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 Sep 17. 2024

어느 에이스의 후회 없는 여정

연세대학교 Miss-B 김선영

연세대학교 Miss-B(Miss Basketball, 이하 미쓰비)는 오랜 기간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며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린 명실상부 여자 대학 동아리 농구의 강팀이다. 2023년 11월에는 지난 2년간 아쉽게 놓쳤던 KUSF 클럽챔피언십 파이널 우승을 탈환하기도 했다. 이 대회 MVP를 수상했던 자타공인 미쓰비의 에이스, 김선영 선수를 만나보았다.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출처 : 바스켓코리아)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를 전공한 김선영입니다. 현재 연세대학교 유일한 여자 농구 동아리 미쓰비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등번호는 9번이에요.


♠ 등번호 결정 배경에 대해 알려주세요!

미쓰비 입단 전에 동호회를 했었는데, 그때 언니들이 잘하는 선수들이 많이 다는 번호라고 추천해 줬어요. 미쓰비 친구들도 9번이 잘 어울린다고 해서 그때 추천해 준 언니들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 선영님의 농구 구력과 포지션을 알려주세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했어요. 계산을 해보니 15년 정도 됐더라고요. 근데 그 15년 동안 엄청 빡세게 하지는 않았어요. 농구는 취미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선수 생활 같은 것도 하지는 않았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2번, 3번을 봤었고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4번까지, 지금은 1번을 보고 있습니다.


♠ 본인 포지션에 만족하시나요?

아무래도 1번을 보다 보면 제 공격을 하기 조금 어렵다 보니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적응한 것 같습니다. 패스를 위주로 공격을 풀어가고 있고, 그것에 대한 즐거움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 선영님과 비슷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면 1번을 사수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2번으로 옮기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지금은 1번을 유지하고 싶어요. 1번으로 완전히 적응한 것 같아서 2~3번 위치로 가면 조금 혼란스러울 것 같거든요.


♠ 다른 지역에서 농구를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이야기를 조금만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쩌다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떤 방식으로 배우셨나요?

우선 저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부모님은 다 한국분이고 저도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태어난 나라는 엘살바도르(EI Salvador)예요.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가장 작은 나라인데, 그곳에서 처음 농구를 시작했어요. 외국에서는 한국처럼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가거나 공부하지는 않아요. Extracurricular라고 해서 스포츠뿐만 아니라 각종 예체능을 배울 수 있고 외국어를 공부할 기회도 얻을 수 있어요. 어느 날 친구가 같이 농구하자고 제안했어요. 그때 저희 오빠도 농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경험해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가장 좋은 터닝 포인트이지 않았나 싶어요. 그때부터 농구에 빠졌거든요.

이후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과테말라로 이사를 갔습니다. 거기서도 일주일에 두 번은 연습했었고, 추가로 토요일에도 개인적으로 연습했습니다. 주 3회 2시간씩 기본적으로 했었어요. 그런데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에서는 팀플레이보다는 개인 기술 위주로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팀 플레이를 배우게 된 건 대학교 때문에 한국으로 온 이후부터예요.


 선영님의 농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누구인가요?

주변에 너무 감사한 사람들이 많아서 최대한 3명으로 줄여봤습니다.

먼저 엘살바도르에서 저를 가르쳐 주신 코치님이요. 제가 0에서부터 시작했을 때였는데 그때 그분 덕분에 농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가 토요일에도 연습을 했거든요. 그때 가끔 인원이 너무 없어서 저 혼자 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코치님이 멀리서 사셨음에도 불구하고 오셔서 1대 1로 가르쳐주셨어요. 돈도 받지 않고요. 10년 넘게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 제 인스타를 보고 플레이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시기도 하고 응원도 많이 해주세요.

