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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Feb 18. 2022

책 사는 돈은 왜 아까울까?

먹는데는 잘 쓰면서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좋아한다고 선뜻 말할 수 없다.


독서모임에 가는 참가비나 북클럽 행사비는 안 아까운데 책을 사려고 하면 비싼 것 같아 망설여진다.


마포평생학습관에 종종 가는데 앞에 있는 우동집이

너무 맛있어서 책 빌리러 갈 때마다 우동을 먹는다. 우동만 먹기 아쉬워 새우튀김도 시키도 맥주도 시킨다.


이 돈이면 책 한 권 샀겠네 하면서도 그 돈으로 책을 사진 않는다.


일단 책을 잘 안 사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집이 좁아서. 책 둘 곳이 없어서. 사놓고 안 읽은 책이 많아서. 빌리고 안 읽은 책도 많아서 (도서관 연체료 내야하는데...)


책을 좋아했고 지금도 많이 읽고 싶어하지만 어쩐지 책은 잘 안 사게 된다.


동네에 좋아하는 독립서점들이 오래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곳에서 커피를 사고 노트는 사도 책은 잘 안 사게 되는 나.


이번 달 생일이어서 회사에서 생일 선물로 2만원 상당의 도서를 고르라고 했다.


나는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책을 고르다 망설였다.


읽고 싶은 김초엽 작가 소설은 13000-15000원선이라 이만원을 다 못 채워 아쉽고, 유유출판사에 나유는 땅콩북스 시리즈(에세이 쓰는 법, 프리랜서로 사는 법 같은 얇고 재밌는 책들) 9000원이라 두 권 살 수 있지만 뭔가 너무 실용서 같아서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도 생일 선물이니 평소에 내 돈 주고는 사지 않을 것 같은 책을 찾아볼까? 하고 그림책이나 포토북도 찾아보다가 결국 딱 마음에 드는 책을 못 찾았다.


새해엔 재테크를 하겠다며 호기롭게 샀던 주식, 경제 책도 아직 다 못 읽었다. 심지어 운동도 하겠다며 알라딘에서 5만원 이상 구매하면 살 수 있는 요가매트 사은품을 받기 위해 책을 더 샀으나 그 요가매트도 안 쓰고 있다.


가장 최근에 산 책은 부끄럽게도 떨어뜨려서 사게 되었다. 점심을 먹고 홍대 산책하다가 들린 땡스북스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다가 책을 떨어드렸는데 책에 손상에 가서 구입했다.


이왕이면 더 멋진 이유로 샀으면 좋을텐데


이렇게 쓰고보니 책을 안 사는 것에 대해 변명이 많다. 사실 책이야 말로 (책을 보관할)부동산과 돈과 시간이 있어야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책을 안 사고 싶은 마음에 죄책감이 드는 걸 보니 안 읽은 책들을 빨리 다 읽고, 좋아하는 작가책도 사고 좋아하는 서점에서도 책을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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