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제일 하고 싶었던 캠핑을 드디어 했다.
부르던 난지캠핑장 바비큐장과 글램핑장도 가고, 파주로 글램핑도 갔다.
버킷리스트를 채우고 나니, 또 도전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기방어 훈련 수업을 들은 적 있다.
내 몸을 내가 지켜내는 경험이 새로웠다. 위험에 처할 때 좀 더 적극적으로 상황에서 벗어나고 도망치는 것.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공격하는 훈련은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그러다 복싱이 배우고 싶어졌다.
민경장군의 킥복싱 영상과 이시영의 복싱 영상도 자극이 되었다.
늘 혼자하는 운동을 했다. 요가, 필라테스, 재즈댄스, 다이어트 댄스, 수영, 런데이..
기웃기웃 거리면서 조금 하다 그만 둔 운동도 있고 그래도 꾸준히 했던 운동도 있다.
특히 요가는 나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뭐랄까 근력은 평생 키울 수 없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복싱장에서 상담받기 전까지는 큰 결심이 필요했다.
집근처에 뮤직복싱과 전통복싱을 같이 하는 복싱장이 있었지만, 지날 때마다 음악 소리가 들리고, 미러볼이 돌아가고, 1층에는 '몸짱으로 가는 길 3층입니다'라는 다소 오글거리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3층이었지만 그 계단을 올라가기 쉽지 않았다.
1층까지 올라가다 다시 내려간 적도 있다. 그러다 정말 이렇게 운동 안 하다 죽겠구나 싶던 순간 용기를 내어 상담을 받으러 갔다. 여자 회원도 많았고, 시간대도 다양해서 가기 좋을 것 같아서 바로 결심을 하고 카드를 긁었다.
12월 28일, 조금 기다렸다가 새해부터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왠지 그럼 새해맞이 작심삼일 하는 사람같기도 하고, 그냥 온 김에 빨리 시작하고 싶었다.
두근거리며 처음 들었던 뮤직 복싱. 4분 동안 신나는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았다.
허공에 글러브를 끼고 주먹질을 하는 나. 제법 멋져.. 는 아니고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빅뱅와 원더걸스 노래에 맞춰 신나게 뛰고 주먹을 휘둘렀다.
숨이 찼다.
그러고는 사이드 런지, 타바타 등을 돌아가며 시켰다.
사이드 런지는 요가할 때는 한참 이런 저런 동작으로 스트레칭을 한 다음 마지막에나 하던 동작이었는데, 복싱은 냅다 뛰기- 근력운동- 근력운동 이런 느낌이었다.
처음 들어본 아령은 무거웠다. 양 손에 1kg 정도의 아령을 들어다 놨다 하는 동작도 힘들었다.
나는 그동안 참 근력운동을 안 하고 살았구나 하고 깨달았다.
요가는 운동이 안 된다고 사람들이 말할 때 마다 '요가도 근력운동 시키거든요!'라고 늘 반박했었는데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집에 가는 길에 팔이 너무 아팠다. 몸이 너덜너덜해졌다.
며칠동안 근육통에 시다렸으나 복싱 2주차인 지금은, 그래도 신나게 가고 있다.
꾸준히 가다보면 내일은 더 잘 할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