두 번째 은사님은 과테말라 코치님입니다. 그때 사실 농구를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부모님도 많이 바쁘시고 대회나 교류전이 잡히면 그 장소가 집에서 되게 멀었거든요. 학교랑 거의 2시간 거리였는데 과테말라는 조금 위험해서 대중교통을 아예 못 타요. 택시를 타야 하는데 그것도 조금 위험하고, 무엇보다 돈이 많이 드니까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커서 코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코치님께서 대회 끝나고 팀원들 전부 데려다주면서 계속 농구를 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어요. 지금까지 농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건 그 코치님 덕분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연락하고 있고 과테말라 오면 농구하러 오라고 해주십니다.

마지막으로는 미쓰비 김연주 코치님입니다. 2021년, 미쓰비가 MBC배 대회 초청을 받으면서 연주쌤이 처음으로 저희 코치님으로 함께 하시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쭉 함께 해주시고 계십니다. 아마 연주쌤이 저희를 너무 사랑하시기 때문에 계속 봐주시는 거 아닐까요? ㅎㅎ

저뿐만 아니라 미쓰비 전부가 연주쌤에게 배운 농구에 대한 지식이 엄청 많다고 생각해요. 이전에 제가 개인 기술을 주로 배웠다면 연주쌤을 통해서는 팀 움직임에 대한 걸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사실 농구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여러모로 엄청 감사한 분인 것 같습니다.



♠ 선영님이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와 “가장 잘하는 플레이”가 있다면?

저는 누가 득점을 하던 상관없이, 패스가 삐끗함 없이 착착착 이루어져서 만드는 득점을 가장 좋아해요. 서로 맞았다는 사실에 뿌듯함이 엄청나게 들거든요.

또 하나를 꼽자면, 상대 팀이 득점을 하고 막 좋아할 때 그 사이에 빨리 넘어가서 득점하는 플레이를 좋아해요. (에디터: 아… 많이 당했죠 그거)

몸을 부딪쳐서 파울을 얻어내는 건 좋아하지는 않아요. 뛸 때는 모르지만 영상을 보면 무리한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서 좋아하는 플레이는 아닙니다.

잘하는 플레이는 공을 가진 볼러를 압박해서 스틸한 후에 레이업으로 마무리 짓는 플레이입니다.


♠ 농구가 자신의 인생에서 몇 퍼센트 정도 차지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엄청나게 높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한 50% 이상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훈련이나 교류전, 대회가 있으면 항상 우선순위로 뒀던 것 같긴 해요. 아무래도 지금은 직장이 없는 학생이고, 부모님은 외국에 계시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요?


♠ 나만의 루틴이나 특별한 버릇이 있다면?

저 루틴 정말 많아요.

일단 대회가 아침이든 저녁이든 상관없이 대회 전에는 무조건 샤워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경기 전에는 밥을 안 먹어요. 긴장해서 그런 것 같기는 하지만 그것도 루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대회 짐은 전날에 다 싸 놔야 돼요.

이건 좀 웃긴 거긴 한데, 제가 좋아하는 속옷이나 양말이 있으면 그걸 입고 뛰고 싶어 해요. 예를 들어 이 속옷에 좋은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면 대회에서 꼭 입어줘야 하는 거죠…

그리고 대회를 가는 길에 저는  CCM(기독교 음악)을 들어요. (에디터 :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CCM은 다 좋은데 그중에서도 'Loves Never Fails' 좋아해요.

지금은 긴소매를 입는 것도 루틴인 것 같고, 마지막으로 대회 전날에 너무 긴장돼서 항상 저희 가족 톡방에 응원 메시지를 요구합니다. 한 마디씩 해주세요~ 하고요.


♠ 경기 중의 루틴은 없나요?

자유투 쏠 때 루틴이 있어요. 일단 드리블을 세 번 칩니다. 그때 다리도 드리블에 맞춰서 들썩들썩 움직여요. 그리고는 잡고 쏘는데, 너무 안 들어가는 경우에는 공 한 번 앞으로 뻗었다가 가지고 온 후에 쏩니다. 정확하게 잡고 던지기 위함인 것 같아요.

3대 3 대회에서 자유투를 던지는 김선영 선수(출처 : @Korea3x3)


♠ 선영 님은 큰 부상을 입으신 적이 있나요?

