 내에서 임원자리가 없을 때 (즉, 더 이상 위로 승진자리가 없는데 탈락을 했을 때)에는 이직을 해보는 것이 커리어에 도움을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게 아닌 실무자→실무자급 이동이라는 입장에서라면 가급적 말리고 싶습니다.
다섯째, 엄청난 연봉 상승에 대한 환상이 있는 자
- 이직을 하게 되면 누구나는 아니지만 대부분은 그래도 지금 연봉보다 높여서 가거나 최소한 맞춰서 이동을 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 하지만 본인이 공급보다 수요가 적은 상당히 경쟁력 있는 직무의 종사가이거나 혹은 해당 직무에서 업계에서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법한 수준의 실력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면 너무 드라마틱한 연봉을 기대하진 않으셨으면 좋겠고 그런걸 바란다면 이직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 이직은 대부분 많아야 직전 연봉대비 10% 내외에서 상승을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도 채용하려는 회사에서는 어떻게든 인건비를 세이브 하면서 데리고 오고 싶어하기 때문에 총액에서 맞춰주려고 접근을 하지 기본급 자체에서는 생각보다 엄청난 상승이 따라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는 연봉 테이블이라는 것이 있고, 기존 직원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드라마틱한 상승분으로 데려올 수도 없습니다.
- 또하나 숨어있는 함정은, 지금 이동하는 그 직급의 다음 직급으로 넘어가면 그 회사의 다른 직원들과 똑 같은 연봉으로 수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부적으로 어떻게 협상을 하느냐에 따라서 아닐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렴하게끔 되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리로 이직을 했을 때 그 회사의 대리들(5,000만원)보다 더 높은 조건(5,500만원)으로 입사를 했지만 과장으로 승진을 하면 똑같이 타 직원들 보다 높은 수준이 아닌, 그 회사의 과장 연봉테이블(6,000만원)으로 급여를 받게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즉, 내가 무한대로 계속 경력직이라는 이유로 매 직급마다 연봉을 높여받는 것이 아니기에 드라마틱한 연봉 상승을 너무 기대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건강한 이직을 하기 위해서는 당장 퇴사를 하고 싶은 그 충동을 잠시 억누르고 나의 현실을 직시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답니다. 커리어라는 것은 한번 망가지게 되면 다시 복구하기가 상당히 어렵고, 주니어급이라 중고신입을 다시 노릴 연령대가 아닌이상 회귀가 잘 안되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신중한 접근을 하여 성공적인 이직과 커리어 관리를 해나가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