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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Jan 20. 2022

한 잔에 맥주를 마시기 위해 오늘도 운동을

요즘은 그냥 바쁘다.

새로 시작한 일도, 복작복작 만나는 사람들도

매일 쌓이는 빨래를 세탁하고 말려서 입고, 나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12월 28일 한 해가 끝나기 전 호기롭게 3개월 무이자 할부로 복싱을 끊었다. 글러브와 락커까지 대여하니 한 달에 20만원이 넘었다.


월부터 금까지 주 5회 가도 되지만 주 3회 이상 가기가 힘들었다.


언제나 운동은 가기까지가 제일 큰 결심이니깐. 그리고 1월부터 풀타임으로 일하게 되서 출근 전이나 후에 시간을 쪼개서 가는 게 힘들어졌다.


그래도 언제나 갔다오면 잘 했다고 느낀다.


박자에 안 맞게 스텝을 밟거나 엉성하게 펀치를 날리거나, 버피나 크러쉬 자세가 엉망이더라도


늘 그지같이 하더라도 일단 가자! 안 가는 것보다 낫다 라는 마음으로 갔다.


양 팔을 벌리고 2kg 덤벨을 들고 버틸 때면 능지처참을 당하는 기분도 든다. 운동 안 하고 산 사람들이 오는 콜라텍 지옥이 있다는 이런 느낌일까 생각도 들고 (운동할 때 언제나 신나는 음악이 깔린다. 엄정화나 SES, 핑클 같은 90년대-2000년대 싸이월드 음악과 함께 스쿼트도 하고, 쉐도우 복싱도 한다.)


복근 운동할 때 여기저기서 들리는 곡소리를 들으며 무거운 몸을 일으킬 때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하며 혼란스럽다.


그래도 신나게 뛰고 운동하고 나면 집에 오는 길은 기분이 좋다. 처음 갔을 땐 팔이 너무 아팠고, 어떤 날은 허벅지가 너무 땡기기도 했지만, 가기 전보다 갔다온 후가 좋았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괜히 편의점에 들려 맥주를 산다.


운동하고 머리 감고 말리면서 마시는 맥주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이럴 꺼면 왜 운동하나 싶기는 한데, 안 하고 마시는 것보다 낫겠지 라는 마음으로.


내일의 나는 좀 더 단단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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