사실 저는 크게 다친 적이 거의 없어요.

1학년 때 슈팅하다가 상대 팀 발을 밟고 돌아간 적은 있었는데 그때도 한 2주 정도 쉬고 복귀했습니다.

작년 쿠스프 전에도 레이업 하는 과정에서 발목 안쪽이 늘어난 느낌이 들었는데 그건 뛰다 보니까 괜찮더라고요. 아파도 그냥 뛰면 고통에 익숙해지거든요. (에디터: 전태풍 씨가 그러지 말랬어요.) 맞네요.


♠ 농구에서 타고난 재능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본인은 재능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재능보다는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재능이 있으면 기초적인 움직임을 가지거나 플레이를 이해하는 것이 조금 더 쉽겠죠. 하지만 재능이 있어도 노력하지 않으면, 언젠가 노력이 재능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재능이 있는 편은 아니에요. 노력으로 만들어낸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강 미쓰비


♠ 미쓰비의 훈련 방식에 대해 알려주세요. 훈련을 따로 도와주시는 분이 계시면 소개해 주세요!

일주일에 두 번(수, 금) 저녁에 2시간씩 기본으로 훈련하고 있고 주말에는 팀 움직임을 맞출 수 있게 교류전을 잡습니다. 훈련 내용은 매번 달라져요. 수비 위주로 할 때도 있고 전략 위주로 할 때도 있습니다.

금요일에는 연주쌤이 훈련을 짜오시고 수요일에는 저희 운동을 도와주는 예슬 언니가 짜와 주시는 편입니다. 예슬 언니가 못 오시는 날이면 저나 나연이가 짜오는 편이고요.



♠ 교류전을 뛸 때 주전과 비주전의 팀 분배는 어떻게 하나요?

대회가 다가올 때는 주전 멤버들끼리만 교류전을 갑니다. 훈련 때는 맞춰볼 시간이 많이 없거든요.


만약 훈련 내용을 따라오지 못하거나 잘 나오지 않는 팀원이 생기면 이를 어떤 식으로 풀어가는 편인가요?

어려워하는 친구가 생기면 우선 알고 있는 친구들이 먼저 훈련을 시작합니다. 그 친구가 그걸 보면서 따라 하게 하고, 만약 그래도 이해를 못 하면 연주쌤이나 아는 친구들이 옆에 가서 도와주는 편이에요.

사실 성실하게 나오면 저희도 가르쳐주면서 함께 성장하는 기분이 드는데, 가끔 계속 빠지는 친구들이 있을 때면 조금 힘들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 코치님도 생각이 많아지시는 것 같아요.


♠ 운동 동아리는 그 특성상 ‘빡농’과 ‘즐농’ 사이에서 많은 갈등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미쓰비는 어느 쪽일까요? 그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을까요?

제 생각에 미쓰비는 ‘빡센 농구’를 지향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사실 그 빡센 농구를 하면서 즐겁다고 느끼고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믿습니다.

아마 훈련이 힘들어서 참여하지 않았거나 나간 친구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해요. 하지만 그 친구들이 자세히 이야기하고 나간 것은 아니라서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다른 팀들의 실력도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힘들게 훈련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그 좋은 결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힘들게 훈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훈련이 힘들다고 생각하시는지?

매번 그렇진 않아요. 그런데 훈련이 힘들지 않으면 저는 개인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운동이 너무 힘들고 고될 때 저는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고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미쓰비는 항상 우승하거나 적어도 우승을 노리는 팀인데, 성적이 부담으로 느껴진 적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아요. 말씀드렸다시피 다른 팀들의 성장이 크다고 느끼고, 다들 저희가 우승을 많이 하다 보니 기대하시는 것 같아서 부담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부담감도 감사하다고 느껴요. 그만큼 다른 분들이 저희를 좋게 생각하시는 거니까요. 그만큼이나 우승을 했다는 것이 느껴지기도 해서 저는 좋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경기 전에는 부담감도 크고 긴장도 많이 하는데, 막상 경기를 뛰기 시작하면 그게 다 없어져 버려서 뛸 때는 괜찮은 것 같아요.

다만 그 전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면 바로 앞둔 대회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긴 합니다. 그때는 조금 힘든 것 같아요.


♠ 경기에서 지고 있을 때 보통 어떤 식으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하시나요?

지고 있을 때 다들 엄청나게 불안해하잖아요. 그럴 때면 저는 팀원들에게 토킹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코트 밖에서는 힘이 되는 말을 많이 해주고 코트 안에서는 ‘하나씩 풀어가자’, ‘시간 많아.’ 그런 말들을 합니다. 서로에게 잘하고 있다고 해주면서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말들을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불안하지만, 제가 모두에게 말하고 있는 것들을 스스로도 믿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사실 지고 있다는 건 상대 팀이 잘했다는 거잖아요. 어느 정도 그걸 인정하고 우리는 우리의 플레이를 하자고 생각하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출처 : @9th_edaebae)


♠ 미쓰비에서 농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저는 좀 이상하게도 패배한 순간들이 기억에 남아요. 질 경기가 아니었는데. 그런 아쉬움과 동시에 팀에 대한 미안함도 생기는 것 같아요. 물론 그 감정에 휘둘리지는 않습니다. 저는 패배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잠시 힘들어한 후 다시 힘을 내기 위한 기억으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일까요?

많죠...ㅎㅎ. 저는 사실 매 훈련이 행복해요. 진짜 그래요. 그래도 하나만 꼽자면 2023년 쿠스프 파이널입니다. 그날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2023 쿠스프 우승을 차지한 미쓰비

최근에는 이대배 결승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희가 예선전에서 6명이라는 적은 인원으로 뛰었거든요. 결승전에서 초반에 10점 차로 이기고 있었는데 완전 마지막에 역전을 당한 상황이었어요. 그때 5초 남은 상황에서 돌파해서 운 좋게 들어갔는데 그때가 정말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우승 상품으로 받는 상금이나 스포츠용품은 어떻게 나누는지?

저는 우선 상품이나 상금보다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걸로 엄청 많은 걸 가져가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100만 원을 받았다고 하면 벤치 봐주신 감독님들께 선물을 사드리고, 나머지는 회비로 돌리거나 대회에 많이 못 뛰었던 친구들을 위해서 사용합니다. 같은 참가비를 내고 대회를 나왔는데 많이 못 뛰다 보니 그런 식으로 하는 것 같아요. 저희는 참가비를 출전 인원끼리 나눠서 내거든요.




다가온 졸업

♠ 선영님이 처음 입학하셨을 때와 지금 미쓰비가 어떻게 달라졌다고 느끼시나요?

2018년에 처음 입학했을 때는 인원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훈련이라는 것도 없었어요. 그냥 게스트 불러서 게임을 하는 게 다였는데 지금은 코치님도 계시고 훈련도 체계적으로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 선영님에게 생긴 변화가 있을까요?

마인드적인 면에서는 크게 변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대학 들어오기 전부터 미쓰비를 알고 있었고, 들어갔을 때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인드였거든요. 지금도 똑같은 생각입니다.

실력 면으로 보자면, 코트 위에서 팀원들을 좀 더 볼 줄 아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패스 실력이 늘었어요.

(출처 : @9th_edaebae)

♠ 그 시간 동안 여자 대학 동아리 농구도 변한 점이 있을까요?

엄청 많은 것 같아요. 일단 그때는 팀들이 많지 않았고 대회도 많지 않았어요. 지금 가장 큰 규모라고 하는 쿠스프도 지금의 카메라 수랑 중계 퀄리티에 비하면 그 규모가 작았거든요. 그리고 모든 팀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 것 같습니다.


♠ 졸업이 얼마 남지 않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회가 어떠신가요?

저는 엄청 오랜 기간 동안 미쓰비를 해왔잖아요. 무려 7년 동안이죠. 더 해도 되긴 하는데..ㅎㅎ 농담이고, 후회는 없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엄청 슬플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더라고요. 그 7년 동안 진짜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련함도 있는 것 같아요. 감사한 마음도 정말 크고요. 물론 막상 졸업을 하게 되면 많이 울 것 같긴 합니다.


♠ 졸업 이후의 농구 계획이 궁금합니다!

농구는 계속 많이 할 겁니다!

만약 미쓰비 친구들이 불편해하지 않는다면 훈련에 나가서 도와주고 싶기도 해요.


♠ 졸업하기 전에 미쓰비에서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11월에 대회가 엄청 많은데 다들 부상 없이 좋게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 앞으로 미쓰비가 어떻게 나아갔으면 하나요?

미쓰비가 이번에도 그렇고 내년에도 졸업생들이 많아요. 그런데 주전 멤버들이 빠진다고 해서 팀이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남은 사람들끼리 더 뭉쳐서 팀을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성적을 내지 않더라도, 농구를 즐길 수 있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선영 님이 생각하는 농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유니크한 플레이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기술과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맞춰 나가면서 팀 플레이를 만드는 과정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 선영님처럼 농구를 잘하고 싶은 수많은 농구인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꼭 저처럼 농구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농구는 각기 다른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좋아하고 잘하는 플레이를 만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말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이렇게 김선영 선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엘살바도르부터 시작된 그의 15년 농구 인생을 맛보았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졸업 후에도, 코트 위에서 후회 없는 길을 걸어갈 김선영 선수의 농구 인생을 응원한다.

(출처 :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Miss-B 인스타그램 : @yonseimissb



소소한 질문타임!


♠ 전국대회 우승 1회 vs 전국대회 준우승 5회

우승 1회. 제일 최근이 우승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지는 건 지는 거니까.


♠ 나는 이제 MVP가 익숙하다 O / X

O, 사람들이 이제 익숙해서 그런지 이제 MVP를 받아도 축하를 안 해줘요.


 3대 3 대회, 잘 안 나오지만 잘하는 사람 vs 친하지만 못하는 사람

후자, 아무리 잘해도 일단 불편하면 경기 내에서 잘 맞지 않을 것 같아요.


♠ 나는 농구를 위해 이것까지 해봤다!

제가 1학년 때는 교회를 열심히 다녔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일요일에 대회가 많다 보니까 교회를 빠지는 경우가 많이 생겼어요. 지금은 교회를 안 가고 있고요. 그리고 또 다른 걸 이야기하자면, 쿠스프 파이널 일정 때문에 사촌 언니, 오빠 결혼식에 못 간 게 기억에 남습니다. 둘 다 못 갔거든요.


♠ 아마추어 고연전 무조건 이긴다? o/x

고연전이라고 하니까 뭔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O. 당연하죠.


♠ 쉬운 패스를 받다가 실수하는 게 더 부끄럽다 vs 드리블하다가 넘어지는 게 더 부끄럽다

전자. 패스를 준 상대방에게 미안함이 있을 것 같아요.


♠ 농구 덩크 가능(대회 당 1회) vs 농구 대회 MVP 입상

덩크를 했어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MVP를 받았다는 건 일단 우리가 우승했다는 거니까 그 결과가 더 좋은 것 같아요.


♠ 미쓰비 내에서 1대 1에서 앵클 브레이크 하고 싶은사람?

연주쌤 안 되나요? 아... 제외한다면 엠마 선수요. 키 큰 친구를 앵클 브레이크 하고 싶어요!


♠ 대학 내에서 나의 라이벌이 있다면?

모르겠어요. 그냥 다 잘하는 것 같아요.

미쓰비 내에서 뽑자면 손나연 선수*가 아닐까요. 너무 많아서 뽑기가 어렵네요…

*미쓰비의 현 주장이자 3점 슈터


매거진의 이전글 여자농구 동아리의 활성화와 주장의 역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